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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19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은정_김화진_나선호_박세리_양용은_유한형_유희원 이수정_최은송_Ilanit illouz_Anna lopezluna
부대행사_할로윈 파티_2005_1028_금요일 ▶ 2005_1030_일요일
관람시간 / 12:00pm~09:00pm
대안공간 미끌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7-22 에이스빌딩 3층 Tel. 02_325_6504 www.miccle.com
그래, 우리는 키스할거다. 살인이 판 치는 세상에 키스는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다. 키스는 접촉, 교환, 애씀, 섞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키스는 항상 편한 것 만은 아니다. 키스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양자간의 가깝고도 밀접한 관계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키스는 계산 까지는 아니더라도 면밀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 어떤 때는 키스는 부담스럽기도 한데 왜냐면 약속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묻는데, 어떤 준비나 유보조건, 계산이나 기대, 예감 같은 것 없이 키스할 수 있을까? 유일한 가능성은 우연히 하는 키스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 게다가, 우연한 만남 속에 들어 있는 순진무구함의 기호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서로 키스를 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바라 볼 뿐이다. 우리는 키스의 주체이자 대상이 될 것이다. 아니면, 키스의 구경꾼이자 구경거리가 될 수도 있다. 키스의 역사가 시간의 흐름 속에 키스에 대한 생각과 감각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알게 된다면 놀랄 것이다.
키스에 대해 생각할 때 하나의 큰 한계는 키스를 오로지 신체적, 개인적 접촉으로만 생각한다는 점이다. 세르지 국립고등미술대학과 계원조형예술대학 간의 교류에서 제시하는 키스는 어떤 두 사람 간에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교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람, 제도, 사물, 날씨 등이 교환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키스할까요?"는 차이의 작용이다. 중요한 점은 그 차이가 낯설음과 적대감의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 속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아군 영토를 나르고 있다. 각 나라의 학생들의 사고, 재료, 방법의 차이는 재미난 게임의 시작일 뿐이다. 각각의 작업은 즐거운 교류와 접촉의 결과로 나온 새로운 빛 속에 빛날 것이다. 우리를 떨게 하는 것은 날씨의 차이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무섭지 않다. 키스의 온기가 우리를 보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죽은 땅에서 친구는 살아남을 것이다. 프랑스와 한국의 친구들은 가짜 키스의 시대를 살아남을 것이다. 그들의 협력은 세르지와 계원 사이의 예술과 교류의 역사만이 아니라 키스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동시대 미술의 방법과 재료는 이 즐겁고 아름다운 교류의 효소 노릇을 할 것이다. 이 전시를 실현시키기 위해 세르지에서 먼 길을 온 줄리 &디디에 하인츠 교수와 그들의 학생들에게 엄청난 감사를 보낸다. 우리는 그들의 작업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열심히 관찰할 것이다. ■ 이영준
Vol.20051019e | Cerka project 001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