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stigia

김영애展 / KIMYOUNGAE / 金英愛 / mixed media   2005_0309 ▶ 2005_0330 / 월요일 휴관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118×123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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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조선_GALLERYCHOSUN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번지 Tel. +82.2.723.7133 www.gallerychosun.com

Vestigia-시간과 노력의 흔적 ● Vestigia전은 종이 작가 김영애의 모국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2년 전에 있었던 첫 번째 개인전 때와 같이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도 그의 작품 제작 과정이나 작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준비하는 것 만큼이나 세밀하고 사려 깊게 선택하였다. 이탈리아어로 흔적이라는 의미의 vestigia는 첫 개인전 때와 같이 작가가 살아온 여러 삶의 터전-뉴질랜드와 한국-에 관심을 두고 모색해온 테마로 우리들의 주의를 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모든 건축물들과 그 자원들이 그러한 것처럼 이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더 넓은 참고와 조사와 기준을 포함한다. 김영애는 그의 작품을 통해 공간과 시간, 그리고 그들 사이의 상관 관계를 탐구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환경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Vestigia전에서는 그의 탐구 영역을 우리들 주변 건축물의 구조와 표면 뿐만 아니라 건축 자원들의 사용 방법 또 그 자원들이 만들어 내는 환경에 까지 확장한다. 그리고 이 작품들을 전시 공간에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우리와 이 주제로 놓고 대화하기를 의도 한다. 따라서 Domus전과 같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작가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들과 보존해야 할 것들을 평가하는 일에 함께 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Vestigia전에서 김영애는 다시 한번 '복제'와 '반복'이라는 그의 시각적 서명을 이용한다.'그는 그가 사용하는 재료를 복제할 뿐만 아니라 그 중 한 요소를 반복하여 나열하기도 한다.'이것은 작가가 독창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치 뭔가를 톡톡 두드려 소리를 만들듯이 반복의 파장이 생겨나게 하기 위함이다. 이 파장은 메아리로, 연속성으로, 세월의 조용한 울림으로, 그리고 지금은 과거의 것이 되었지만 잊혀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고집과 주장으로 넓게 울려 퍼진다.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115×228cm_2004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73×56cm_2004

재료와 그 역사들 (Materials and their histories) ● 김영애가 사용하는 재료, 즉 건축자재들에 대한 정보와 그것들이 거쳐온 시간과 여정은 '복제'와 '반복'으로 그 재료들의 원래의 모습이나 변형된 상태나 그 흔적까지도 작가의 작품에 잘 세공 되어 있다. 그의 목재를 이용한 판화 작품이나 펄프 주조 작품은 목재의 나뭇결이나 오랜 세월 비바람에 변형된 표면의 흔적까지도 보여준다. 또한 요철 작품의 경우엔 건물 외벽이나 지붕의 양철판 위를 지나가는 빛의 흔적도 읽을 수 있게 한다. 혹은 슬레이트 작품을 보면 오래 전 흙이 지각 변동에 의해 압축되어 슬레이트로 변화된 흔적도 찾을 수 있으며 고대 중국의 퇴적물이나 웨일즈의 벵고르에서 발굴되었을지도 모르는 그 슬레이트들의 기나긴 여정 또한 더듬어 볼 수 있다, 그 슬레이트 작품이나 타일 작품들은 그 원래 재료들이 발 밑의 바닥재로 혹은 머리 위의 지붕에서 보내온 세월을 얘기해 주기도 한다. 이런 흔적들이 주는 메시지는 은근하며 미묘하다. 그리고 지속성, 지속할 수 있음, 그리고 견뎌낼 수 있음에 대한 정적인 추상인 것이다. ● "작업을 하는 것은 집안 일을 하는 것과 같지요."라고 김영애는 말한다. "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머리 속엔 또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어요. 지속적이고 일관된 노력이 늘 필요하지만 융통성도 있어야 합니다. 집을 한 채 짓기 위해 뼈대를 세우고 벽을 붙이는 일이나 헝겊 조각들을 모아 보자기를 만드는 일에도 마찬 가지일 겁니다. 이런 일들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를 요구하지요. 나는 내 작품에서 사람들이 그 흔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용된 재료들의 흔적들과, 시간과 노력과 인내의 흔적들 말이에요"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58×138cm_2005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112×110cm_2004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68×50cm_2005

