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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409_토요일_05:00pm
프로젝트 스페이스 집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4-14번지 가로수길 Tel. 02_3446_1828 / 1938 www.projectspacezip.com
일반 가옥 형태를 변형한 Project Space Zip은 무미건조한 화이트 큐브의 전시장과 달리 거친 시멘트 벽 또는 이가 빠진 블록들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이처럼 가변적인 공간에 유머러스한 공상가인 작가 최진기의 상상력으로 기존의 비어있는 공간을 작가의 따뜻한 감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채우는데, '당신이 Zip을 비운 사이'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작품들과 더불어 깨진 벽 틈이나 블록 귀퉁이 어딘가에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 같은 환상이 들도록 만든다. 마치 동물과 꽃을 좋아하는 다섯살짜리 여자아이처럼 섬세하고 순수한 감성을 가진 작가 최진기의 작품은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비생명체 오브제들을 위트있는 작가의 포착으로 전시장안에서 비닐봉지 토끼, 볼펜도마뱀, 달팽이 스카치테이프, 자바라 오징어, 넥타이 다라 등으로 변형시켜 낸다.
화초를 유난히 좋아하시는, 평생 목수로 일해오신 부친을 생각하며 만든 반코팅 작업용 장갑을 이용한 꽃이라던지, 가난한 현실 탓에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안타까운 아내의 꿈이 묻어나는, 방 안의 냉장고 위에서 그 진동으로 인해 빨대 끝에서 바르르 떨고있는 '피임약 아기(부제; 아내는 아기를 갖고 싶어한다)', 그리고 꿈으로 밖에 꿀 수 없지만 프랑스 파리를 동경해온 아내를 위한 빨래집게 에펠탑 등을 통해서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과 삶의 애환이 읽혀진다.
최진기의 작품은 단순한 유희적인 발상에서 오는 손장난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달픈 현실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작가의 웃음띤 얼굴 아래의 고뇌가 플라스틱 끄트머리에 묻은 그을음을 바라보듯이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조금은 코끝이 찡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집은 2층 양옥집 내부를 개조한 형태로 기존의 가옥이 갖고 있는 독립적인 방과 오픈되어 있는 외부공간, 작은 발코니, 그리고 지하층을 갖추고 있다. 이렇듯 친숙하지만 낯선 재질로 변형된 공간과 걸맞게 친숙한 오브제를 작가의 감성으로 변형시킨 작품들로 채워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우리가 잠시 Zip을 비운 사이에 특유의 기지와 무한한 상상력으로 작가가 창조해낸 또 다른 유희적 세계를 엿볼 수 있다. ■ 손미란
Vol.20050408a | 최진기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