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 & 중심

테두리와 중심展   2004_1223 ▶ 2005_0213

구성 & 중심-테두리와 중심展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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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구영모_김태곤_송은영_송필용_신상호_안규철_올리버 그림 유재흥_이승아_최태훈_하동철_한지선_홍순명

큐레이터_서민석 / 기획보조_권경아 / 인턴_설현정_한정희

주최_예술의전당

전시설명_ 전시기간 중 매일 02:00/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매표마감_06:30pm 휴관일 / 2004_1227_월요일/2005_0131_월요일

입장료 일반_5,000원 / 초, 중, 고생_2,000원 일반 단체(10인 이상) / 초, 중, 고생 단체(10인 이상)_1,000원 예술의전당 회원_2,500원 / 유치원 단체, 경로우대증 소지자_1,000원 장애인, 국가 유공자, 부모동반 미취학 아동_무료 단체관람문의_Tel. 02_580_1300/02_580_1523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전시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번지 Tel. 02_514_9292

테두리와 중심 ● '테두리와 중심'은 테두리와 중심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부문으로 ⅰ) 중심의 강조 ⅱ) 탈 중심화, 총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작품에서 하나의 중심을 강조하는 중심적 체제와 하나의 중심을 거부하고 여러 개의 중심을 갖거나 혹은 수직선, 수평선, 사선 구조를 통해 일정한 중심을 거부하는 탈 중심적 체제, 총 두 개의 공간적 체제를 살펴봄으로써 테두리와 중심간의 상호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조형미와 그 가치를 알아본다.

최태훈_만다라_스틸_235×235×20cm_2004
올리버 그림_무제_빛, 소리_가변크기_2004

중심의 강조_원 ○ 최태훈_올리버 그림 ● 원은 전형적인 중심집중적 체제로 하나의 중심에서 조직화된다. 외향으로는 끝없이 확장되지만 내향으로는 최후의 정지상태에 도달한다. 따라서 원은 분할되지 않은 전체로서 보인다. 사실 어떤 분할도 원보다 더 간결할 수는 없다. 또한 원은 구조상 중력의 영향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로부터도 분리되어 신성함과 무시간성을 갖는다. 최태훈은 원의 형상에 존재와 우주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는 우주를 존재 그 자체를 있게 하는 생명의 원천으로 본 것이다. 올리버 그림은 원을 테두리로 하는 동영상과 소리의 합성을 통해 원 형상의 새로운 조형미를 보여준다.

구영모_무제_플랙시 글라스_100×100×15cm_2004
유재흥_Wrapping 2004-1_인조대리석, 흑경_90×90×8cm_2004

중심의 강조_사각형 ○ 구영모_유재흥 ● 정사각형은 원처럼 중심 대칭적이고 간결하며 균형이 잡혀 있다. 그러면서도 수직과 수평의 구조적인 법칙을 따름으로써 일상 환경에 정착한다. 또한, 직사각형과는 달리 수직, 수평 두 방향 중 어떤 지배도 배제함으로써 초시간성에 머문다. 직사각형은 중앙을 둘러쌈으로써 중심성을 만족시키지만 수평, 혹은 수직축이 강조되어 벡터의 왕래가 자유롭다. 공간의 축은 그것이 제시하는 방향의 운동에 의해서 시간성을 갖는다. 원이나 정사각형과는 달리 일상환경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일정한 방향성이 있어서 역동적인 면이 있다. ● 구영모는 반복되는 정사각형을 사용하여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본질적인 것이라는 주제를 부여하였다. 유재흥은 직사각형을 테두리로 하면서도 매듭을 통해 벡터의 왕래를 차단하고 중심성을 강화하였다. 이는 포장된 상황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또 다른 상황을 제시한다.

