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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926_월요일_05:00pm
관악사중주 워킹 퍼포먼스_2005_0926_월요일_04:30pm
참여업체_운석정밀_한강정밀_영진정밀_유진정밀_삼광정밀 대원목형_신아주물_대원정밀_대우목형_영광주물
박람회를 만든 사람들_김재광_김월식_계원조형예술대 매체과_하영호 박선희_김민수_천기원_김종균_탱크&트럭 동호회_박경근_박혜민
● 금속가공공방 답사를 신청하세요 2005_0926_월요일 / 0930_금요일_03:00pm 신청[email protected] 010-3028-4556 / 천기원
주최_청계미니박람회 추진위원회 후원_서울문화재단_다음커뮤니케이션 협찬_(주)OIUS_(주)KMG
2005_0926 ▶ 2005_0930 / 청계천 입정동 2005_0928 ▶ 2005_1030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중구 서소문동 37번지 Tel. 02_2124_8947 www.seoulmoa.org
기계문화의 개펄, 청계천 금속가공공방을 찾아서 ● 3년간 청계천을 리서치해온 플라잉시티가 9월 26일 청계천변 입정동 내에서 금속가공 10개 업체와 함께 미니박람회를 개최한다. 넓게는 을지로 3가, 종로 2가에 걸쳐 있는 유통 중심의 공구상가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플라잉시티의 협력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금속가공공방은 공구상가들 사이사이로 나 있는 후미진 골목을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다. 이 지역은 선반장이들이라고 불리는 정밀가공 업체와 목형, 주물 가게들 그리고 광을 내거나 철을 유연하게 늘리는 빠우와 시보리 등등의 업체들이 밀집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하청을 주는 유연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외관상으로만 본다면 슬럼화되고 게토화되어 있어 서울시가 말한 대로 '도심 내 부적격 시설'로 느껴질 만하다. 그러나 이 공간에도 '문화성'은 존재하고 있다. 즉, 청계천변 소규모 금속가공공방은 한국 근대사 속에서 돌연변이 같은 존재이다. 괴물은 음성적인 루트 안에서 확장되어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갔지만, 그 누구도 그들의 생산성과 가치에 대해서는 거론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추고 가려야 할 영역으로 다루어 진 것이다. 우리의 의문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정보화시대에 기계시대의 한 부분을 구성했던 이 곳을 돌아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인가? 우리의 기계시대란 도대체 어떤 모습인가? 이 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진 수용, 카피, 자작, 전용의 방식들은 일차적인 개발과 발견에 비해 항상 열등의식을 느껴야만 하는 행위들인가? 이러한 의문이 우리를 박람회로 이끌었다.
청계천은 순 짝퉁이다 ● 30년간 한 자리에서 목형 일을 해온 대원목형 사장은 청계천이 짝퉁을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태리제 인테리어 제품을 카피해 두었는데, 옆 가게 친구가 가져가서 슬쩍 주물을 부어버려 서울 시내 '그게' 안 깔린 곳이 없게 되었다는 일화도 있다. 주물이나 목형뿐만 아니라 가공정밀에서도 대부분의 의뢰자들은 외국제품이 소개되어 있는 카다로그를 보여주면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한다. 이러한 복제의 과정에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창조성은 볼 수 없지만, 한국적 상황에 맞는 변형의 과정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혼성 변형은 수년간 몸에 배인 기술이 적용되면서 가능해 진다. 청계천 공구상가지역을 연구한 송도영 교수에 따르면 금속가공공방의 이러한 음성적이고, 비공식적인 경제의 시작은 6. 25전쟁과 월남파병 때부터라고 한다. 미군부대를 통해서 흘러나온 각종 기계와 공구들을 천변 노점상들이 팔던 시스템이 여전히 오늘날에도 남게 된 것이다.
