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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설치, 만화, 영상 등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대중과 호흡해 온 창작 그룹 「진달래」가 더 많은 사람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책을 펴냈다. 『진달래 도큐먼트 01-시나리오』―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달래 멤버들이 공히 힘을 합쳐 만든 첫 번째 책이다. 첫 테마는 시나리오. ● 1994년 20대의 젊은 혈기들이 모여 처음 꽃을 피웠던 그룹 「진달래」는 학연, 이데올로기, 매체, 형식,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늘 꿈틀대려 하는 '시각문화 실험집단'이다. 2005년 봄, 지금의 진달래는 그 구성원도 19명으로 훌쩍 늘었고, 구성원의 세대 또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두터워졌다. ● 지금까지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전시하고, 우편으로 띄움으로써 목소리를 내던 진달래가 책으로 '그릇'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의 진달래가 사람들의 시선에 호소하는 '선언'을 하고 싶었던 반면, 지금의 진달래는 독자를 앉혀 놓고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첫 테마가 시나리오인 이유도 마찬가지. ● 책을 엮은 과정이 독특하다. 개성으로 뭉친 멤버들이 마음속에 품은 것을 드러내는 최적의 방식을 찾은 느낌인데, 우선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자유방임이다. 그 제한이란 정해진 판형을 지키는 일뿐. 그것 말고는 테마에 대한 해석의 방식, 내용, 제목, 지질(地質)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몫이었다.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 궁합이 잘 맞는 출력소와 인쇄소에서 작업을 완성시킨 뒤, 그것을 취합한 편집장(작가들이 돌아가며 맡는다. 첫 호의 편집장은 서울여대 교수 민병걸)이 제본소로 보냄으로써 진달래 첫 호는 비로소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안삼열 「문자의 뒷면」● 한글의 초성 중성 종성을 그래픽디자인 소프트웨어에서 사용하는 CMY 색채(사이언, 마젠타, 옐로)에 대입하여 새로운 '색문자'를 만들어낸 작업. 이를 통해 언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다루었다.
김경선 「museum, museum.」● 기 드보르의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뽑아낸 문장으로 시작하는 김경선의 작업은 미술관과 대형쇼핑몰의 사진을 병치함으로써 현대에 있어 미술관의 의미를 되묻는다.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형식구조를 보여주는 미술관과 쇼핑몰 사진을 통해 "상품이 사회적 삶을 총체적으로 점령하기에 이른" 현대의 삶의 풍경을 본다.
한명수 「to my thinking」● 서체 디자인, 웹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북디자인, 사인디자인 등 다양한 작업을 벌여온 한명수의 「to my thinking」은 자신이 진행해온 디자인 작업과 과정에 대한 작업일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려 있는 공룡 모형과 그 모형을 만들고 남은 틀이 디자이너로서 그가 작업을 할 때 임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김두섭 「일상」● 2001년 펴낸 『일상-스치며 낯설게』(홍디자인)부터 지금까지, 김두섭은 '일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엔 일상에서 발견해낸 버나큘러 서체, 즉 디자이너들이 공들여 만들어낸 세련된 서체가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서체들에 주목한다. 이런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부박한 일상과 현실이 절절히 느껴진다.
김수정 「소프트웨어 묘법」● '묘법'이란 전통적으로는 동양화에서 먹과 붓을 이용하여 사물 등을 묘사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그러나 현대의 묘법이 과거와 같을 수는 없는 법. 김수정은 얼핏 차갑고 몰개성적이기 이를 데 없을 것 같은 방식인, 소프트웨어에 코드를 입력함으로써 선화(線畵)를 창조해낸다. 왼쪽의 완성된 그림과 오른쪽의 소스코드가 결국 다르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백현희 「국내 패션광고 뽀샵실」● 역시 미인이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꼭 성형수술을 할 필요도 없다. '뽀샵질'(소프트웨어 포토샵을 사용한 이미지 보정 과정을 백현희는 이렇게 표현했다)이면 충분하다! 잡티, 기미가 잔뜩 있는 지저분한 피부도, 건강해보이지 않는 허여멀건 피부도, 주름도 모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광고사진의 탄생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이기섭 「마음이의 스마일로그」● 이기섭은 섬유미술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선(禪)을 공부한 후 지금은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그는 2003년 일상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 마음을 담은 '마음이'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이 캐릭터를 사용해 최근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동화책 『스마일 서커스』(도서출판 상)도 펴냈다. '마음이' 캐릭터를 사용한 다양한 작업을 담았다.
민병걸 「multiply」● 이미지는 작은 요소들의 조합이다. 점, 선, 면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하고, 이렇게 작은 요소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이미지의 양이란 무궁무진하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던, 폰트나 유니트, 형태 모듈 등 표현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개념적 도구 만들기 작업을 선보인다.
김재훈 「카니발+미니멀」● 애니메이션, 카툰,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재훈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영상 프로젝트의 한 부분을 작품으로 내놓았다. 작가는 "에로스와 해학을 미니멀한 영상에 용해시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육체의 향연인 '카니발'이라는 단어와 '미니멀'이 결합되어 '카니멀'로 표현된다. ■ 도서출판 시지락
지은이 소개 ● 시각문화 실험집단 진달래_시각문화 실험집단 「진달래」는 1994년 12월에 결성되어 『집단정신』, 『뼈』 등의 전시회를 열고 포스터, 설치, 만화,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였다. 1996년 잠정 해체되었다가 97년 새로운 회원을 영입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주로 포스터를 매체로 창작활동을 펼치다가 이제 책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전시장이라는 막힌 공간을 벗어나 좀더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만난 것이다.
차례 ● 서문_진달래 도큐먼트 01-시나리오 / 안삼열_문자의 뒷면 / 김경선_museum, museum. / 한명수_to my thinking / 김두섭_일상 / 김수정_소프트웨어 묘법 / 백현희_국내 패션광고 뽀샵질 / 이기섭_마음이의 스마일로그 / 민병걸_multiply / 김재훈_카니발+미니멀
Vol.20050613c | 진달래 도큐먼트 01-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