한지선_길_합판에 혼합재료_224×143×26cm_2003

중심의 강조_원근법 ○ 한지선 ● 중심은 원근법의 소실점을 통해서 강조된다. 원근법을 통한 깊이 효과는 하나의 소실점 만이 있고 일정한 위치에서 관찰했을 때 가장 강력하다. 이러한 깊이 효과는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한다. 선원근법은 멀리 떨어진 물체를 가까이 있는 물체보다 더 작게 묘사하도록 강제한다. 또한, 대상이 뒤로 물러나면서 나타나는 평행선의 끝 쪽은 수렴되는 것으로 묘사하도록 지시한다. 원근법은 깊이의 착각을 성취해서 공간 단위의 연속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강한 중심성을 획득하는 것처럼 지각된다. 이러한 중심성은 시점을 고정해서 다른 공간으로의 체험을 제약한다. 한지선은 이러한 원근법을 입체화함으로써 극대화하였다.

하동철_빛04-07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80×180cm_2004

중심의 강조_빛 ○ 하동철 ● 일반적으로 밝은 것은 우리의 주의와 관심을 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빛이다. 하나의 강한 빛의 효과는 중심 집중적 경향을 갖게 한다. 하동철의 작품들은 정사각형과 팔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림틀 자체가 중심성을 갖는다. 여기에 그림틀의 중심으로 수렴하는 검은 선들과 함께 중앙의 '빛'은 중심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러한 작품의 조형적 방식은 자족적인 구조를 취함으로써 지상의 영역이 아닌 신성하고 초월적인 영역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김태곤_0의 공간_검정실_가변크기_2004

탈 중심화_격자 ○ 김태곤 ● 수직과 수평이 직각으로 만나는 구조는 공간의 조직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편리한 구조틀을 생산한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적으로 수평과 수직의 그리드에 의해 배치될 수 있는 세계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격자형은 동종성을 갖는다. 이는 집중과는 반대 개념인 병행을 낳는다. 김태곤은 우리 환경의 구조틀을 가시화 하는 한편, 관람객들을 작품 속에 참여케 해 공간 속에서 자신을 위치 지우도록 함으로써 공간의 특성인 집중과 병행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승아_Show me your face_인터렉티브 비디오 설치_2004

탈 중심화_격자 ○ 이승아 ● 바둑판 모양과 같은 격자는 동질적인 공간이다. 이는 어느 하나의 중심을 갖지 않고 수많은 중심을 갖는다. 이승아는 이처럼 일정한 중심을 거부한 바둑판 모양의 틀을 이용해 관객과 관객이 만나는 장을 만들었다. 이는 미술관이라는 특정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사람이 조우하게끔 하여 새로운 사회 망을 조성한 것이다. 이를 위해 무작위적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통해 그물망 화하였다. 즉, 카메라를 통해 등록된 관객의 데이터를 곧바로 스크린 상으로 옮겨 이미 등록되어진 여러 데이터와 합성시켜 새로 등록된 관객과 기존의 관객이 한 화면에서 만나게 하는 것이다. 아마도 후발 관객은 스크린 상에서 자신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화면의 다른 관객들과의 만남은 사실상 이루어지고 형성되는 것이다. 작가는 바둑판 모양의 형식을 빌어 새로운 집단 문화를 형성하고 이러한 만남의 사회 현상을 반영하였다.

송은영_끼어들기Ⅱ_거울에 사진인화, 변형액자, 아크릴_156×140×7cm_2003

탈 중심화_경계 허물기 ○ 송은영 ● 그림틀은 닫힌 실체처럼 회화를 정의한다. 틀은 그림 자체의 세계를 지시하기 위하여 주위의 배경으로부터 이미지를 분리시킨다. 이러한 틀을 통해 예술의 기능 중의 하나인 질서, 법칙 등이 획득된다. 그러나 송은영은 이러한 틀을 거부한다. 틀이 경계짓는 틀 안의 공간과 틀 밖의 공간은 그녀의 작품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닫힌 세계를 거부하고 틀 밖의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는 작가의 시공간과 관객의 시공간이 만나 소통하는 '경계 없는 장소'를 구현해 내고 있다. 작품 속의 비닐 거울은 현실공간과 작품 속의 가상공간이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더욱 부각시킨다.

