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903_토요일_06:00pm
0.75갤러리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65번지 Tel. 02_722_0630
안국역 1번출구로 나와 아름다운 가게길로 조금만 올라오면 간판이 없는 묘한 옷가게가 나온다. 그곳 안쪽으로 들어오면 흡사 독립운동가들의 비밀회의가 열렸음직한 작은 지하공간이 나오는데 그곳이 0.75갤러리이다. 아가시는 이곳의 폐쇄적 분위기가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한 우리사회의 폐쇄적 태도를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생각하고 이곳에서 가족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게 되었다.
가족!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그 정의와 그 방법을 가르쳐 주려나……. 최근 들어 결혼이라는 제도의 문앞에 다가와 있는 '아가시' 멤버들은 더욱더 "왜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어여 하는가?"라는 푸념어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족을 이룬다면 어떤 것이 가장 최고의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일상적이고 진부한 소재인 '가족' 그것도 '행복한 가족'에 대해 고민하며 '아가시'는 지극히 개인적 사고로 밖(남)을 보고 있고, 통념으로 나를 빗대어 보고 있었음을 알았다. 이에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포괄적인 이해, 적극적인 포용이 절실함을 느꼈기에 '행복한 가족'이라는 전시주제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누구나의 바람이고 꿈꾸는 것이겠지만 꿈에도 소원이라 하기엔 "행복한 가족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도 일상적인 것으로 치부할 따름이었다. 가족을 책임감이나 팔자 혹 운명적 공동체로 받아들이며 변화를 등지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행복한 가족"이라는 말이 유치한 이상으로 치부된다. 솔직하게 우리의 가족을 들여다보고 꿈꾸는 것의 실체를 발견하고 찾아가야 한다.
과연 가족이란? 행복한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은 변하고 있다. 아직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가시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당황스럽고 낯설게 표현되지만 이미 전형적인 가족형태에는 한계가 온 것을 인정해야 한다. '초혼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세대로 구성되며 한 지붕 밑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라는 전통가족개념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형태의 가족이 나타났다. 재혼가족, 공동체가족, 입양가족, 분거가족, 편부모 가족 등 다양하다. 이러한 형태 가운데 정상가족과 문제가족으로 분류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상적인 형태의 가족일지라도 무늬만 지키고 있는 경우도 많다. 또한 소위 결손가족이라 하더라도 따로따로 행복한 최상의 상태일경우도 많다. 어떠한 형태의 가족이든 그 안의 내용이 그들의 심리적 정서적 행복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형태나 사회적 통념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쉼을 얻는다면 그것이 가족에게서 느끼는 행복일 것이다. 누구나 누려야할 가장 기초적 권리를 포기해야하거나 사회로부터 유린당하면 안 되기에 이제 모든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품어주어야 하겠다.
아가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가족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새로이 한 가족을 꾸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을 퍼포먼스로 작업을 하였다. 각자 맡은 배역에 충실하며 이상적으로 보일 한 형태의 가족을 표현하기 위해 계획된 상황과 동작들을 연기하며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모습으로 스테레오타입의 가족상을 그려가는 동안 그 속에 점점 동화되어 감을 느끼게 되었다. 작업이 끝난 뒤 흩어져도 우리는 한 가족이었다. 우리에게 보태어 지는 새로운 체험들은 우리를 바꾸고 또한 새로운 인식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이전의 의미를 변화시킬 것이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그저 익숙해서, 그래서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면.. 가족을 돌아보게 되길 바란다. ■ 김인수
Vol.20050916b | happy family_그룹 아가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