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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04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_김명숙_안성하_임정은_황혜선
Fantastique_이종명의 ART & DESIGN展 2005_1001 ▶ 2005_1231 Gallery SUN contemporary 1층에서 함께 열립니다.
Gallery SUN contemporary 지하, 2층, 3층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20_5789 www.suncontemporary.com
다중 네러티브로서의 투명성 ● 포스트모더니즘은 말한다. 그 어떠한 시각이미지, 미술사라 할지라도 그것이 마땅히 있어야 할 문맥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한갓 의미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예술 이면에 진실이란 알맹이가 있을 것이라 믿고 이를 쫒는다면 기껏 잘해야 그 허상만 더듬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있지도 않은 신기루에 갇히게 된다. 그것은 특정한 프레임 안에서만 의미를 지니는 기호이자 상징이다. 정보와 감정을 전달해주는 헤르메스 역할을 해온 이미지의 정체는 지금 너무나 변덕스러워 그것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이미지에 기반을 둔 시각 예술이란 항상 저 너머에 있는 단단한 유토피아일 수가 없다. 언제든지 해석과 시각의 차이에 따라 변형이 가능한 불완전한 기체덩어리이다. 그러서 상황문맥을 고려하지 않은 이미지의 해석과 논의 자체는 더욱더 무의미 해졌다. 대신 예술형식 자체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 예로부터 형식의 확장은 창작동인의 확장을 의미했다. 무엇이 이미지로 하여금 수많은 뉘앙스의 차이를 가져오게 했는지가 다시 중요해졌다. 현대미술의 형식과 구조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그 전체를 이해하는데 구조적인 틀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구조, 프레임, 텍스처, 사이즈 등 이미지를 유통시키는 형식은 다양하다. 그러나 필자는 눈에 보이는 확연한 구조 이상의 것을 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단초를 "Transparency", 즉 "투명성"에서 찾았다. ● 투명성은 시각적 투사 즉 빛이 통과할 수 있는 조건을 의미한다. 그래서 대상이나 이미지는 그것을 가로막는 어떤 장애물도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진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이 투명성은 종종 인간의 시지각에 영향을 주며 시간과 공간의 혼재, 환영, 대상의 왜곡을 야기시킨다. 이는 빛이 투명한 대상이 내포한 공간을 지나며 관찰자와 대상 사이에 환영과 변형을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상은 그 본연의 매체적 특성을 잃어 버리거나 최소한의 물리적 중량감까지 잃어 버리게 된다. 그것은 매체의 표면 이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창과 같으며, 빛의 반사가 아닌 통과를 가능케 하는 특수한 환경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중량감까지도 증발시켜 버린 투명성이야 말로 이미지를 만들고 또한 감상단계에서는 이를 재창조해내는 시스템이자 동시에 이미지가 거주하는 환경이다. ● 시스템으로서의 투명성의 역할은 재료가 점차 얇아지고 있는 현대미술의 현장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보다 쉽게 주변 장르와 공간을 흡수하며 동시에 거기에 흡수될 수 있는 재료에 대한 실험은 마치 물 위에 떨어뜨린 잉크의 유동적인 움직임처럼 그것의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물감자체의 매체적 질감보다는 그것이 만들어 내는 환영이 다시 중요해졌고, 전통적 캔버스는 다양한 매체를 지향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 만은 확실하다. Sun Contemporary는 현대미술의 주요한 특징 중 "투명성"이라는 제목하에 '변이', '환영', '빛', '공간'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김명숙, 안성하, 임정은, 황혜선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명숙과 안성하는 캔버스와 유화라는 전통적 기법을 이용해 카라바지오가 그랬던 것처럼 빛의 산란과 투과, 반사 등을 인위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면, 임정은과 황혜선은 캔버스 대신 유리 표면에 그림을 그려 회화의 투명성 그 자체를 실험한다.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프랑스의 시립미술관 Galerie d'art de Creteil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프랑스 평론가들과 콜렉터들을 매혹시켰던 김명숙의 이번 신작은 빛과 투명성이 결합하여 대상의 물성을 변이시킨 대표적인 예이다. 너무나 평범하여 지나칠 수 있는 의미 없는 돌멩이, 구슬, 비즈를 극단적으로 확대한 뒤 빛을 이용해 대상의 표면과 빛이 투과하면서 일부 만들어 내고 있는 희미한 그림자, 그리고 그 빛이 대상을 통과하며 그려내고 있는 영롱한 빛의 그림자가 결합되어 초현실적 공간이 탄생한다. 엄밀히 말해 김명숙은 물리적 대상이 아닌 빛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유리컵 뒤에 비친 담배꽁초, 사탕 등의 오브제가 만들어낸 굴절된 환영을 그려내는 안성하의 작업은 미술이 실제와 환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예이다. 유리컵 안에 담긴 담배꽁초의 지독한 냄새 마저 없애며 그것이 지닌 순수한 미적 가치를 재발견해내었던 안성하의 최근 작업은 담뱃재를 비우고 그 안에 알록달록한 사탕을 채워 넣었다. 탐미와 식욕을 결합시키는 그의 새로운 전략은 투명한 유리 뒤에서 더욱 힘을 받는다. 반쯤 노출된 대상과 유리표면에 반사되고 투과되어 생겨난 이미지의 환영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리 표면을 샌딩, 색깔을 입혀 그 위에 인공적인 조명을 쏘여 벽면에 투명한 빛의 형상을 연출하는 임정은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대상이 아니라 그림자이다. 벽면과 천장 바닥에 설치된 인공조명을 이용해 유리표면에 그려진 기하학적 이미지와 색상을 그대로 벽면에 옮겨 놓는다. 타이머를 이용해 빛의 방향과 강약을 조절하는 임정은은 그림자의 정지된 이미지가 아닌 유기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며 빛과 그림자 그리고 시지각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보여준다. 임정은의 그림자 작품이 실재성을 띨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실재 유리표면에 그려진 기하학적 도형과 색상보다 더욱 화려한 이미지와 색을 그림자 속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리표면을 깎아낸 하얀 라인의 드로잉을 중첩시키는 지극히 평면적 기법 속에서도 공간의 깊이와 원근법을 구축하는 황혜선의 작품은 투명성이 야기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혼재 즉, 공간의 깊이와 중첩된 시간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이다. 작업실에서의 일상, 첼시의 건물들, 거리풍경, 자기 자신의 이미지 등을 꼴라쥬 하여 무대 연출을 하듯 재조합 한다. 한 화면 위로 서로 다른 크기의 조각 유리에 담긴 한 장 한 장의 드로잉이 중첩되어 만들어 낸 황혜선의 신작은 레이어가 만들어낸 조합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색을 없애고 대상의 외곽선만 그려내 개인의 감정을 절제하고 있는 황혜선은 순수하게 시지각이 투과하여 읽어 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의 간극과 서사의 가능성과 한계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 투명성의 역사는 유리의 발견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거기에 대한 미술사적 이해는 짧다. 같은 대상이지만 빛의 굴절과 파장에 따라 전혀 다른 물성과 공간의 깊이, 환영을 야기하기도 하는 투명성은 다양한 네러티브를 보여주고자 하는 현대미술이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중요한 매체적 특징이다. 투명성을 이용한 다양한 매체 실험과 공간 실험이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그것을 바라보는 해석의 틀과 폭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대형
Gallery SUN contemporary 1층에서는 자연의 향기가 풍기는 서정적인 가구로 알려져 있는 이종명 작가의 Fantastique_이종명의 ART & DESIGN展이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 Gallery SUN contemporary
Vol.20051008a | TRANSPARENC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