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 2005 - 일상의 향기

주최_선화랑 · 선 아트센터   2005_0309 ▶ 2005_0322

강유진_Swimming pool_캔버스에 에나멜 채색_112.1×145.5cm_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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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309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유진_김수강_박대규_신영미_이은화_전혜원_최성철

선화랑·선 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4번지 2~4층 Tel. 02_734_0458 www.sungallery.co.kr

일상의 향기를 그리는 작가들 ● '일상'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직접적 경험'의 보고(寶庫)라는 점이다. 경험 자체가 직접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그것이 가공되지 않은 생생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 자체가 자연성을 지니고 있어 그것은 역동적 활력과 리듬을 지니고 있기에 생생한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통해 일상은 예술 내에서 그다지 우호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일상은 세속적이고 반복적이며, 욕망의 그림자를 안고 있는 진부한, 더 심하게 표현하면 천박한 세계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예술은 르네상스 이후로도 인본주의를 부르짖었으나 일상을 예술의 원천으로 인식하지는 못했다. 예술은 비록 인간의 활동 영역이기는 하나, 경건한 신앙 등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세속을 멀리하는 것만이 참다운 가치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일상은 모든 예술의 원천이다. 산이 땅의 연장이듯, 예술은 일상의 연장이다. 문화가 세속적 욕망의 기름 덩어리를 연소하고 승화하여 이루어진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20세기의 예술적 전위가 거둔 성과라면 예술을 삶의 차원, 혹은 일상의 차원으로 회복시켜야 할 당위를 담론과 실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아방가르드 이래 예술의 일상성 회복이라는 화두는 점차 예술적 담론에서 비중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팝아트 이후 일상은 예술의 보편적 가치로서 정착되어 가고 있다.

김수강_보자기_칼라인화_60×50cm_2004
신영미_P.S_판넬에 아크릴 채색_2004
박대규_말못하는 꼭두각시 인생_나무, FRP_100×80×200cm
이은화_Masterpiece (Vermeer)_디지털 프린트_50×40cm_2004

물론 그 와중에 일상성이 편향적으로 추구되어 이데올로기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상은 인간의 전체이면서도 미세한 과정과 사건들의 연속이다. 따라서 일상 자체를 극단적으로 관념화시키는 것은 이미 일상이 아니다. 우리의 삶이 자연과 단절되어 있지 않듯이, 우리의 일상 또한 자연적인 조건을 그대로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일상성을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간주하는 어떤 태도도 배격하고, 보다 진지하게 일상을 음미하고 관조하며 노래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또한 풍요롭게 하는 일일 것이다. ● 『일상의 향기』는 바로 오늘의 작가들에게서 이러한 열린 미학의 단면을 조명하고자 하는 자리이다.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등의 네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 8명이 반영하고 있는 작품들의 양상을 살펴보면, 이전의 일상보다는 훨씬 친근하고도 생동적인 일상의 모습들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오늘의 젊은 작가들이 추구하는 일상은 또 하나의 자연으로서 바라보며, 다양한 미의식과 매체 및 방법을 통해 일상을 풍부한 표현의 세계로 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전혜원_Private Space_혼합재료_2004
조성연_화경 花景_디지털 프린트_2004
최성철_새가 매섭게 운다.. 입춘지나.._브론즈위에 채색, 대리석_15×15×80cm

『일상의 향기』에 모두 8명의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유형적으로 크게 세 가지 로 구분되고 있다. 첫째는 일상의 사물 이미지를 중심으로 재현하는 방식(김수강, 전혜원, 조성연), 둘째는 일상 속에서의 감정, 삶의 단편 등을 희화적으로 담아내는 방식(신영미, 박대규, 최성철), 셋째는 동시대 일상 속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기호적 패턴을 사유하는 방식(이은화, 강유진) 등이다. ● 이들의 일상에 대한 접근방식이나 인식은 무엇보다 예술을 삶과 밀접하게 접목시키고자 하는 데 일치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가운데 개성적인 양식을 추구하는 점들이 돋보인다. 가볍고 산뜻한 일러스트 같은 화풍으로도 삶의 단면들에 대해 보는 방식을 새롭게 환기하는 점들이 성과라면 성과이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너무나 일상적인 대상들의 생생한 모습은 차라리 현실 밖의 대상처럼 새롭게 비쳐지는 전도를 목격할 수 있다. 요컨대 동시대 미의식의 한 단면을 새롭게 확인시켜 주는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이재언

Vol.20050310c | 예감 2005 - 일상의 향기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