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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호_원동화 드로잉展   2005_1011 ▶ 2005_1101 / 월요일 휴관

류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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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11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삼일로창고갤러리 서울 중구 저동1가 20-6 삼일로창고극장 2층 Tel. 02_319_8020 www.changgotheatre.com

나는 허약하고, 키도 작고, 게다가 온갖 잔 걱정까지 많은 여성이다. 나만의 조그만 골방에 들어 앉아 작은 종이 위에 연필, 볼펜, 싸인 펜 등으로 드로잉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드로잉의 주제는 나의 일상에서 만나는 온갖 사소한 상황이나 자질구레한 세상 만사에 대한 걱정과 상상과 공상과 망상에 대한 것이다. 현실의 작은 부분들을 더하거나 빼어 재조합 해보면, 현실의 질서는 증발하고 우리는 어느새 가상의 세계 속에 가까워져 있음을 알게 된다.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에서 떠도는 삶의 방식이나 태도, 감수성을 토대로 미시적일지언정 중요하고도 즐거운 변화를 포착해 보고자 한다. 나의 드로잉들은 블랙 코미디같이 웃음을 목표로 하는데, 그것은 우리들 삶의 온갖 스트레스를 치유하려는 가냘픈 몸짓이기도 하다. ■ 원동화

원동화_흐르고, 흐르고_20×30cm_2005
원동화_잠_20×30cm_2005
원동화_뼈대있는비닐하우스_40×50cm_2005

어둠, 그것이 사라져감과 때를 같이해서 눈을 연다. 또는 그냥 눈이 열려진다. 육신에 기억되어진 대로 습관 지어진 의식이 들어오면서 눈에 가까워지거나 할 때마다 인간은 사물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다. 그것도 죽을 때까지...... 잠이 사라져 가는 중에 화장실로 향하며 그 사물들에 이름을 부르는 일이 시작된다. 세면대, 수도꼭지, 거울,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 인간은 이러한 현상들에 대하여 거의 자연스러울 만치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 만큼 그 습관들은 몸이 되어버렸다. 과연 인간 이외의 다른 유정물들도 그러할까? 나의 견해를 밝히자면 아마도 그들은 우선 눈에 비춰지는 그 사물들에 대해서 인간처럼 인색하게 또는 경박스럽게 보지는 않지 싶다. 다만 최소한 의 느낌들만 수용하면서도 불편해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류용호
류용호

꺽임, 기울어짐, 그리고 반들거리거나 투박한 덩어리를 그대로 수용 할 것이다. 나는 현관에 그냥 놓여진 슬리퍼를 보고 슬리퍼로 보지 않고 싶다. 다만 그러한 강도, 밀도, 그런 형상정도로 사물들을 만나고 싶다. 내 그림은 박자를 지니고 있다. 만약 음악이라는 것에 시간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자면, 나는 내 행위를 행동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음악의 순간 그 즉시성과 나는 내 행동의 즉시성에 대해 음악과의 만남을 일별 하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마음장치의 가동되는 쪽과 욕망이라 불리우는 그 어떤것들에 의해 유추되는 것을 시간이라 불리길 원하는 것이 내 의지이다.

류용호
류용호

행위라는 언어는 뭉뚱그려져서 표현되는 언어자체의 표현한계가 둔화된 불가피성이 뒤따르는데 이것은 과거의 즉 습관의 반복이 행위라고 불리 우며 행동은 걸음을 걸을 때 생각지 않아도 그냥 걸어지는 것처럼 저절로 일어나는 순간을 행동이라고 규정함에 나는 동의한다. 인간은 불행하게도 이미지의 그물에 걸려있다. 여하튼 인간은 그 육신 앞에 놓여진 사물에 대해서 사물이 나를 보든 내가 사물을 보든 숙명적으로 마주침의 현상 속에 놓여있다. 그것을 어떠한 형태로 또는 느낌으로 라도 표현해야 하는 본능적인 현실에 놓여져서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이미지 라고 부르고 안타깝게도 그 부름, 즉 호명하는 태도 그 자체가 이미지에 습관 지어진 기계적 반응이라는 것을 아주 까맣게 잊고 있다. 그러한 대상이 어떤 상황 에 놓여진 것이든 그 이름 붙여지는 순간의 바로 그 직전 아마 한 찰라 라고 불려지는 그 간극이 내가 표현하는 행위 속에 담겨진 어떤 무엇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것들의 배열, 놓여짐, 그어짐 이러한 흔적이 나 자신이 표현하는 것의 정체가 아닌가 한다. 잔물결 일지 않는 잠든 듯 잔잔한 호수에 비친 듯 마음이라 불리 우는 내 존재의 상태가 또한 그림이라 불리우는 그 옮겨짐의 현상은 참 반갑다. 화가 나면 화의 모습으로, 평안히 하늘을 바라보는 그런 계산 없는 상태는 또 그것대로 드러나 진다. 내 마음의 상태가 캔바스에 비치듯 읽혀져 나올 때 비로소 교감 이라는 새로운 감흥이 마음에 번져나간다. 미숙하지만 빚어낸다고 할까. 생각없이 ■ 류용호

Vol.20051021b | 류용호_원동화 드로잉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