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Senses-헤이리 5개의 공간, 9개의 시선

주관 기획 / 구름 프로젝트   2005_0401 ▶ 2005_0420

권순평-photogenic episode chapter Ⅱ_historical memorial_디지털 람다 프린트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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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402_토요일

9 Senses전 갤러리 투어_갤러리 이비뎀에서 출발_03:00pm 오프닝 리셉션과 음악회_북하우스_05:00pm

북하우스_권순평 / MOA 갤러리_김형준_김영길 / 갤러리 이비뎀_김소현_조성연_이혜진 정한숙 기념홀_이경민_박상남 / HASIII_최민호

주최_헤이리_북하우스_MOA 갤러리_갤러리 이비뎀_정한숙 기념홀_HAS III 후원_사단법인 헤이리 / 협찬_한길사_포토피아

예술마을 헤이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번지(통일동산 내) Tel. 02_3442_0096 www.heyri.net

9 Senses-다섯 개의 공간, 아홉 명의 시선 ● 우리는 스스로를 언제나 바라보지만 우리는 우리를 잘 알지 못한다. 일상 속에 보이는 수많은 사물들은 그저 스쳐 지나 갈 뿐 우리의 가슴을 울리지 못한다. ● 여기 다섯 개 공간 속에 있는 작품들은 그런 무심한 현대사회 속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사실 시각매체가 감성을 자극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리얼리티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사진 매체는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여기 모인 작가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가끔은 냉철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들은 사물에 대한 요즘의 무심한 시선을 그들만의 시선으로 다르게 바라본다. 여기에서 사진의 또 다른 힘은 생겨난다. 차갑고 또 건조한 매체인 사진이 따뜻하고 감동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 여기 모인 작품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그들을 하나로 묶는 끈은 무엇일까? 그것은 세상을 향한 태도가 매우 서정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작가마다 시선의 차이를 갖지만 그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성향은 한국적 고요함과 은은함이 아닐까 한다. 현대의 사회는 무척이나 소란스럽고 어수선하며 빠른 속도감이 지배한다. 하지만 그 속 어딘가에 존재하고 시선을 멈추게 하는 대상을 작가들은 찾아내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 대상들을 미처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앞에 그것을 불러내는 것이다. 빠른 속도감 속의 우리를 한 템포 쉬게 하고 또 마음을 정화하게 하는 작업들과 이렇게 마주한다. ● 예술마을 헤이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서로 뜻을 모아 형성하고 있는 공동체 마을이다. 파주라는 남북의 경계, 공원묘지 건너편, 최첨단 LCD공단과 최신식교육 경기도 영어마을이 근접한 소리 없이 시끄러운 지점.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바람을 맞고자 도심을 떠나 아름다운 마을을 꿈꾸고 찾은 이들이 또 다른 혼란과 마주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을 사는 문화 예술인 개개인의 다른 성향이 헤이리에서 새롭고 특별한 것을 모색하고 있다면 그 속에 어떤 설렘이 어떻게 꿈틀거리는지 궁금해진다. 여기 모인 아홉명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사색과 꿈은 이 마을에서 어떤 모습으로 융합하고 발현될지 또한 기대된다.

김소현_Untitled_디지털 람다 프린트_2004
조성연_화경花景_디지털 람다 프린트_2004
이혜진_연상게임-달콤,쌉싸름한_필름위에 디지털 람다 프린트_2004

헤이리 연합전에 참여하는 5개의 공간 중 갤러리 이비뎀은 30년간 일간지 기자를 거친 정중헌 헤이리회원이 운영하는 갤러리이다. 정중헌 회원은 오랜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영화, 음악, 미술 등에 관련된 집필 활동을 통해 논설위원 뿐 아니라 문화평론가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이비뎀은 그가 그동안 함께 해온 예술계 지식인들과 참신한 작가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자 한다. 이번에 이비뎀에서는 김소현, 조성연, 이혜진의 세작가가 조화를 만든다. ● 세명의 여성작가들은 아름다운 컬러로 세상을 본다. 조성연 "화경_花景"의 정물들은 중후한 한국의 미를 색과 분위기로 보여준다. 그녀가 선택한 대상들은 작가의 재해석을 통해 사물들이 갖고 있는 동양적인 은은함을 드러낸다. 김소현의 "untitled"는 여성 특유의 은밀함이 깃든 소품들을 재해석한다. 그 소품들은 회화적 느낌의 폴라로이드 전사를 통해 부드럽고 가라앉은 컬러를 보여준다. 이혜진 "연상게임_달콤,쌉싸름한"의 필름작업들은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함께 우리에게 비춰진다. 그녀의 작품들은 젊은이들의 희망, 꿈, 아련함 같은 조금은 감추어진 모호함들로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세 작가들은 따듯한 시각과 아름다운 컬러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경민_Doing Nothing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04
박상남_식물, 빛으로 보다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02

