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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509_월요일_07:00~10:00pm
관람시간 / 11:00am~07:30pm / 토,일요일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정미소 서울 종로구 동숭동199-17번지 객석빌딩 2층 Tel. 02_743_5378
+, -, 男, 女, 빨간불, 파란불, ^^, ㅠㅠ 그리고 담탱이 등등... 우리가 만들어낸 여러 약속들이다. 남들이 더할 때 혼자 빼면 바보이고, 남자화장실에 마음대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유일한 女는 청소아줌마고, 빨간불에 마구 건너다가 심하면 즉사다. 뒤이어 나오는 약속들은 세대가 틀려지면 그나마 이해하기도 힘들다. 이해시켜주고 쓰자고 해도 왠지 민망해진다. 하지만 우리는 약속했고 참으로 순진하게도 우리는 그 약속을 소중하게 지켜가고 있다. 혼자가 아닌 바로 여럿. 그것이 우리 모두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정두섭의 Couple (Knit, 2002) 작품이 기억난다. 남ㆍ여 모두, 앞에는 '쌍','쌍'이라 새겨진 니트를 입고 있는데 남자가 등을 돌리면 등에 새겨진 '놈' 때문에 그 총각은 곧장 '쌍놈'으로 전락한다. 화기애애한 쌍쌍파티 분위기가 고놈의 등짝 때문에 등골 시리게 썰렁해진다. 그때 필자는 서부영화 결투장면에서 등을 맞대고 열 발자국 세고 쏘기로 한 약속을 저버린 배신, 남을 등쳐먹는다는 언어의 유희, 등 돌리면 남이라는 누구누구의 경험담 등 많은 등에 대한 암시적인 약속들이 떠올랐다.
이번 ZJean 이라는 작품들에서도 地震이 우리 발음으로 이해되어도 그것이 earthquake라는 것은 한국인들 이외에는 이해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들의 약속에는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느끼는 암시적인 모든 것들에서 즉 머릿속과 가슴에 남은 것들을 쓸어 모아 본다면 약속이란 것을 만들기 전의 공통분모를 발견할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디자인이 세련됐다거나 유치하다 거나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가운데 지퍼가 반쪽으로 쪼개지고 바지 뒷주머니의 각도를 일일이 따지기 이전에 가장 큰 감동은 약속을 정하기도 전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공통분모를 던지는 그의 예술적 시도이고 그 도구가 바로 ZJean 이라는 패션인 것이다. ■ 간호섭
Vol.20050508b | 정두섭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