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1012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_서희화_이동재_정재호_하주영_홍지윤
종 박물관 충북 진천군 진천읍 장관리 역사테마공원내 Tel. 043_539_3848
"우리 전통미술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가? 이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교육받고 있는가?" 현시대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져본다. ● '뿌리와 날개'전은 위의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에 하나이다. 점점 그 빛을 소멸해가고 있는 전통미술을 돌아보고, 현재 우리 삶의 패러다임과 사유구조에 맞는 양식으로 적절히 재해석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서 앞으로 미래문화를 주도해 나갈 청소년을 중심으로 그 길을 찾아가려 한 것이다. 이에 본 전시는 20~30대의 젊은 작가 홍지윤, 서희화, 이동재, 정재호, 하주영의 작품을 중심으로 두고 그 해답을 찾아보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려한다. 이들은 전통미술을 현대에 맞게 도전적이고 실험적으로 새롭게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작가들로 이들의 작품은 나와는 상관없는 옛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사물이나 이야깃거리들에 우리 조상의 조형의지와 조형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그동안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전통미술과 달리 좀 더 친근하게 관람하는 이에게 다가가 전통미술의 의미와 이해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해줄 것이다.
홍지윤의 작품은 수묵화를 중심으로 한 그래픽과 영상 그리고 웹상의 스킨이다. 삶을 살면서 접하게 되는 일상의 모든 것들에 '자유로운 사유(思惟)'를 담아서 전통적인 동양화의 개념인 시/서/화(詩/書/畵)로 나타낸 수묵화에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서 영상공간이나 웹상에 재현하여 새로운 수묵화를 창조한다. 일반인들에게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던 동양화에 현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법을 이용하여 이 시대에 적합한 예술적 변용인 퓨전동양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전통적인 수묵화와 현대과학이 혼합된 홍지윤의 작품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동양화를 접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줄 것이다.
서희화는 플라스틱생활폐자재를 사용하여 민화 속에 나오는 독특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민화가 가지는 고유의 색을 입혀 플라스틱 십장생을 만든다. 조선시대 서민들의 장수에 대한 바람을 빌며 그렸던 십장생을 현시대의 생활 폐자재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늘의 현대인들은 '웰빙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건강과 젊음, 그리고 장수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한 반면 이를 위해 사용되었던 물품들은 그 가치가 소멸되면 아무런 대책 없이 버려져 결국 우리의 생명을 위협 하게 될 공해의 원인으로 남는다. 서희화는 이러한 현대인의 모순 된 삶을 보여주기 위해 폐자재를 사용해서 십장생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현대사회의 산물인 폐자재로 재현된 민화는 과거 민화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현대인의 실상을 함께 나타내고 있다. 현대와 전통간의 충돌을 보여주는 작품은 보는 이에게 두 문화간의 간극을 좁혀주고 전통미술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켜주며, 또한 현대인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동재는'쌀'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불상과 모나리자를 재현한다. 이 두 조형물은 마치 컴퓨터를 통해 디지털 프린트된 이미지처럼 쌀알을 한 점 한 점 화면에 부착하여 이미지를 재현해낸 것이다. 쌀은 곡물이라는 단순한 물질적 의미를 넘어서 우리와 삶을 함께해 온 역사이며 전통이라는 정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이버공간의 디지털 이미지와 전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쌀이라는 개체와의 충돌은 현대와 전통의 융합으로 새로운 조형물을 창조해낸다. 조형성과 상징성의 무게를 동시에 지닌 쌀을 통한 작업으로 이루어진 불상과 모나리자를 나란히 전시함으로 동서양간의 문화를 비교하여 감상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또 전통미술과 새로운 조형물을 모두 거부감 없이 수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정재호는 철거직전의 아파트에 버려져 있던 한 여인의 앨범을 소재로 그녀의 반생애를 그려낸다. 이것은 단순히 한 여인의 성장기가 아닌 그 사물 속에 내재되어 있는 그곳 사람들 혹은 우리들 삶에 모습을 동양화로 기록한 것이다. 동양화로 표현한 것은 전통미술인 동양화가 가지는 정서적 표현특성이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발자취를 기록하는데 가장 적절한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시 현대과학에 융합시켜 그래픽 영상으로 재창조한다. 이 영상은 전통미술을 보다 쉽게 수용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지나쳐버린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하주영은 보편적이고 일반화되어있는 스탠드라는 현대의 사물에 전통 복식에 나타난 한국적 이미지를 주입시켜 현대와 전통의 만남을 시도한다. 하주영이 선택한 의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그 시대에 삶의 파편과 당대의 문화를 형성한 모드가 내재되어 있는 역사적 기록물이다. 이러한 전통 복식의 이미지를 사각 면천이라는 소재에 드로잉하고, 그 위에 우리나라의 전통색인 오방색으로 염색 처리하여 표현한 작품에 라이트를 비추어 색채의 변화를 나타내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적 이미지를 나타내는 전통복식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작품은 자아정체성과 우리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줄 것이다. ● 위의 작품들은 현시대에 부합하는 전통미술의 재탄생에 초점을 두고, 과거의 것을 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답습하는 복고주의적 경향이나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외면하거나 배척하는 탈 전통주의적 경향을 띄는 전통미술의 편견을 버리고 전통을 현대와 접목시켜 새로운 전통문화를 창조하고자 한다. 또, 이렇게 재탄생한 전통미술은 이를 계승 발전시켜나갈 청소년을 중심으로'감상-체험'의 방법으로 접근하여 그들 스스로가 전통미술의 가치를 알아가고 그것을 받아드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려 한다. ● 이와 같이 본 전시는 물처럼 계속 우리 삶 속에 흘러온 전통미술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까지 그 흐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앞으로 우리의 문화를 주도해 나갈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전통미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가치를 심어주고자 한 것이다. 또한 전통미술의 새로운 발전과 함께 미래도약에 디딤돌이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 황정아
Vol.20051018a | 뿌리와 날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