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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921_수요일_05:00pm
김진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02_725_6751
점과 선은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초 단위이다. 이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형성된 기하학적 패턴들은 기호가 되어 우리를 삶의 풍경 속으로 이끈다. 즉 단순한 선과 점은 건물과 도시, 거리와 같은 일상적 생활공간을 은유하고 매스미디어라는 매체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소통의 네트워크를 암시한다. 거대한 산, 광활한 들판, 웅장한 바다, 끝없는 하늘 등 위대한 자연이 점과 선으로 압축되어 복잡하고 이야기 많은 세계를 내포한다. 곰브리치에 따르면 지도나 그림의 이미지는 현실 그대로의 재현이 아니라 도식적인 표상과 교정 행위가 번갈아 사용된 긴 과정의 결과이다. 자연은 더 이상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최소 비트단위의 미세한 픽셀로 환원되는 대상인 것이다.
컴퓨터에서 이미지는 단순히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이것으로 모든 정보 처리와 전달이 가능하다. 0의 형상인 점과 1의 형상인 선이 이미지의 기본 단위인 것처럼 말이다. 이미지가 실제 작업에서 가시화되는 과정을 일련의 스티커 작업으로 단순화 시켜보았다.
거대한 자연의 흐름 앞에서 느껴지는 숭고한 감정은 반복되고 겹쳐지는 점과 선의 여러 레이어 안에 걸러져 있다. 현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두개의 세계가 혼재되어 있다. 가상의 공간과 실재의 공간 간에 상호 작용과 관계에 대한 관심과 에너지와 정보의 흐름에 의한 다양한 동선의 피드백을 trace 했고 대상 이미지를 표상체로서 보기보다는 정보로서의 이미지로 처리, 변형의 프로세스를 통해 풀어보려 시도했다. 마치 컴퓨터에 의해 물성의 이미지가 비물성화 되는 것처럼 최소의 pixel로 실존적 삶의 장(場)이자 사유와 분석의 대상인 현대의 공간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 이지희
Vol.20050915b | 이지희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