김영애의 작품들은 시간과 공간에 대해 얘기한다. 그 작품들의 정적이고 명상적인 표면은 바닥 이나 벽, 천정 지붕 등 여러 건축물의 다양한 국면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또한 제한되지 않고 시간이 재어지지 않은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도 한다. 게다가 이 공간들은 오랜 세월 동안 들여진 인간의 노력과 그로 인한 변형의 흔적까지도 반영하고 또 그것들로 둘러싸인 공간인 것 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작가의 작품은 물리적, 혹은 철학적 역사이며 미묘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동시에 분명한 추상이다. ● "나는 이미 만들어진 내 작품을 볼 때 슬레이트, 타일 등 중고 자재상에서 사온 원래 그 상태의 재료로만 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들이 어떤 특징 지역이나 문화에서 어떻게 쓰였었는지 그 기능과 출처 등, 그 재료들의 역사도 함께 보지요. 그래서 여행을 할 때면 남의 집 담이나 대문도 슬쩍 만져 질감도 느껴보고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관찰하곤 하지요. 그리고 드로잉도 많이 하는데 내게 드로잉 작업은 기록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조사하고 분석하는 방법으로 많이 이용됩니다. 처음에는 사실적이고 섬세했던 드로잉이 점점 추상으로 변해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이 참 흥미 있고 재미있어요. ● 김영애의 작품은 한 눈에 보기엔 순수 추상 작품으로 어떤 구상적 요소로부터 자유로운 듯 하다. 하지만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우리는 이 작가가 단지 공간과 표면과 형태, 그리고 색채 등을 만들고 배치하는 작업, 즉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말하는 추상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로버트 로젠브럼가 설정한 어떤 종류의 숭고하고 거창한 포럼을 제공한다는 식의 추상 미술은 아닌 것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이 작품들은 명백하고 읽기 쉬운 '어코모데이션(accommodations)'- 삶의 터전들의 메아리인 것이다.

