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928_수요일_06:00pm
갤러리 우림 서울 종로구 관훈동 30-27 Tel. 02_733_3738
Meditation ● 명상이 내 그림의 화두가 된 뒤. 낱말이 갖고 있는 사전적 의미처럼 어떤 일이든 한번쯤 깊이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삶의 궤적을 일일이 체크하는 것 같아서 안심할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습관이 발 빠른 사회구조의 적응에 걸림돌이나 되지 않을는지 염려가 된다. 하늘 가득히 별빛으로 채워지는 조용한 밤, 빗물이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밤, 그렇게 깊은 밤이어야 작업을 할 수 있다. 명상이란 그 명상에 합당한 조건이 갖춰질 때 비로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를 꿈꾸거나, 책이든 음악이든 그게 전부였던 오래 전 그때의 시간들이 이제는 우리 가족의 일상을 꼼꼼히 짚어보는 시간, 밤늦도록 작업에 깊숙이 빠져드는 시간으로 성숙해진 것이다.
불확실한 색면과 빠른 선묘의 중첩으로 표출되는 이미지, 정감 어린 은유와 상징은 있으되 가시적 형상이나 내재된 의식을 최소한으로 배제하면서 소거해 가는 작업. 다시 말하면 표출과 소거의 거듭되는 무한한 변화, 또는 그것이 극명한 대비가 어떻게 화폭전체를 아우르며 명상적 생동감을 이끌어 내는가를 추구하는 작업. 그것이 바로 향후 감당할 과제이며 도달해야 할 장점이라 하겠다. ■ 김진형
Vol.20050925a | 김진형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