정한숙기념홀은 97년 타계한 소설가 고 정한숙 선생을 기리며 그의 아들 정지태 회원이 설립한 건물이다. 반사 유리속에 하늘이 담긴 듯 빛이 가득한 공간에서 그 빛과 어울리는 이경민과 박상남의 2인전이 있다. ● 이경민의 "Doing Nothing"은 무위개념을 통해 바람을 형상화한다. 보여지는, 존재하는 대상만을 찍어낼 수 있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라는 대상을 찍어낸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노자의 무위를 대입하여 바람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안의 여백은 비어있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기운으로 가득 찬 동양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다. ● 박상남의 작업은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이 작업은 그녀의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시각화 된 것인데 사실 이러한 감성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오고 찬바람이 불면 우리의 어머니들은 낙엽을 모아 문풍지에 담았고 그 아름다운 기억은 박상남의 사진을 통해 다시 재현된다. 그녀의 작업은 서정적이며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한다.

김영길_목화토금수_젤라틴 실버 프린트_2002
김형준_moutain & night_디지털 람다 프린트

MOA갤러리의 건축가이면서 건물주이기도 한 우경국 회원은 이양호 관장과 실험적 전시를 꾸준히 기획해 오고 있다. 건물자체가 묵직한 갈색동판의 육면체 조형물과도 같이 보이는 MOA 갤러리에서 김형준과 김영길의 무게 감 있는 흑백의 세상이 보여진다. ● 김영길의 "목화토금수"는 자연과 생명의 원리를 내포한다. 만물의 구성원소를 제목으로 사용하며 인간의 자연지배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은 자연의 한 요소로서 하나의 부산물로서 존재한다는 사고를 통해 자신의 자연관을 드러내고 있다. "This & That"은 풍경사진의 정확한 재현코드를 통해 우리가 보고 있는 풍경사진이 히말라야나 그 밖의 거대한 산맥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그것이 모래더미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사진의 허구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 또한 함께 전시되는 김형준의 "mountain & night"은 그가 몇 년간 늘 함께 했던 풍경들이다. 인적이 드문 밤의 산 속은 사실 우리에게 평안함이나 따듯함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두운 공간 안에서 그는 서정적인 풍경들을 찾아낸다.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떨어지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순간 자연의 한 부분이 되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풍경을 지속적으로 담고 있는 작가의 가슴은 자연과 일체감을 맛보고 있을 것이다.

최민호_Korean Style_디지털 람다 프린트

HASⅢ(Hangil Art Space 3)와 북하우스는 한길사 대표이기도한 김언호 헤이리 이사장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끊임없는 문화예술 전파와 발전에 평생을 헌신하고 있는 그의 남다른 열정은 이곳 서점과 갤러리 그리고 다목적 공간에서 벌이고 있는 다양한 공연행사에서도 빛나고 있다. ● 최민호의 "Korean Style"은 한국적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다. 전통적인 대상을 찾아내고 보여주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사라져가는 풍경은 우리만의 고유 풍경이지만 사실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도시 속에서는 그런 풍경들을 찾기 힘들며 남아있는 것들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곧 사진이 아니면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곧 박물관이나 민속마을 등 재현된 한정된 공간에서만 이런 풍경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그의 작업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 북하우스에서는 권순평의 "photogenic episode; chapter Ⅱ_historical memorial"이 전시되는데 이 작품은 사진의 시간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진의 고유성인 시간을 정지시키고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사진은 찍혀진 대상들이 그 순간 거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곤 한다. 이러한 사실증명을 거꾸로 이용하여 사진의 그 고유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권순평의 작업이다. 박물관에 만들어져 있는 과거 전쟁장면이나 생활상이 그의 손길로 이 시대에 마치 그 시절을 증명하듯 되살아난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의 시대를 사진을 통해 재현하는 것은 상상속에 존재하는 일들을 현실에서 실재처럼 재현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은 결국 사진이 보여주는 것이 모두 사실은 아니라는 증거인 것이다. ● 이렇게 5개의 공간에서 각기 다른 성격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9명의 작가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면서도 동시에 서로의 조화를 깨트리지 않고 있으며 하나로 모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구름 프로젝트

Vol.20050402c | 9 Senses-헤이리 5개의 공간, 9개의 시선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