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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322_화요일_06:00pm
갤러리 더 스페이스 서울 강남구 청담동 31-22번지 Tel. 02_514_3719
...우리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화'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화'란 우리가 속한 집단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문화를 습득하고, 새로운 문화를 재창조 한다. 그러나 이렇게 습득된 문화는 그 사회의 상식에 비추어 반드시 긍정적인 면만 있지는 않다. 필시 그 뒤로는 사회의 상식에 의해 억압받고 있는 부분이 표출되고 있다. 이것이 소위 우리가 말하는 사회병리현상이다. 이러한 사회병리현상은 그 사회의 '문화'가 존재하는 한, 동전의 양면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공존한다. ● ...이러한 두 문화의 관계를 유기체로 설명해 보면 사람의 '몸과 배설물'에 비유할 수 있다. 배설물이란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꼭 배출되어야 하는 고마운 것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냄새나고 더럽게 생각한다. 소위 '사회병리현상'이라 불리워지는 일련의 사회현상 또한 그러하다. 사회의 일반적 상식에 의해 억압된 욕구를 분출할 장소는 사회 구성원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이며, 옳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이 둘의 유사점은 바로 모두가 인간이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완벽을 추구하지만, 완벽한 무언가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은 유한적 존재이고 끊임없는 욕구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와 그 병리현상의 긍정, 부정의 판단기준은 어찌 보면 인간의 매우 주관적인 판단에 의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나의 이번 작업을 '사회병리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 라는 목적으로 시작했었다. 그리고 그 방향은 철저하게 문제제기만을 하는 측면, 즉, 가치판단을 배제한 보여주기의 방식으로 표현되길 원했다. 왜냐하면 나 또한 그러한 '부정적' 현상들을 만들어 낸 이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그것이 얼마나 모순적인 일인가 대해 깨닫게 되었다. 나의 보여주기 역시 내가 받아 온 교육에 의해 형성된, 사회상식에 의거한 비판적 보여주기 일 수밖에 없다.
어쨌든 내 작업은 현상의 실상을 보여주고,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므로 나의 작품을 본 모든 이들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측면의 세상보기를 함께 하길 원한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렇게 차근차근 짚어 봄으로써 사회병리현상과 상식사이의 거리를 좁혀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 강승희
Vol.20050321b | 강승희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