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624_금요일_06:00pm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 국민대학교 예술관 1층 Tel. 02_910_4465
난비 ● 각양각색의 줄무늬(stripe)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현대문명을 에워싸고 있는 인공적이며, 기하학적인 환경이다. 딱딱하고 고정되어 있는 선들을 반복, 나열하여 음악에서처럼 연속성과 움직임, 리듬과 하모니를 보여준다. 삭막하고, 차갑고,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모습, 삶의 형태에서 음악적 리듬이라는 유동적이고 부드러운 요소를 통해 삶의 여유를 찾고, 유희를 표현하고자 한다. ● 선은 현대 환경의 한 단면이며, 사회의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 기호화 한 것이다. 이것들이 모여 다양한 stripe를 형성한다. 중세 문장학자인 미셸파스투로에 의하면 줄무늬는 인간이 만든 무늬라 규정짓는다. 자연의 기호가 아닌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줄무늬는 곧, 인간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색과 색이 접했을 때의 착시와 잔상, 선의 간격과 색의 변화와 변주에서 오는 시각적인 움직임은 심리적으로 다가온다. 정지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운동, 곧 조용히 있는 가운데에 어떤 움직임이 있다. 물리적으로 전혀 움직이지 않지만, 심리적으로는 끝없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처음과 끝이 없고, 부분과 전체도 없으며, 주변과 중심의 구별도 없다. 이것은 계속 변화해 가는 사회이자, 우리자신의 모습을 관념적으로 대변한다. ● 다양한 색들과 수평, 수직, 사선, 굴절되는 모양은 사회속의 다양한 삶의 양상들이 빠르게 변화되고, 확장을 통해 변주한다. 삶에서 유희라는 측면은 급속도로 변하는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관객은 모든 것을 잊고 놀이를 하는 아이가 되어 화면을 이리저리 떠돈다.
유년시절부터 음악은 나에게 있어서 삶의 동반자였다. 음악 없인 잠을 못 이루었으며 하루라도 음악을 듣지 않으면 귀에 가시가 돋는 듯 했다. 계속 듣고, 부르고... ● "음악은 입과 귀고, 미술은 눈이다." 이처럼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절대요소이다. 그동안 나의 작업에서는 자각하지 못하는 요소가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그림 안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이 그려지고 색이 칠해질 때마다 악보의 음계에 화음이 생겨나면서 연주를 시작한다. 미술과 음악은 우리의 삶과도 많이 닮아 있다. 그 안에 희·노·애·락이 담겨 있지 않은가. ■ 김상윤
Vol.20050621d | 김상윤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