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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202_수요일_06:00pm
전시 즈음에 다빈치 기프트에서 『이영수-미완성의 동화』를 발간합니다. 후원_녹색연합
관훈갤러리 본관 1,2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02_733_6469
미완성의 동화 속에 담긴 정감과 상념의 세계 ● 이영수는 눈앞에 있는 모든 생명이 호기심과 경이의 대상이 되는 동심의 세계를 어린시절 체험을 반추시켜 표현하고 있다. 비오는날 우산을 대신하여 연잎을 쓴 일이나, 물에 담긴 손우물에 오는 작은 물고기, 가을 하늘을 날던 잠자리 등 작은 벌레와 식물들을 오가며 교감했던 자연과 사물의 존재감을 우수어린 시선과 발견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 이 동심의 근저에 자리한 작가의 마음은 가난했으나 부족함이 없었던 마음의 풍요가 자리한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 살았던 작가의 어린시절은 작은 골목이 있었으므로 숨을 곳이 있었으며 버스로 몇 정거장만 지나면 논과 개울이 있고, 가난한 아버지와 함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던 추억이 서려있다.
고요히 사물을 바라보는 관찰과 호기심, 눈앞에 펼쳐진 세계에 대한 경이와 감탄, 사물에 쉽게 공감하는 작가의 감성이 어울려 여리고 그윽한 내면의 세계를 형성하였다. ● 이러한 서정적인 내면은 부주의로 밟힌 달팽이의 죽음을 보고 자책하고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이 함부로 죽인 잠자리의 죽음을 반성하는가 하면 잎이 자라나는 나무의 성장을 등치시켜 자신이 잎을 피우고 있다고 상상한다. ● 당신은 지금 무얼 하고 있습니까? / 영수는 지금 잎을 피우고 있습니다.
나무의 성장을 관찰하고 자신의 몸이 나무처럼 자라난다는 상상, 혹은 한 잎의 나무가 떨어지는 것을 안타까이 지켜보는 어린 꼬마의 시선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이자 지향하고자 하는 마음의 행로이다. ● 몸은 성장했지만 세계의 아름다움은 이미 골목을 뛰놀던 어린 꼬마의 세계로 고정되었다. ● 낮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보여 졌던 작은 이야기의 세계, 개미와 자벌레와 가을을 기다린 달팽이... 한 잎의 떨림이 경이롭던 순간의 감동은 어린 꼬마의 시선이 아니면 도저히 포착되지 않은 세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이 완벽한 한 순간을 잡기 위하여 어린 꼬마의 사색에 침잠해 있고, 이 사색은 이미 다 자란 영수를 위한 동화인 것이다. ● 사색과 과거회귀, 불교적 개달음을 동반한 미완성의 동화는 아름다운 우화가 없는 이 즈음의 풍경에서 현실의 우화를 만들어가는 이영수의 독특한 방법론이라 하겠다.
연재만화 꼬마 영수의 하루에서 담았던 자전적 스토리의 내용은 만화적 표현의 수묵 점묘화로 이어져 암석기(巖石氣) 어린 독특한 질감의 표현과 단순한 선조가 어울어져 흑백의 화면을 회상과 동심이 어우러진 상념의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이 상념은 소소한 사건을 공간화 시키고 시간적 정적의 여운 속에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기억의 한순간을 평면의 화면위에 재생시킨다. ● 화면의 평면성 속에 담긴 시간의 무한은 지금도 계속 흘러가고 있는 중인 일상의 점경 속에서 영구히 재생시키고자 하는 기억의 단편들이다. 과거의식의 일종이자 현재의 영원한 진행형인 미완의 욕망을 부각시키고 있다. ● 여리고 어리숙하며 말하지 못하는 것들의 추억, 말하지 않아도 무수한 말을 건넸던 사물과 존재의 몸짓, 단 한번도 그러한 순간의 떨림이 되지 못했던 현재의 불완전성, 이 모든 발설(發說)의 동화들은 고독과 우수의 깊이감을 더하고 있는 중이다. ● 금번 작품들에서는 점경의 명확한 구도와 명암 속에 사건은 공간화 시키고, 심리적 내면의 표정을 풍부히 하며 지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다양한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이전 작품에 비해 더욱 성숙하고 밀도 있는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 류철하
Vol.20050202a | 이영수 수묵채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