신상호_Dream of Africa-energy of life_유약 도자기_가변크기_2004

탈 중심화_격자 ○ 신상호 ● 공간상에 하나의 중심이 존재하다가도 그와 동일한 힘을 지닌 중심이 등장하면 우리의 시각은 새로 등장한 중심을 인정하여 두 중심 사이를 왕래한다. 또 이와 동일한 힘을 가진 중심이 등장하면 눈은 또다시 새로운 중심을 인정하여 눈을 어디에 둘지 혼란스러워한다.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결국 최초의 중심적 체제는 사라지고 새로운 전형인 탈 중심적 체제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신상호 작품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전체를 보면 탈 중심적이나 개개를 보면 하나의 중심적 체제를 갖추고 있다. 또한,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강조되는 부분이 달라져 가변적인 느낌을 준다.

송필용_흐르는 물처럼-구룡폭Ⅱ_캔버스에 유채_227×130cm_2004

탈 중심화_수직 ○ 송필용 ● 수직성은 중력에 의해서 강화되는 하나의 방향으로 모든 다른 방향들의 축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참고의 기준이 된다. 수직성은 공간에서의 다른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데, 그것은 여타의 방향도 수직성과의 관계에 의해서 지각되기 때문이다. 모든 상향의 운동은 특별한 에너지의 투자를 요구하는 반면, 하향 운동은 단지 떨어뜨리는 행위에 의해서 또는 단지 하향의 인력으로부터 대상을 지지하고 있던 지지대를 제거함으로써 성취될 수 있다. 따라서 윗부분에 있는 대상은 아랫부분에 있는 대상보다 좀 더 많은 시각적인 무게를 갖고 전달하게 되며 이러한 이유로 상하간의 '비대칭성(asymmetry)'을 만들게 된다. 송필용의 폭포작품은 이러한 수직성을 잘 드러내는 전형으로서 역동적인 생명의 기운을 예찬한다.

홍순명_흙-바다_흙, 설탕물_75×950×65cm_2004

탈 중심화_수평 ○ 홍순명 ● 수평성은 활동성을 강조한다. 이는 중심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위치도 특별히 규정할 수단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한 장소도 옆에 있는 장소와 구별되지 않는 끝없는 연장으로 보인다. 수평 방향의 구성 형식은 상호 이동이 쉬워 상호 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어서 위계적이지 않고 동질적이며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수직성보다 사실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홍순명의 '흙-바다'는 이러한 수평성을 바탕으로 한 작업이다. 그의 작업은 자연으로부터 취한 소재로 자연 그대로를 재현함으로써 자연으로 회귀한다.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수평성은 감상자를 펼쳐진 바다의 세계로 유도한다.

안규철_기울어진 방_나무, 혼합재료_227×366×242cm_2004

탈 중심화_사선 ○ 안규철 ● 사선으로 놓인 것은 수직 또는 수평으로부터 벗어나므로 강한 역동성을 지닌다. 비스듬히 놓인 대상은 가끔 수직이나 수평의 정지 위치를 향해 실제로 움직이고 있거나, 거기서 벗어나거나 하는 과정 중에 있다. 따라서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순간의 중간 과정으로 인식된다. 안규철은 비스듬히 기울어진 상태는 수직과 수평 사이에 끼여든 이단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상태는 쓰러짐, 몰락, 추락, 소멸 등 파국을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을 비유한다. 기울어진 벽과 쓰러지기 시작한 가구와 기물들로 이루어진 방은 중력의 절대적인 힘에 저항하며 이 세상의 하나뿐인 중심을 다른 또 하나의 점으로 옮겨 놓는다. 그것은 불온하고 무모한 반란의 공간이다. ■ 서민석

Vol.20041226a | 구성 & 중심-테두리와 중심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