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603_금요일_06:00pm
대안공간 아룽아트 서울 종로구 동숭동 1_54 백암빌딩 6층 Tel. 02_745_3966
「큐브큐브큐브」는 세 사람의 작가가 각자의 신체 사이즈와 일치하는 크기의 큐브 안에 자신을 표현해 내고 서로 간의 합의를 통해 자신과 상대 방의 큐브를 연결해 나가는 전시이다. 이 전시에서 '큐브'란 단순한 육면체의 공간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가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 놓은, 외부세계를 차단하는 벽으로 작용한다. 작가들은 마치 관 같이 짜여진 큐브를 경계로 그 안에 갇혀 있음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그것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상황을 연출해 낸다. 그리고 각각의 큐브들을 주어진 환경과 작품에 걸맞게 연결함으로써 외부세계와 맺는 관계를 형상화 한다. ● 전시 공간 아룽아트는 본래 연극 연습실이던 곳을 대안공간으로 사용한다. 장소를 공유하는 배우들의 땀은 같은 건물 지하로 이어져 연극 「천년의 수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극 「천년의 수인」은 김구 저격범 안두희와 젊은 광주병사 그리고 비전향수가 한 병동을 쓰면서 만들어 나가는 '관계'의 이야기와 각각이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다. 작가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이들 수인에게 대입된다. 책임지지 않는 역사 속에서 갇힌 자를 바깥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갇힌 삶을 산 수인들의 삶과 과연 얼마나 다른가. 허보리, 이보람, 손지나 세 사람의 작가는 자신들의 작업 맥락에서 수인의 모습을 드러내고 합의와 의논을 통해 바깥 세상을 향한 관계를 시각화 해나간다. 이러한 과정은 각자가 서로, 그리고 세상과 맺는 관계를 형상화 시키고, 결과적으로 외부로 열릴 수 있는 큐브의 공간을 만들어 내리라 기대한다.
이보람 ● 이보람은 보도사진이라는 간접 이미지와 그에 동반되는 캡션들이 현실을 왜곡되게 전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를 표현해 오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소화불량」에서 그녀는 미디어로 전달되는 여러 정보들에 대해 점점 더 수동적이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보고 있지만' 결국 남게 되는 것은 '보는 행위'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허보리 ● 「말미잘 배게」는 한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성격의 뿌리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이 타인에게 드러난다는 데서 출발한다. 매일 밤 지쳐 잠드는 한 사람의 머리를 받치는 배게가 그 주인을 대신하는 하나의 마음이라는 가정 아래서 허보리는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만지고 당기고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손지나 ● 손지나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녀의 작업에서는 일렁이며 희미하게 외부를 유동적인 표면이 거울을 대신하며 등장한다. 「얼룩져 스며들다」에서 그녀는 타인과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다. 타인의 조각 조각들이 자신에게 스며들고 이것은 일렁이는 거울처럼 얼룩지어져 자신을 형성한다. ■ 대안공간 아룽아트
● 대안공간 AROONG ART(아룽아트)는 전시장(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54 백암빌딩 6층)과 사무실(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2가 29번지 4층)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임 기획자와 고문 큐레이터, 대학원생 위주의 기획자들로 이루어진 운영진이 공간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아룽아트는 작가이자 기획자인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대학로 공연 문화와 결합된, 나름의 차별성을 지닌 독특한 전시문화를 형성하여 작가,미술,관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엮어나가고자 합니다. 아룽아트의 전시는 연출가 오태석을 필두로 하는 극단 목화의 공연일정과 함께 돌아갑니다. 동숭동 소극장 아룽구지의 6층은 극단 목화의 연습실이자 대안공간 아룽아트의 전시 공간입니다. 즉, 극단 목화의 공연 기간 동안 사용되지 않는 연습실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아룽아트는 목화의 공연 관객에게 전시라는 형태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를 희망하는 젊은 작가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연극 관객과 미술 작가가 만나는 새로운 접점이 생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Vol.20050614b | 큐브큐브큐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