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0218_금요일_05:00pm
조흥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 조흥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기억 저편, 상상의 산물들로 규정하기에는 너무나도 아쉽고 재미난 것들을 찾아서 / 변형되고 변태하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 / "모든 것들이 인식이라는 한계 속에서만 그 시야가 확보되는 것일까?" ● 시간과 공간의 내부 속으로, 혹은 상상과 기억의 저편으로 갈 수 있다면 그곳의 풍경은 현실과 연결된, 공상하는 자의 흔들리는 호기심으로 지어진(동심으로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가공된 이미지들의 세상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의 생물들은 현실의 존재감이라는 살덩이를 지닌 채 왜곡과 변형을 계속해 갈지도 모른다. 그러한 세계에 대한 상상을 표현해 보았다.
그리면서 복잡해지고 또 진지해지고 더 집요해지는 생각들의 덩어리들. 머릿속에서 뭉클뭉클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서는 빨리 움직였다가 알 수 없이 (죽은 듯이) 느려지는 마치 스나크(shark+snake_스나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풍자 산문시 「스나크 사냥 The Hunting of the Snark」(1876)에 나오는 동물이다. 이 동물은 사람들이 그것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곳에 있지 않고, 놓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거기에 와있는 역설적 존재이다.)와 같은 말과 상상 속의 존재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현실에서 존재하기 곤란한 혹은 이미 죽어버린 기억 속 존재들, 시간을 거슬러간 듯 갑자기 나타나 아주 중요한 의미로 다시 느끼게 되는 환상(혹은 투명한 얼룩)들, 현실의 사물들(나를 포함한 동, 식물, 혹은 사물)이 사건이나 기억으로 인하여 서로 관계하며 재조합되어서 마치 진화된 것 같은 여린 존재들을 그려 보았다.
보이는 것보다 더 아래에 있는 이미지, 보이지 않게 감추어 온 것들의 의심스러운 실체. 아메바와 기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해하고 믿을 수밖에 없거나 항상 금방 잊어버려도 될 그런 가벼운 상상들을 그려본다. 두 개의 바닥을 동시에 디디면서 조금씩 느껴가는 것들을 찾아보았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 갑자기 어떤 세계에 던져져 낯선 존재를 만날 때마다 자신의 의미, 위치를 다시 생각하였듯이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의 조각들을 생각하고 다시 해석해 보려고 한다. ■ 백기은
Vol.20050218a | 백기은展 / BECKKIEUN / 白基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