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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06:00~11:00pm
코소_SALON DE COSO 서울 마포구 창전동 2-53번지 Tel. 016_9540_0141
군계일학이 아닌 군학일계로 세상의 중심에 당당히 선 이가 있다. '결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확신하며, '正과 逆'이라는 화두를 잡고 작업하는 김도마가 바로 그다. 그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아니 세상을 향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여전한 것들Still Same 아래 꿈틀거리는 모든 힘들의 돌기 ● 김도마의 드로잉은 공명하는 계열들의 현상 배후에 언어적 소통을 넘어선 에너지와 에너지들 간의 무수한 불균등한 관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변이하며, 조화와 균형, 질서를 찾아가는 흔적들을 남긴다. 그러나 변화생성의 메타포들은 고요한 조화의 전체를 휘감고, 굽이치는 비꼬인 자기 파괴적인 모습으로 관통한다. 때로는 번개의 번쩍거림으로, 때로는 뱀의 혓바닥 같은 날름거림으로, 때로는 묵직한 돌기들이 능청스럽게 툭하니 불거져 나와 조화와 균형, 질서의 정체를 거부한다. 바탕은 표면으로 상승하고, 상승하면서 표면의 근거를 와해시킨다. 입을 통해 외부의 바탕은 신체 내부 기관이 되며, 개체와 개체 외부, 형상과 무-형상, 안과 밖을 해체시키며, 삶을 구성하는 존재자들의 경계를 통과해간다. ● 이러한 그의 드로잉 선들은 문화적 전통, 신화, 종교, 예술 등 인간 관행의 내부에 잠재된 타인을 향한 자신의 내비침, 내보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망과 열정이라는 에로티시즘을 유발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갈망과 열정은 외부적 힘에 저항하거나, 내비침과 내보임을 염두에 둔 단순한 내면의 욕망의 표출이 아니다. 한 개체에서 불거져 나온 돌기들 간의 관통을 보여주는 선들은 오히려 자신을 형성하는 운동과 리듬 자체에 의해 끊임없는 창조적 자기 순환의 한 국면으로서 무한한 힘과 연관된 기호들로 가득 찬 유동적인 실체들이다.
Still How What Yes I am ● 이러한 김도마의 드로잉들엔 사랑과 배반,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이라는 양극성이 수레바퀴처럼 반복되는 불교의 윤회, 혹은 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의 일관성 안에서 힘들 간의 차이에 의한 번뜩임이 엿보인다. 특히 테이블 아래의 노숙자와 그 위에 깔끔하고 반듯하게 개켜져 가지런히 놓은 옷가지들은 한 인간에게 놓일 수 있는 극한 상황의 대비를 시각적 충격으로 제시한다. 김도마는 이러한 세계의 양극성을 무수한 힘들의 관계와 이들 간의 운동성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드로잉의 궤적을 따라서 개체성은 총체성으로, 단절성은 연속성으로, 무형성은 유형성으로, 기계론적 유기성은 변증법적 유기성으로, 조합은 변화생성의 과정으로 변화한다. ● 그렇다면 역동적인 시-공간 내에서, 그리고 이처럼 끊임없는 욕구들 간의 힘의 균형점들의 이동 속에서 그는 어떻게 자신을 긍정하는가. 그가 화두로 잡고 있는 '정과 역'은 디오니소스적 '역의 합일'을 통해, 극한적인 니힐리즘으로부터 최고의 긍정형식으로 전환시키는 니체의 운명애를 상기시킨다. 사각형과 사각형, 삼각형과 삼각형, 삼각형과 역삼각형, 원과 원 사이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4개의 연작 인체드로잉과 특히, 순수 기하학 형태의 드로잉이 3차원으로 조형된 「정과 역」은 이를 간결하게 보여준다. 한 개체 내에서 다른 방향성이 공존하는 「정과 역」시리즈는 동양 종교에서 모든 영의 총체로서 얀트라Yantra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삼각형과 역삼각형은 시바Shiva와 샤크티Shakti, 즉 남성신과 여성신으로 상징된다. 이 두 패턴의 중첩이 하나의 조각 안에서 만들어내는 정반대의 방향성은 개별적이고 일시적인 자아 중심 세계와 무한한 비-자아 세계와의 균형과 통일을 구현하며, 니힐리즘적 원화 운동 자체에 영원한 존재의 성격을 각인하는 듯하다.
Still Same : 정과 역 ● 김도마는 시공간에 대한 절대개념을 흔든다. 어쩌면 오늘날 모든 것이 더 이상 자연 그대로가 아닌, 이미지 세계 속에서 개념화된 이미지들 속에서 개별 존재자들을 단순히 대상 그 자체로 간주하며 참된 본질을 찾아가는 것은 오히려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생각하는가?'라는 작가 스스로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은 그 자체가 스스로에 대한 우문이다. ● 그가 드로잉으로 표상한 '발이 아픈 사람-존경할만한 발로 자유를 얻은 사람'만이 존경할만한 발로자유를 얻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한 화면에 병치 대립되어 놓인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이미지들, 치우쳐 자라는 식물, 한 개체 내에서 이물질처럼 삐죽 머리를 내밀고 드러나는 돌기들은 현상하는 세계들의 물리적 힘과 운동에 대한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힘들 간의 균형, 조화 상태,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현상적이고 표피적인 현란함에 대한 작가 의 불안감과 거부감은 우리로 하여금 균형과 안정이 주는 정체감을 끊임없이 경계하게끔 한다. ● '단 하나 뿐인 최악의 불행은 권태. 하늘이 송두리째 웅덩이 속에 내려와 고여 있을 때'라고 했던 알베르 까뮈처럼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웅덩이 안에 세상이 정체되어 있음에 구토감을 느낀다. 김도마는 흘러가는 시간과 변화 생성하는 공간 내에서 사물과 사물 외적 공간을 자유롭게 유희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 없이 상호조응하며 생생하게 진동하는 세계들의 궤적을 담아가고 있다. 우리는 www.cyworld.com/thomas7874 에서 '정과 역'을 통해 그가 세상을 긍정하는 방식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조성지
Vol.20051030c | 김도마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