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린다. 고로 存在한다.

김영미展 / KIMYOUNGMI / 金英美 / painting   2005_0223 ▶ 2005_0304

김영미_도무지_와트만지에 콘테와 먹_34×48.5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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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223_수요일_06:00pm

갤러리 상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9번지 Tel. 02_730_0030

Drawing에 관한 변명 ● Drawing의 깊이를 알면 알수록 그 의미와 흥미에 더더욱 빠져들게 된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인체를 연구하게 되었고 그 깊이를 알기까지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종래 우리가 아는 Drawing은 일부 무지한 편견이나 오해로 지금껏 너무 간단하게 취급 되어져 왔고 이는 Drawing을 다년간 연구하거나 공부한 작가들에게는 개탄할 현실이다. ● 산간벽지나 산자수명한 아름다운 자연을 접하거나 그림이 될만한 장소에 닿게 되면 줄기차게 표현하게 되는 Drawing은 이제 필자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관된 작업 중의 한 분야이다. 연필이나 먹, 콘테 등 소지하기 쉬운 것이나 그 어떤 것에 이르기까지 손에 잡히는 모든 종류의 재료는 Drawing의 도구가 된다.

김영미_캔바스 앞에 화가_종이에 연필과 먹_33×23cm_2004
김영미_가수 한승기_판화지에 콘테_57×30cm_2004

그 중에서도 다년간에 걸쳐 연구해 온 인체라는 대상은 나를 매료시키고도 남을 충분한 그 무엇이 있다. 인체란, 평생을 연구하고도 모자라는 대상이면서 그 깊이가 너무도 무궁무진하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에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인체를 연구하고 그리게 되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인체라는 대상이 얼마나 흥미로운가에 대해 더 없이 알게 된 것이다. 미학에서도 이렇게 표현하지 않던가? "자연이 대우주라면 인체는 단연 소우주라는 것을" ...... 그 소우주 안에 우리가 철저히 알고 분석해야 할 모든 것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면 알수록 인체에 대한 깊은 연구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 혹자는 말한다. 단지 Drawing이라는 장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밑그림 정도로만 취급하여 Drawing을 게을리 한 화가들이 있는가를 한번쯤 되새겨 봄직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화가들 중에 이 지면을 빌어 실제로 거명하지 않아도 너무나 많은 자각들의 작업스타일이 Drawing이 반이요, 회화작업이 반이다. 단적인 예로 그림을 철저히 연구하고 그리기 위해서는 그림에 종사하는 화랑 관계자나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 그림과 연관되어 사는, 그리고 그림을 전업으로 사는 화가들마저도 오로지 Drawing만으로 개인전을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깜짝 놀라 본인에게 질문 아닌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종교를 전파하는 전도사처럼 Drawing에 대한 중요성이나 그 효용성을 설명하며 역설한다.

김영미_화실방문객_크라프트지에 먹과 콘테_37×54cm_2004
김영미_광인지행(狂人之行)_종이에 먹_33×23cm_2004

어떤 이들은 그 사실을 익히 들어 알고도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평생 화업(畵業)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필자로서는 Drawing의 중대성을 알고 있음에 더 이상 간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 지면을 빌러 Drawing의 중요성이 화가들에게 얼마나 필요하며 회화를 평생 업으로 삼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그 사실을 보여주고 싶은 진솔한 마음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였다.

김영미_세월_판화지에 콘테_72.7×60.6cm_2003
김영미_곱슬머리를 가진 여인_종이에 먹과 채색_33×23cm_2004

이번 작품들 중 제1부는 평면작업을 통한 회화의 본질인 Nude Drawing이 한 화면에 걸쳐 50여점이 동시에 보여 질 것이다. 그리고 평면 중 다른 한쪽에서는 커스츔이나 그간 끊임없이 연구해 온 인간들의 삶의 현장인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려 한다. 그 중에서도 과수원 풍경, 항구, 염전, 시장풍경, 그리고 화실풍경 군상 등 실로 다양하다. ● 제2부에서는 흘러간 레코드판(LP) 둥그런 화면에 그림 100점을 LP판 양면에 붙여 공중에 매다는 형식으로 아울러 설치작업도 병행하여 보여주려 한다. 이는 단순히 설치(Installation)이라는 장르만을 차용하여 오되 설치를 통해 작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평면 회화의 형식으로 인스톨레이션에 원용할 것이며 이것으 더 나아가 조각의 특성까지도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모빌처럼 움직이는 형식에 평면 회화가 매달리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 제3부에는 그림의 형태를 따라 산소용접기로 Drawing하여 철판에 용접기로 투각함으로써 조각이 펼쳐주는 4차원의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이는 평면과 조각과 설치라는 3가지의 응용방법을 통하여 작품을 단순히 평면으로만 전시하는 것에서 탈피, 설치라는 현대미술의 방법까지도 끌어내 관람자들에게 제시한 본인의 의도나 형식의 문제까지 동시에 표현하려 한 셈이다. ● 그간 표현했단 수많은 작품 가운데 Drawing이 모태가 되어 보여준 일련의 작품들로 하여금 이번 전시에서 모두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자명한 한계이다. 그래도 필자가 던져주는 회화의 메시지- 꼭 변해야 한다는 것-는 이번 전시뿐 아니라 다음 전시에 보여주어야 할 회화의 본질적인 면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그날까지 보여주고 또 강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요컨대 금번 전시는 다음 작품들을 보여 주기에 앞서 화가로서 그간 본인의 작품이 어떤 양식으로 표현되어져 왔는가를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숙제이며 이는 앞으로 화가로서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 김영미

Vol.20050221b | 김영미展 / KIMYOUNGMI / 金英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