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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429_금요일_05:00pm
제1전시실-마야展 / 제2전시실-박보나展
가갤러리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89번지 Tel. 02_792_8736 www.gagallery.co.kr
I'm OK! ● "마야! 괜찮아?"라고 물어오면 나는 항상 "괜찮아!"라고 대답한다. ○ 내가 집(네팔의 부모님이 사시는 집)과 집(서울의 내가 사는 집)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지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4년이란 시간은 나의 삶의 배경이 되는 두 지점을 하나의 지점처럼 익숙해지기 위해 소요한 시간이 아니라, 그 두 지점 어느 곳도 아닌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 그 경계에서 산다는 것은 어느 날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한 무리 코끼리 때와의 만남, 그 코끼리 무리로부터 불어오는 먼지바람을 맞음, 낯선 도심 한복판에서 지도를 펴고 가야 할 곳을 찾는 상황들과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유사한 느낌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마드(Nomad)적 삶이 좋아지기 시작한건 그리 오래전일이 아니다. 경계에 서서 바라보는 이곳과 저곳의 모습들이 그 어떤 여과 없이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것들을 내 드로잉 북에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때부터 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드로잉 북은 일종의 스크랩북과도 같다. ● 나는 아직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그것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서투르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것역시 차차 익숙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경계에 서서 머무르는 시간이 단축되어지고 이쪽과 저쪽으로의 오고감이 좀더 유연해지면서 오는 긴장감이 나를 자극시킴에 더욱 익숙해지면 말이다. ● 나의 이번 가 갤러리에서의 첫 번째 전시는 어떻게 보면 다소 무모한 돌발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갤러리란 공간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을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갖는다는 것에 비중을 둔다면 그 의미보다 더 많은 의미들을 잃을 수도 있다. 그 부담을 느끼면서도 나는 이미 스타트 라인에서 저만큼 달려와 있다. 무엇이 두렵겠는가? 나는 그저 경계를 따라 이동중인 것을……. "나는 괜찮다!" ■ 마야
거기 그거 그곳 ● 미술을 포함한 사회적 제도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모순의 틈새는 상당히 미세하기 때문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더욱이, 사회는 그 모순을 숨기려고 애쓰면서, 구성원들에게 사회의 완전성과 긍정적 발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강요한다. 이러한 사회적 강요와 구조적 모순은 사회 속 개인들의 혼란스러움과 무기력함의 원인이 된다. 나는 미술이 이러한 사회적 모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통해, 그것이 감추려하는 구멍을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나의 작업은 사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기호들을 통해 그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그 기호들의 의미를 재사회화하는 시도를 한다. 작품1- 「화분의 발견」작업 시리즈는, 서울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버려진 화분을 발견하고, 재사회화하는 과정을 가진다. 버려진 화분은 자본주의 사회의 무시무시함 안에서, 경조사용으로 소비되고 버려지는 '물건'으로, 사적 공간의 잉여물이 되어 공적 공간의 구석을 차지한다.
「화분의 발견」 시리즈를 통해 거리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화분들을 갤러리 중앙에 놓이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늘어놓는다. 작품2- 「남산 그리고 서울타워」작업은,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상징화되고, 긍정적으로 소비되도록 유도된 존재이다. '남산'은 더 이상 '자연'이나 '타워'로 언어 그대로, 혹은 본래적 기능에 충실한 대상이 아니다. 남산은 서울의 보기 좋은 배경으로서, 서울을 낭만적으로 상징하는 일정한 형태의 아이콘으로 인식된다. 이 작업은, 그 대상을 과도하게 말함으로써 각각의 신화를 드러낸다. 그리고 미술이라는 제도에 의해 그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삐걱거리는 또 하나의 장소인 갤러리에 위치시킴으로써, 이들 장소를 통해 투영되는 사회적 총체성의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과도하게 언급하는 데 성공한다. ● 구체적으로 나의 작업은 대상의 본질은 변하지 않게 하면서 그 내용을 건드림으로써 그 것의 대상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다. 이것은 대상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통해, 그 대상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만들거나, 그 본질이 가려지게 된 배경을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나의 작업들은 이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주위의 상황과 모순을 비판적 시각과 고민을 가지고 다시 들여다 봐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물질적 결과물보다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사고와 과정이 더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는, 비질적임을 지향한다. 이것은 유토피아적 차원에서 무엇이 존재할 수 있는가 보다는 오히려 무엇이 존재할 수 없는가를 제안하는 방식이 된다. ● 나는 나의 작업이 맨밥을 꼭꼭 씹는 것과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무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되는 맨밥도, 그것만을 꼭꼭 씹었을 때, 그 자체는 풍부하고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 나의 작업도 대상의 본질은 변하지 않게 하면서, 그 대상성을 건조하고 담담한 어조로 전면에 부각시키는 것을 통해, 그 지점에서 새롭고 풍부한 비판의 시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들이 이성적 개념의 극단이나, 이성적 개념과 감성의 경계 지점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감성적인 개념 작업'으로서 표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박보나
YA Project 소개 ● 가갤러리는 지난 수개월간 전시 공간과 운영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마침내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짓이 곧 아트다'라고 주장하는 겁 없는 젊은 친구들에게 표를 주고 ga gallery의 전시공간으로 끌어 들였다. 이러한 행위는 ga gallery란 스페이스가 젊은 아티스트들의 놀이터이며, 잠자리이며, 실험실로써 새로운 기능을 지니고, 그 기능은 다시 스스로 자가발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데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행위를 YA(Young Artist) Project라고 부르기로 했다. ● 이 YA Project는 영 아티스트 박 보나와 마야에 의해 YA Project 01로 시작된다. 박보나, 마야 이 두 사람은 이제 막 미대를 졸업했거나 아직 학생의 신분이다. 두 작가는 ga gallery내의 분할된 공간을 각각 점유하여 순간순간이 도전이며, 실험인 동시에 예술적 삶에 다가가기 위한 삶의 태도를 각각의 개인전 방식으로 보여줄 것이다. ●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박보나, 마야 두 작가뿐만 아니라 그 뒤를 이을 모든 작가들로 부터 섭외당시 그들의 인간적 혹은 작품의 매력에 몇 배 더 큰 매력을 찾아내고 흠뻑 빠져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참여 작가들에게 이 프로젝트 디렉터로써의 입장뿐만이 아니라 작업을 하는 동료 작가로써 독려와 응원을 보낸다. ■ 가갤러리
Vol.20050502a | YA Project 01-마야, 박보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