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

시차적응 ● 현실속에서 '제발 꿈이기를' 꿈속에서 '제발 현실이길'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번 쯤은 있다. 현실이 꿈이 아님을, 혹은 꿈이 현실이 아님을 깨닫는 그 미묘한 순간은 서로 다른 경우이지만 우리에게 어지럼증을 던지고 사라진다.

정규현_Media City. Cairo EGYPTE_컬러 프린트_2002

2002년 나는 이집트를 여행하며 media city라는 종합촬영소를 방문하였다가 그런 미묘하며 찰라적인 순간을 만나게 되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집트 텔타의 가옥들, 지면의 열기를 식히기 위한 스프링쿨러와 그 수분을 받으며 자라있던 채소들, 풀밭에서 풀을 뜯는 염소들, 그리고 나귀를 탄 목동...

정규현_Marne la vall_e FRANCE_컬러 프린트_2002

그 짧았던 잠시의 순간 나는 델타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리고는 아련히 밀려오는 시차를 적응하기 위해 한참을 웅크리고 앉아 있어야만 했다.

정규현_Marne la vall_e FRANCE_컬러 프린트_2002

이번 작업은 일반적인 시간사이의 시차가 아닌 우리의 사고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간개념 사이의 시차를 현실적이며 또한 비현실적인 영화 세트장 풍경을 통하여 표현하고 적응해보는 자리를 만들어 보았다. ■ 정규현

Vol.20050701a | 정규현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