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604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두현_김지혜_이호진_정상현_최수앙_최원준
후원_(주)필 커뮤니케이션즈
스페이스 필 서울 강남구 역삼동 764-18 필컴빌딩 지하1층 Tel. 02_563_1858
어떤 무리에 들어가는 것, 그래서 그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 혹은 선택 받는 것은 유쾌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핑크 색이 들어 있는 작품을 가져와서 전시하는 이 여섯명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건 그리 어렵거나 무리한 일은 아닐겁니다. 그렇지만 그룹을 설정하는 것 만큼 중요한 건 그룹 혹은 여러 구성원들과 관련해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는 것, 그 그룹에 들어가거나 들어가지 않는 방식, 그룹에 대해 스스로가 취하는 거리 등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난 알아. 내가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주변이야. 만약 그 소동의 중심으로 끌려가면 죽고 말거야, 또 무리에서 빠져나와도 난 분명히 죽을거야. 내위치에 머물기란 쉽지 않아. 얘네들은 계속 움직이고 있어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도 힘들고 나 또한 부단히 움직이는셈이지. 이 모두는 고도의 긴장을 요구해. 하지만 그러고 있으면 눈이 핑핑 돌 정도로 행복해"_천개의 고원, 2 늑대는 한 마리인가 여러마리인가?
무리는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며 변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도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다른 요소들과의 거리를 변경시켜 나간다는 것도 잘 압니다. 동시에 우리와 다른 것들 사이에 변화하거나 물리적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절대적 거리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도 압니다. 우리가 '무리라고 상정해버린 것' 자체가 분열증적인 꿈, 무의식일지도 모른다는 순진한 상상을해봅니다. 그리고 그 혼란스러운 꿈은 핑크를 가장하고 있습니다.
한없이 로맨틱하게 하늘을 나는 풍선과 비행기에서, 텍사스의 뽀얀 핑크 방에서, 유토피아를 노래하는 상상의 숲에서, 상투적이지만 장식적이고 강렬한 실체로, 혹은 무의식과 꿈의 행위 자체로.. 꿈과 행복, 달콤한 로맨스, 두근거리는 사랑의 시작, 천박함, 상투적, 천진난만한 척하는 얄팍함 핑크는 이 모두를 수렴할 수 있기 때문에 무의식으로부터 혐의를 벗을 수 없습니다. 작가들도, 제대로 된 도주선을 따라 진짜 핑크안으로 끊임없이 빠져들어가고 있는 강렬한 무리에 불과합니다. ■ 이수영
Vol.20050620c | O'Pink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