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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01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권익현_김민정_김형년_노승복_백난숙_손금선_양승수_엄혜강_윤장원 이민수_이승준_이원섭_이준식_정보원_정찬구_최정원_한준희
책임기획_조현경
후원_스페이스 매스
학술발표 2005_1101_화요일_03:00pm_스페이스 매스
스페이스 매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616-19번지 Tel. 02_553_4504 www.mass.or.kr
파사주-보기 : 비밀의 잡동사니 ● 진실은 구체적이다. 물질적 실재가 신비화될 때 우리는 그것의 역사적 형성과정을 돌이켜야 하며, 구체적인 탈주술화 작업을 통해 새롭게 번역해 내야한다. 마술환 등을 우리 안에 지니고 있는 한 신화적 공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인생살이는 작품안에, 시대는 인생살이속에, 역사의 전과정은 시대안에 보존되고 영속된다"_역사개념에 관하여, 발터벤야민 진보의 폭풍에 미래로 떠밀려 가면서도 지나간 역사에 대한 연민 때문에 못내 눈 돌리지 못하는 자가 있었다. 발터 벤야민, 고독한 산책자였던 그는 19세기 처음 등장한 호화판 회랑식 상가인 파사주(passage/=arcade)에서 인간의 꿈과 욕망, 자본의 물신적 속성을 알아챘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창조한 신화적 자기결박의 연속일 뿐인 물신성의 꿈에서 깨어나기를....
"이처럼 사람을 현혹시키는 장소를 그처럼 자주 지나치면서 어떻게 그 입구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기이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곳에는 정묘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다. 우리들로 하여금 모든 시시한 인생의 공포들을 잊게 해주는 분위기. 그곳에서 우리는 말없는 지고의 행복을 꿈꾸었다."_너그러운 노름꾼, 보들레르 진열된 물건들을 바라보는 가운데 스스로가 상품이 되어버리는, 인간 자신을 사물로 만들어버리는 물신의 천국, 욕망이 낳은 자기파멸을 드러내는 '통로'(passage). 수많은 입구와 출구를 동시에 가진, 개인이 소유하면서도 모두가 사용하는 파사주는 디지털시대의 원조신전이다. 그리하여 디지털 물신이 넘쳐나는, 기계시각과 이미지의 기계적 재생산이 우리의 지각을 왜곡시키고 틀 지우는 이 세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파사주가 아니던가?
파사주-되기 : 알레고리 ● 디지털 파사주의 기술도취는 예술에도 속도를 강요하고, 속도는 사유의 대상이자 결과인 예술을 상품의 물적 속성에 동화시킨다. 새로움을 끊임없이 추구하지만 생산과 동시에 낡은 것이 되고 마는, 몸을 뒤섞으며 무한대로 증식하고 번식하며 변주와 합주를 계속하는 리좀적인 디지털 파사주에서 작가는 '산책자의 이중적 시선'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자신의 손에 들려진 파편조각을 놀라움으로 응시하며 우수에 잠긴 자는 알레고리 작가가 된다. 그는 본래적 의미의 우울병자이다. 그는 사물들을 그들의 배경으로부터 끄집어내어 그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알레고리야말로 신화의 해독제임을 보여주는 자이다."_중앙공원, 발터벤야민
광학적 무의식과 기술도취가 지배하는 인공낙원인 디지털 파사주를 떠도는 「빈곤호」의 나침반은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상징이 아닌, 은유의 알레고리다. 알레고리의 힘, 알레고리적 의도에 담긴 힘만이 환상을 해체할 수 있다. 시대는 모호하고 비선형적이며 은유에 의해 변한다. 매체도 변하고 환경도 변한다. 그러나 인간정신, 실현하고 이해하고 변용하고자 하는 의지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작가는 읽히지 않는 것을 읽어야 한다. ■ 조현경
Vol.20051101a | Digital Passag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