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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907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류지선_배경철_오진균_이구치 켄지 이상택_장의령_최고야_한성규
갤러리 토포하우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Tel. 02_734_7555 www.topohaus.com
유토피 + 畵 전 : 이른바 유토피아는 인간의 현실에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을 의미하다. 어원적으로 살펴보아도 '없는'을 의미하는 ou와 '장소'를 의미하는 topia가 조합된 단어이다. 그러면서도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힘든 현실상황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상향을 꿈꾸게 되는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도 작용하겠지만, 대체적으로 현실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현실이 척박하고 힘든 상황일수록 그 치유와 극복을 위해서 더욱더 이상향 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게 되면 미륵신앙이나 천년왕국신앙 등에서 그 구체적인 갈망의 여러 가지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유토피아는 현실의 쓰라림과 고통에 비례해서 만들어지는 가상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가상의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현실과의 여러 가지 관계망 속에서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 역시 현실과는 다른 하나의 유토피아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어떠한 유토피아를 설정하고 상상하는가에 따라 반대편에 위치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전시에서는 유토피아를 단지 허구적이며 도피적일 수 있는 시공간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개념을 만들고 상상하게 하는 강력한 동인(動因)으로서의 현실에 대한 생각과 반응을 드러내고자 하는 통로로서 접근하고 있다. 실제의 작품에서 작가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유토피아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토피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이고 무기력한 관점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유심론적 관점에 이르는 넓은 범주의 편차가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조형에 있어서는 대체적으로 그리기의 방식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이 주제와 매체와의 필연적 상관관계에서 온 것이 아니라면 약간은 아쉽게 느껴지는 점이기도 하다.
만약 유토피아가 주체에 의해 결정되는 열려진 개념이라면 키에르 케고르의 말대로 이제는 '사는 땅'이 아닌 '사는 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 류지선
Vol.20050907c | Utopi +畵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