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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831_수요일_05:00pm
관훈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5 Tel. 02_733_6469 www.kwanhoongallery.com
≥ (수학에서는 '크거나 같다'라고 읽는다.) 예를 들어 A≥B 'A는 B보다 크거나 같다' 이다. 분명 A는 B보다 크다고 했는데, 이 둘은 또 같다. 라고 한다. (물론 수학적 해석은 아니다.) 수학적 규칙에서 벗어나 탄력적인 상상을 해본다. ≥ 입장에 따라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으며 또한 그들은 같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며, 그들은 동시에 존재한다.) (경우의 수, 확률, 약(≒), 불확정성 논리) -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 ●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작품과 작품을 구분 짓기 위한 칸막이 두 개와 입체 작품을 올려놓는 다섯 개의 좌대 그리고 입구에 배치 된 비닐 인쇄물들... 이 모두는 탄력 있는 고무로 되어 있으며 기존 사물이 가지는 고유의 물성과는 다르다. 고무는 탄력적이고 유연하며, 그리고 변형(deformation)이다. 대상을 드러내기보다 관념을 부정하고 예상을 뒤엎기 위해 변형을 한다. 그래서 보들레르는 예술을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해체(decomposing) 시키는 존재라 하고 이러한 해체를 이상화라 했던가. 텅 빈 전시장 전경이 인쇄된 도록에서 또는 전시공간에 들어와 관객이 직접 비닐인쇄물을 옮겨가며 가상의 작품을 설치해 볼 수가 있다. 전시장에 있어야 할 작품들은 도록 속 이미지에만 존재하고 도록에 존재하지도 않은 구조물만이 존재한다. 현존 그 자체에 대한 의구심 속에서 모호한 공간과 알 수 없는 가상의 이미지들이 널브러져 있다. 관객 자신마저 모호해져 버리는 시간이 된다. 물론 그리 오래가지는 않겠지만..... 존재 할 수도 가상 일 수도 있다. 물론 여기선 이것들을 증명 할 필요는 없다. 구별 할 수 없는 존재의 모호함 속에서 어떠한 방식이든 뚜렷한 경계 틀 속에 교묘하게 걸 터 있어야만 했다. 현실은 가상과 현상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 그것들은 흐물거린다. 현실인지, 환영인지 어느 쪽으로도 대답하기 힘들다. 그래서 현실은 견고한 그것들이 아니라 흐물거리는 환영과 같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현실과 환영은 기술 복제된 영상들로 채워지며 무엇이 현실인지, 꿈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 최홍구
미완의 자리 ● 수많은 이미지들이 우리 앞을 스쳐지나간다. 그러한 이미지들의 홍수 속에서 그저 우리는 목적지를 향하여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떠한 이미지들도, 그것들이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한다하더라도 우리는 꿈적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극적인 것들에 대하여 탐닉하게 되었고, 서로 아귀다툼하듯이 그것들은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렇게 드러나 있는, 드러내고자 하는 사물들의 욕망을 무엇으로 읽어내는가! ● 이번전시에서 최홍구의 작업은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우리에게 반문하고 있다. 즉 어떠한 언어로 읽힐 수 있을까에 관한 심도있는 고민과 성찰을 통하여 이번 작업에 임하고 있다. 결국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사실 나는 누구인가? 에 관한 되물음을 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작가 자신에 대한 물음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는 관람자들에게 이와 같은 물음을 던지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화살을 받고, 다시 한번 묻는 순환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이번 전시에서는 다음과 같은 장치를 가지고 이행하고 있다. ● 1. 상황 □□ 완벽한 구성 "우리가 보는 것들은 과거에 의해 미리 조건 지워져 새롭게 보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작가노트-이번 작업에서 최홍구는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최적의 요소를 갖추었다. 즉 작가, 관람객, 좌대, 파티션, 조명, 도록, 전시서문 등등의 나열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마련되어진 전시장을 구성하였다. 그런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물론, 그는 작품을 만들었고 심지어 전시장에 있어야 할 파티션과 좌대도 만들었다. 그러나 작품의 원 실체는 전시장에 없다. 그저 인쇄된 작품들만이 이곳에 존재감 없이 놓여있을 뿐이다. 그가 만들어 놓은 부자연스러운 좌대와 파티션은 마치 작품인 양 버젓이 전시장의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 ● 2. 상황 □□ [-∞ 혹은 +∞ ] "나는 사람들이 이 사물들을 어떤 것 혹은 중요한 무엇 혹은 그 외의 것으로 보기를 바란다. 이 각각의 사물들은 견고하고 동시에 하나의 설치의 일부분이다." -작가노트- 이러한 기제 아래서 관람객들은 우왕좌왕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그리하여 낯설고 생경한 환경 속에서 반응하는 관람객들의 행동은 그에게 일차적인 관찰의 대상이 될 것이다. 또한 원본 작품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순간순간마다 생성 되거나 혹은 끝없이 이어지는 소멸의 모습이 펼쳐지는 광경이 연출될 것이다. ● 3. 상황 □□ 물성에 대한 탐구 "고무는 탄력적이고 유연하며, 그리고 변형(deformation)이다. 대상을 드러내기보다 관념을 부정하고 예상을 뒤엎기 위해 변형을 한다." -작가노트- 작가에게 있어서 고무라는 물질은 필연적이었던 듯 보인다. 초기의 작품에서 그는 사물들을 고무라는 물성 - 탄력적이고, 유연하며, 유동적이고 그리하여 동적인- 을 십분 발휘하여 현실세계의 사물을 몽환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현실세계에 정해진 규칙과 같은 정형화된 시각에 대한 탈피는 정형화된 규칙에 대한 반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통하여, 이번 작업에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그리고 창조적인 관람자들과의 소통을 그 자신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욕심이 엿보인다. "제한된 사고는 더 이상의 것을 볼 수가 없다. 완전한 자유를 성취하기 위해서 일상적인 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대상에 집착하는 것은 자유롭지 못함이다. 세계는 대상을 집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현실적 예술에서 자유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노트- 그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작가들은 창조라는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로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번 작업에서 최홍구의 예술적 태도는 객관적, 사회적 체계에 중심을 두기 보다는 주관적, 자아가 가지고 있는 내면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하여 그의 이번 시도에서는 어떠한 한정된 조형기법이나 현상이 아니라 예술의욕 또는 예술의식의 방향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여실한 그만의 언어가 드러난다. 이제, 남겨진 빈 자리에서 무한한 상상과 창조의 나래가 펼쳐질 것을 기대해 본다. ■ 김미령
Vol.20050831b | 최홍구 조각 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