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901_목요일_07:00pm
다빈치 갤러리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5-23 카사플로라 빌딩 지하 Tel. 02_6409_1701 blog.naver.com/64091701
자화상- 마음으로 보는 시각의 창 ● 다친 눈의 자화상. 이진향의 작품은 다친 눈의 자화상이다 자화상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동반한다. 작가에게 있어 자화상은 면밀한 내면의 기록이다 기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그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일체의 가감없는 기록과 관찰속에서만 내면의 진실이 솟아오르게 된다. 지우고 싶으나 지울 수 없는 것, 감추고 싶은 나의 기록이 솟아오를 때면 괴로움으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마음을 미치게 만든다. 그러나 화면의 자화상으로부터 도망치는 순간 또 다른 인격이 나를 붙잡는다, 원망스럽지만 다시 보게 되는 또 다른 나의 인격- 자아의 이중경험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어렸을 때 다친 눈 때문에 한번도 제대로 된 자화상을 그려본 적이 없다. 안 다친 눈을 보고 그려서 완성한다든지 실제모습이 아닌 많이 왜곡된 자화상을 그렸다. 그러던 어느 순간 실제 모습을 응시하고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받아드리며 반응하겠다는 자의식이 작가가 자화상을 그리게 된 동기이다.
일반적으로 눈은 한눈으로 거리감각을 한눈으로 입체적 정위를 확인하며 두 눈의 인식차로 인해 개별 사물을 인지한다 이러한 인지 속에 사물에 대한 공간감, 깊이, 시각적 인식이 가능해지고 사물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다. 두 눈이 주는 시각적 인지의 불편은 마음의 불편함으로 자라나고 세계는 온전히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자화상은 이러한 불편한 심리상태속에서 자아의 인격을 확인하고 또 다른 내면의 진실을 확인하려는 자아의 기록이다.
보색대비- 색채를 통한 내면 감정 ● 이진향의 작품에서 주의해서 보아야할 것은 색조이다 붉은 색의 바탕위에 청회색의 자화상이라든지 노란 연두빛에 검은 보라의 색채 또는 연 하늘에 붉은 자화상들은 정확한 보색의 대비속에 강렬한 시각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선 장지와 한지의 흡수력에 다양한 색감을 연출하며 화면을 흡수하며 발산한다. 흡수하며 발산한다는 것은 먹의 적절한 조절속에서 색조들은 강렬한 보색이면서 침작한 색감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색의 일정한 균형을 맟추고 먹을 가미함으로써 흔들리지 않은 감정의 균형을 색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스며들 듯 분사하는 보색의 대비는 자화상이 뿜고 있는 시선의 힘과 더불어 독특한 공간감을 연출하고 있다.
화장에 감추어졌던 내면의 감정은 놀람 원망 두려움 어이없슴 무거움 등의 감정이 무표정한 얼굴의 정형성 위에 다양한 색감으로 전개되어 나타난다. 화장으로 자신을 가렸던 것은 외적인 인격의 가면, 이진향의 페르소나이지만 자화상을 통해 나타난 또 다른 인격은 다양한 색감의 감정표현속에 가리지 않은 자아를 드러낸다.
실제적인 그리고 담담한 세상응시 ● 이진향의 인물 자화상은 전면적 자화상의 얼굴을 대상에게 투여하기 보다는 적절한 색감을 가함으로써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감정과 시선을 적절하게 담고 있다. 색은 마음을 담고 눈은 세상을 응시한다. 작가의 인물자화상은 개인의 상처와 고통을 담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채 현실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으면서 담담히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재료나 기법은 유지하면서 현실의 주제를 투사시킨 이진향의 작업은 먹의 적절한 조절속에 보색의 대비를 통한 감정의 발산, 대상을 받아들고 발설하는 시선의 힘, 자신의 대면하는 주제의식을 작품속에 투사하고 있다. ■ 류철하
Vol.20050901c | 이진향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