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_빛

강희경 유리회화展   2005_0202 ▶ 2005_0220

강희경_일상-슬픔_색유리에 채색, 샌딩_40×40cm_200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빔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5_0202_수요일_05:00pm

갤러리 빔 서울 종로구 화동 39번지 Tel. 02_723_8574

유리회화란? ● 유리회화전에 앞서 유리회화의 설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유럽에서 약 100년 전부터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가 개별적 예술성을 시도 하면서, 종교적, 수공업적인 차원을 뛰어 넘어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색깔유리에서 작가들이 직접 만들고 혼합한 색에 의해 또는 기존의 종교적 주제나 공간에만 그치지 않고 재능 있는 작가들에 의해 폭넓은 주제를 바탕으로 성당이나 교회 건물이 아닌 일반건물에 등장함으로써 그 예술적, 기술적 발달에 힘입어 기존에 알고 있는 전통적 스테인드글라스는 현대의 유리회화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건물과는 별게로 순수한 예술형태로 전시되어 지기 시작한다. 이 기점으로부터 지금의 '현대유리회화'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강희경_엇갈림_유리에 샌딩_33×30cm_2004

유리회화는 말 그대로 유리 위나 뒤에 유리물감을 가지고 그린 다음 이것을 유리 가마에 굽는 것을 말한다. 본인이 시도 하고 있는 것 또한 중세의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이 아닌, 즉 색깔유리를 재구성하여 수동적인 회화기법이 아니고, 회화기법이 주가 되어 유리라는 재료의 특성과 회화가 가지는 특성을 잘 조화시키는 작업이다. 여기서도 순순하게 그림을 그린 다음 굽는 방법으로 약 2~3번 가량 추가로 그린 다음 굽는 방법으로 다분히 수채화적인 표현이 있는가 하면, 판화적인 기법으로 유리 알료를 이용해서 그린 다음 수분이 다 증발한 후에 뾰족한 핀이나 칫솔, 못, 철사, 나무 가지를 이용해서 알료를 긁어내는 방법이나 또는 긁은 후 다시 그리는 방법, 또 말 그대로 유리판화, 그 밖에 샌딩(Sanding)이나 에칭, 실크스크린 등 유리의 활용성에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것을 통해 나는 기존에 다른 재료에서는 느껴 보지 못한 유리만이 가지고 있는 예술성을 느낀다. 사진상으로는 크게 그 차이점을 분별하기 힘들지만 직접 빛을 투과시켜 본 유리회화는 그 특이성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 물론 다른 예술적 재료들과도 확연히 구별된다. 이렇게 현대적 개념의 유리회화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드물게 소개되어 지고 있고, 예술성 보다는 아직까지도 상업성이 강한 과거의 스테인드글라스만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국제적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리라는 재료는 예술에 있어서 신소재이며, 예술 표현 수단의 재료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유리입체조형이나 유리공예는 그 전시 활동이 전개되어 지고 있고, 앞으로 유리회화도 그 예술적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렇듯 아쉽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실험적 예술분야라고 말 할 수 있다.

강희경_많은 생각_40×30cm_유리에 샌딩_2002
강희경_동경_유리에 샌딩_40×30cm_2002

기억 ● 나의 기억은 어느새 불투명해 졌다. 샌딩된 유리처럼... ● 지난 시간까지는 분명히 존재했었지만 결코 선명하지 않는, 결말도 희미한 체로, 마치 한편의 장편 소설처럼 그렇게 세월에 묻혀 갔다. ● 이후 나는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서 제 멋대로 결론을 해피하게 수정하고 싶어 지만, 이는 나의 어리석은 욕심이자, 철이 없었던 시절에 뼈아픈 교훈을 아직도 인정하고 싶지 않는 나의 부당함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강희경_불꽃_유리에 채색_25×25cm_2002

● 나는 빛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나는 매일같이 빛의 색을 보고, 빛의 변화를 관찰 한다. 유리 위의 나의 형상들은 마치 숨을 쉬듯 빛에 반응을 보인다.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린 듯 하다. 평범한 창에 춤을 추듯 빛나는 유리그림들은 뭔가 새로운 세계를 형상화시키며, 금새 눈부신 빛의 이야기와 연주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빛과 함께한 유리그림들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이를 감상할 때의 나는 마치 최면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다.

강희경_폴크스은행 창문 전시(독일)_유리회화_2002
강희경_폴크스은행 창문 전시(독일)_유리회화_2002

유리 작품은 빛의 예술이다. ● 유리 회화는 지금까지의 우리가 알고 있는 순수 회화나 다른 장르의 예술 영역과는 당연히 차별화 된다. 유리는 재료의 특성으로 인해 절대적으로 빛에 의존하고 빛없이는 제대로 된 감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자연광은 유리 회화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다. 사람이 빛을 쫒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특히 어두운 공간에서 빛이란 한줄기의 희망 같은 것 아닐까. 그 희망의 빛이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다고 생각 해 보자. 그리움, 설레임, 추억, 기다림, 고독, 꿈... ■ 강희경

Vol.20050204a | 강희경 유리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