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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5_0425_월요일_04:00pm
홀트창립 50주년 기념 신동필 사진展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35번지 전력문화회관 1층 Tel. +82.(0)2.2055.1192 www.kepco.co.kr/plaza/
우리나라에서 입양이 시작된 것은 6.25 전쟁 때부터라고 합니다.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 입양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전후 사회 상황 속에서 수많은 고아들은 어쩔 수 없이 해외 입양 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고, 급격한 경제 성장이 이루어진 1970, 80년대에도 해외 입양이 급격하게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1998년 IMF 사태가 터지면서 가정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입양이 다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우리 아이들을 우리 품에서 자라게 하자는 운동과 함께 공개 입양을 추구하는 가정이 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곤 합니다.
여기에 실린 사진들은 1997년부터 2005년 봄까지 홀트아동복지회를 기록한 사진들입니다. 사진가라는 직업이 가질 수밖에 없는 비애인지도 모르겠으나, 때로는 현실에 무감각해지고, 슬픔도 기쁨도 종종 피사체로 다가왔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이 사진집에 있는 상황을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서, 가슴저미는 슬픔과 더불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또다른 감동의 순간도 경험하였습니다. 최근 홀트아동복지회 본사에 있는 홀트병원에서 나는 또한번 가슴 속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떤 양육모가 자신이 키우던 아기가 어느 날 갑자기 장애를 가지게 된 과정을 의사에게 설명하면서 아기를 품에 꼭 껴안고 바닥에 쭈그려 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 그 사진은 없습니다. 그동안 내가 기록하며 함께 아파했던 모습들은 사진이나 필름이 아닌 가슴 속에 영원히 기록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녁이 되면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다. 다음날 이른 새벽에는 먼동이 트는 장엄한 장면을 보고, 아침에는 박물관, 오후에는 미술관,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하루를 지내겠다." 헬랜 캘러는 단 3일 만이라도 눈을 뜬다면 맨먼저 장애를 극복하게 도와준 선생님을 찾아뵙고, 비록 다시 앞을 못보는 날이 다시 온다 하더라도 감사의 기도를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지난 8년 간 홀트와의 만남과 함께했던 이야기가 사진이 미처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채워주리라 생각합니다. ■ 신동필
Vol.20050425c | 신동필展 / PHIL SHIN / 申東必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