김영애_untitled_코튼 펄프 캐스팅_각 51.5×39cm_2004

울림 (Echoes) ● 숙박 시설이나 편의 시설 그리고 적응이라는 여러 의미를 가진 '어코모데이션(accommodation)'은 이 작가의 지속적인 테마가 되어왔다. 그의 요철 작품은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양철 지붕이나 벽, 담과 관련이 있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한국의 병풍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의 '벽' 작품들처럼 한국의 병풍도 가볍고 그 뒤에서 옷을 갈아 입거나 사사로운 일을 보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유동적인 간이 '벽'인 것이다. 이런 병풍이나 또 그것의 가능한 쓰임새의 흔적들이 작가의 요철 '벽' 작품에 반영되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2004년 김영애는 한국 작가 3명과 함께 독일에서의 '철새전'에 초대되어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전시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작가에게 유럽 여러 나라와 북아프리카를 여행할 기회를 주었다. " 여러 다른 문화를 접하며 보고 들은 것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었으며 내 마음 깊이 큰 감동으로 새겨졌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대로 비록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풍습과 문화, 지리적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왔지만 세상사람들은 참 비슷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시간과 노력의 흔적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느냐, 그리고 우리의 힘과 노력을 어디에 쏟아 붓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고야의 작품을 보았을 때나, 가우디의 건축물 앞에 섰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모로코의 가죽 염색 공장과 카페트 공방, 그리고 시장과 사하라 사막, 그런 곳의 사람들과 색채들은 내게 엄청난 체험을 갖게 하였습니다. 그 깊게 새겨진 이미지들과 건축물의 드로잉을 갖고 돌아왔어요. 특히 바로셀로나의 철문이나 모로코 주택의 창문 창살 무늬, 그리고 사하라로 가던 길에 들린 작은 마을들에서 본 집들의 대문의 문양이나 색에 매료 당했지요. 지난 여행에서 얻은 이런 시각적 체험들이 최근 작품들에 반영된 것 같습니다. ● 김영애의 주철(cast iron) 작품이나 색채가 강한 작품들은 얼핏 보기에 그의 이전 작품들과 전혀 달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엔 분명히 관련성이 있다. 최근 작품들의 색채와 형태는 작가가 스페인과 모로코의 건축물, 즉 그 나라의 "어코모데이션(accommodation)'을 관찰한 결과이며 거기에 작가의 시각적 서명-'복제'와 반복'-으로 포멧을 정한 것들이다. 이렇게 함으로 작가는 시간과 노력을 함축하여 작품에 담고 있으며 그 작품으로 우리들에게 '여기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다'며 설득한다. ● 최근의 작품 중에는 세 잎 무늬가 아라베스크로 아이비와 같은 식물들과 섞여서 규칙적으로 반복 되는 빅토리아 시대의 주철(cast iron)이 종이로 그대로 제작된 것들도 있다. 또 넝쿨과 조개 껍질이 뒤엉켜 있는 대담한 패턴도 검은색과 흰색 작품으로 선 보인다. 이런 작품들은 그의 회색 슬레이트 작품이나 또 화려한 청색과 녹색의 대형 요철 작품처럼 섬세하고 무리 없이 제작되어 그 자신들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 이런 주철(cast iron) 작품들은 원래의 빅토리안 장인들의 미감을 되살리고 있으며 우아하고 또 질서가 있다. 그러나 작가만이 가지는 복제미를 거치면서 그 주철(cast iron)들은 종이만이 가지는 질감으로 다시 태어나서 재배치되고 반복됨으로 더 크고 넓은 파장을 일으킨다. 그것은 아마도 가우디의 에너지나 무어족의 건축물이나 아름다운 창살 패턴에 대한 작가 자신의 동양적 반응일지도 모른다. 한달 가량 그 나라를 내다보던 창문들처럼 작가의 주철 작품들은 우리들을 그 레이스 같은 무늬들 사이로 공간에서 벗어나, 사회나 가정 내에 있음직한 긴장감에서 탈피하며 더 먼 곳을 바라보기를 설득하고 있다. ● 이 작품들의 부드러운 파스텔조 색채와 가로 세로의 리듬은 시간과 공간을, 그리고 그 두 근본적인 자원에 들인 우리들의 노력에 대해 얘기한다. 섬세한 그림자로 더 두드러진 섬세한 선들은 공간을 둘러 싸고 닫아버리기 보다는 공간을 더 트여주고 넓혀준다. 그리고 미술을 휴식으로 보는 마티스식의 효과 또한 제공한다. 이것은 아마도 철 가공물들이 집을 지을 때 골조나 벽 등 기능적 구조를 다 마친 다음 마지막 과정으로 설치되어 우리들에게 잠깐이라도 눈을 돌려 쉬게 하던 장식으로 쓰였기 때문 인지도 모른다. ● 마티스에 대한 암시는 신중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김영애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자신의 색채와 패턴을 쓰는 능력과, 또 그것들을 그의 시각적 언어로 사용하기를 얼마나 즐기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부드러운 검정색들, 자주, 보라, 노랑과 녹색, 각각의 색들은 자신들만의 기운을 피워내고 있다. 누군가 어느 완벽한 날에 정원이나 시골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꽃들과 그 꽃잎들처럼… Vestigia는 미니멀적 접근이 아니며 혹은 형식적, 시각적 요소들에 대한 분석이나 탐구가 아니다. 구상과 추상 사이의 조화를 이루며 이 작품들은 시간과 공간의 흔적들을 제공하고 이 근본적인 자원들 안에서의 우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카산드라 푸스코

Vol.20050309d | 김영애展 / KIMYOUNGAE / 金英愛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