모나미와 레이저 ● 영진종합정밀 대표는 수십년간 모나미볼펜 외형틀을 제작하던 중, 레이저성형기구 외형틀 제작을 주문 받았다. 영진정밀 사장은 볼펜의 앞머리 부분 제작 기술을 적용하여 레이저성형기구의 머리 부분을 고안, 섬세한 시술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즉, 레이저성형기구의 디자인 원형은 모나미볼펜인 것이다. 이처럼 금속가공 공방의 주인들은 응용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제작과정에 있어서 혼성적이고 돌연변이적인 창조성을 낳는다. 그러나 실제 자신들의 기술에 대해서 운영자들은 양가적인 입장을 보인다. 작은 볼트나 기계 부속품을 깎는 일에 대해서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하다가도 대량생산 시스템에서의 기술자와 달리 수 만가지 볼트 제작이 가능하다며 '고급인력'임을 자부하기도 한다. 오늘날 대량생산에서는 효율성의 이름으로 표준적이고 규격화된 손노동을 요구한다. 전통적인 숙련된 손기술은 사장되거나 기술보유자로 제도적으로 유폐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하이테크 산업에서조차도 고도의 정밀한 손노동과 손기술이 요구되고 있고, 기초산업으로서의 가공 기술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특히 청계천 금속가공공방을 찾는 이들 중 다수는 대기업의 샘플 제작이나 시제품 개발을 위해 찾고 있는데, 이런 점만 보아도 청계천의 생산방식과 기술이 공식적인 경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은 그늘 속에 존재하고 있었을 뿐이다.
꿈의 공장 ● 금속가공 공방에는 외국 제품을 적당히 복제하려는 자들과 자신만이 꿈꿔온 물질과 기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는 자들이 배회한다. 특허를 출원하고 대박이 나는 꿈을 꾸든, 공상적이고 이상적인 목적에서 제작을 하든, 이 모든 물질의 꿈은 기본적으로 촘촘하고 균질적인 대량생산의 시각장을 벗어나려는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에 날개를 달아주는 곳, 그 곳이 바로 청계천이다. 청계천에 대해 익히 들어온 소문으로는 '탱크도 만든다'거나 '인공위성도 제작한다'는 것들인데, 실제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청계천의 생산시스템을 100% 이용하여 움직이는 탱크 모형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립미술관에 전시되는 진도구관은 이러한 청계천의 성격을 예술가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결합시킨 공간이다. 철저히 쓸모없음을 지향하는 엉뚱한 도구들인 '진도구'들은 청계천을 드나드는 개발자들의 이상과도 어느 정도 부합한다. 자본주의 제도하에서는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은 철저히 '상품성'의 논리와 마케팅이라는 기획 안에서 조직되는데, 진도구의 아이디어나 개발자들의 이상은 이러한 논리를 뛰어넘는 욕망의 표현이다.
왜 박람회인가 ● 비선형적인 청계천 금속가공공방에 근대적인 시각장치인 박람회를 충돌시킨 것은 어쩌면 일종의 난센스로 읽혀질지도 모른다. 애초의 목적은 가려져 있는 특정 지역의 가치와 의미를 대중적으로 소개하고 알리기 위한 장치로서 박람회를 기획한 것이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았다. 공방 운영자들은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의 일이 외국제품의 카피와 복제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질적인 두 성격의 충돌은 현장의 역동성과 생성을 이끌어내는 요소로 작용했다.
박람회는 플라잉시티 이외에도 많은 예술가, 탐사대원의 힘들이 필요했다. 각 관들은 이러한 협력 작가들이 상당부분 구성하였고 플라잉시티는 참여업체와 일반시민을 매개하기 위하여 박람회라는 장을 마련하는 연출자로서 역할 했다. 대부분의 가공 이미지들은 일차적으로 가게가 생산했던 제품들을 아카이브로 정리하면서 제작하였고, 단선적이고 직접적인 재현방식을 피하고 참여 업체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과정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로서의 공동상품 개발은 현실적인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여업체의 적극성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 모든 시도들은 예술과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현대미술의 확장논리로 읽혀지기보다는 오히려 특정한 상황과 지역 속에서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하나의 시도로 보아야 한다. ■ 플라잉시티
■ 찾아오는 길 지하철_을지로 3가 5번 출구에서 직진하면 박람회장 메인 입구에 도착 / 종로 3가 13번 출구에서 직진하면 메인 입구 도착 ● 도보_종로 3가 단성사에서 을지로 3가 쪽으로 직진, 관수교 건너면 메인 입구가 보임
Vol.20050930a | 청계미니박람회-메이드 인 청계천 / 플라잉시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