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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720_수요일_05:00pm
두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Tel. 02_738_2522 www.doart.co.kr
두아트 갤러리는 7월을 맞아 덴마크 출신의 아티스트 피터 칼리슨의 국내 첫 개인전을 준비하였습니다. 피터 칼리슨은 1967년 생으로 런던의 골드 스미스 컬리지 졸업 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거주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지난 2005년 봄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열린 그룹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며,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인 두아트 갤러리에서의 전시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피터 칼리슨은 종이를 이용하여 종이 조각을 만드는 작가이다. A4 사이즈의 복사지는 그의 작업의 출발점으로, 그는 이 보통의 흰 종이를 잘라내어 입체적인 조각작품을 만들어낸다. 한 장의 종이에서 마치 마술과도 같이 생성되는 피터 칼리슨의 작업은 자신의 어린시절 추억과 환타지를 소개한다. 종이 한 장으로 시작하여 그 빈 종이 안에서 엄청난 변화와 이야기를 끌어내는 그의 작업은 종이의 섬세함과 연약한 성질로 인해 더욱 큰 감정의 고조를 가져온다.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불가능한 비상을 꿈꾸는 새들과 나비의 몸부림은 인간과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의 삶의 현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컨텍스트를 창조한다. 파워풀하지만 한편으로 아주 연약한 이 종이 조각들은 작은 A4 사이즈부터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설치작품까지 다양하다. 종이의 부분들이 잘려져 나가고, 그 잘린 부분들이 바닥으로부터 솟아나와 입체적 형상으로 변모한 모습은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신기한 모습이다. 어떻게 저 얇은 한 장의 종이가 새가 되고 탑이 되고 또 사람의 형상이 되는지, 마치 마술과 같다. 이 조각들은 모두 다른 종이들을 덧붙임 없이 완전히 한 장의 종이로만 만들어진 것이며, 피터 칼리슨은 이렇듯 2차원과 3차원의 사이에서 그 두 차원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입체 조각의 아래부분은 여전히 평평한 종이에 붙어있는 채 그것의 근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2차원의 공간이 3차원으로 변모하는 과정과, 또한 작품 완성 후의 2차원과 3차원의 대비는 극명하되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한다.
피터 칼리슨의 창조물의 기본이 되는 A4사이즈 종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가장 손 쉽게 매일의 일상에서 접하는 소비품이자 귀중한 정보를 담고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한다. 이 점에서 칼리슨은 현대인들이 간과하는 이 A4용지의 실제 물질성-흰 80g의 무게를 가진 무성성-에 주목하고 있다. 종이의 특성상 구겨지고 찢어지기 쉬운 연약한 모습은 곧 완벽해 보이는 조각 작품이 망가져버릴 수 있다는, 더 나아가 쓰레기통 속에 쳐 박힐 수 있는 한 장의 종이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안타까움 마저 느끼게 한다. 두아트 갤러리의 이번 전시를 통해 종이로 꿈과 희망의 조각을 만들어내는 피터 칼리슨의 작품을 느껴보기 바란다. ■ 두아트 갤러리
Vol.20050720b | 피터 칼리슨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