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01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화전공 기획展   2005_1005 ▶ 2005_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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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05_수요일_06:00pm

창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 창조빌딩 지하1층 Tel. 02_732_5556 www.changgallery.net

61301에서 피어나는 한국화의 꿈 ● [61301전]은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화전공 학생들이 기획한 전시 명칭이다. 61301은 그들이 속한 성균관대학 수선관 3층에 자리한 실기실의 번호이다. 굳이 실기실의 호수를 전시명으로 차용한 것은 나름대로 진지하고 절실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림을 전공하는 이들은 누구나 실기실, 혹은 작업실이라는 특정한 공간에 대한 각별한 이해와 의미를 지니고 있게 마련이다. 특히 학습기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실기실은 그들의 한없는 희망과 열정이 피어오르고 끝없는 절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곳이다. 이러한 가운데 몸과 마음이 담금질되어 뼈는 야물어지고 근육은 팽팽해져 비로소 작가로서의 자질이 형성되는 의미있는 공간인 셈이다.

고경희_종이컵 山水_일회용 종이컵에 수묵_8.2×21.5cm_2005
이현란_무제_사진에 혼합재료5"×7"_2005

일단 이들이 자신들만이 올바로 해석해 낼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기획의 주제로 삼음은 흥미로운 것이다. 사실 그간 적지 않은 기획전들이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의욕에 찬 전시를 해 왔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심중한 주제에 함몰되어 본연의 기획 취지가 어긋나게 되었던 경우가 빈번하였음을 상기해 볼 때 이들의 주제와 시각은 긍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들이 설정한 주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다. 문제는 이를 여하히 해석하고 이해하며 소화해 낼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할 것이다. 주제에 대한 해석과 접근 방식은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다. 실기실이라는 특정한 공간에 대한 직접적이고 현상적인 내용들에 대한 이해가 있는가 하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부수적인 이미지와 내용들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는 이현란, 정수진, 심보라, 조은남 등의 작업일 것이며, 후자의 경우는 고경희, 최기영, 신영훈, 이미량, 박경환 등이 있을 것이다.

박경환_고경희-홀씨를 나르다_천에 디지털프린트, 수묵채색_86×40cm_2005
신영훈_in 61301_한지에 수묵_각 140×57cm_2005

공간에 대한 해석과 현상적인 내용들을 주제로 삼은 이들은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통하여 실기실이라는 특정한 공간을 조형화하고자 한다. 안과 밖의 구분이나 소소한 사물들을 통한 공간 해설은 주제에 충실하며 나름대로의 재료적 특장과 개성을 살리고자 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구체적이고 설명적인 요소들로 인하여 주제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장점일 것이다. 수묵과 채색을 넘나들며 분방한 개성들을 망라한 다양한 작업들은 흥미로운 것이지만, 주제에 대한 경직된 이해에서 비롯된 상상력의 제약은 유감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가시적인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은유와 상징의 함축적이고 내밀한 조형의 포착과 표현은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내용이라 할 것이다.

심보라_살아있는 공간_porcelain painting_30×60cm_2005
이미량_자기고백형 그림_장지에 수묵 채색_45.5×54cm_2005

실기실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파생되는 이미지와 내용들에 대한 관심을 조형화한 작업들은 상대적으로 분방하고 다양한 표현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할 것이다. 다양한 시각과 매제를 활용한 개성적인 작업들은 분명 청년작가 특유의 재기 발랄함과 재치를 드러내고 있다. 젊음의 힘이 느껴지는 거침없는 표현이나 전통적 심미관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조형들은 오늘의 한국화가 보여주고 있는 탈 전통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제한적인 개성의 발산은 반드시 일정한 조형적 틀로써 수렴됨으로써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만약 단순한 재치나 무책임한 개성의 방만한 방종으로 흐르게 된다면 이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성과 재치를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분명한 조형적 장치는 반드시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정수진_내 자리_장지에 채색_93×170cm_2005
조은남_저 너머에_한지에 수묵_각 194×75cm_2005
최기영_흔적_장지에 혼합재료_70×160cm_2005

이들의 작업은 채색과 수묵이라는 전통적인 매제 형식에 얽매이지도 않으며 산수나 인물이라는 틀에 박힌 소재주의도 별반 의미나 무게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이들의 작업은 자유롭고 개성적인 것이다. 이는 어쩌면 오늘의 우리 한국화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가능성인 동시에 그만큼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화라는 유구한 전통의 깊고도 넓은 바다 속에서 여하히 건강한 활로를 도모해 낼 것인가하는 것은 바로 이들이 당면한 과제일 것이며, 이번 [61301전]은 바로 의미를 확인하며 각오를 다지는 시발인 셈이다. 모든 이들의 분발과 발전을 기대해본다. ■ 김상철

Vol.20051005d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화전공 - 61301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