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

톨스토이展   2004_1210 ▶ 2005_0327 / 월요일 휴관

KK 불라_톨스토이_흑백인화_190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톨스토이展 홈페이지로 갑니다.

주최_모스크바 국립톨스토이박물관_러시아 박물관 센터 로시조 도서출판 인디북_동아일보_서울역사박물관

주관_(주)시월네트워크 후원_문화관광부_외교통상부_주한러시아대사관_주러한국대사관_서울문화재단_KBS 오마이뉴스_교보문고_영풍문고_베텔스만_한국수출보험공사_한국마사회_네이버 협찬_아이비클럽

관람료 성인(19~64세)_10,000원/청소년(14~18세)_8,000원/어린이(4세~13세_6,000원) 단체(15인 이상)_1,000원 할인 무료_4세 미만의 유아/65세 이상의 노인/국가유공자/장애인을 포함한 동반1인 까지

티켓예매 인터파크(Tel. 1544_1555) / 교보문고(Tel. 1544_1900)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2-1번지 Tel. 02_724_0114

한국 전시사에서 획을 긋는 공간 연출 ● 최근 러시아와의 정치적·경제적 협력관계 이후 문화적ㆍ정신적 교류의 필요로 개최된 『톨스토이전-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은 일반적인 유물, 유품전을 뛰어넘는다. 한 사람의 사상과 행적을 좇는 전시는 다분히 자료적인 성격을 띄게 마련. 그러나 이번 전시는 죽은 사료를 시각적으로 살려내어 현재적 의미와 시각적 재미를 가미했다. ● 대문호로서만 알려진 톨스토이를 「인간 톨스토이」, 「작가 톨스토이」, 「교육자 톨스토이」, 「사상가 톨스토이」, 「톨스토이와 친구들」 등 5개의 면모로 구성하여 한 인간의 사상과 삶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구성하였다. 4억여 원이 투자된 전시공간비는 아마 국내에서 단일 기획전으로서는 가장 많은 연출비가 들어간 것일 게다. 공간구성은 그러나 스케일의 양보다 디테일의 질도 강조하였다. 스케일과 디테일은 작품의 형식적인 측면, 미적인 측면을 재단하는 키워드지만 전시를 구성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 『톨스토이전』은 기본적으로 입체성을 살리고자 하였다. 전시 구성에서 통유리를 설치하여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텍스트에 레이어를 주었고, 영상과 영상, 텍스트와 텍스트가 겹치는 효과는 관객으로 하여금 텍스트와 영상에 집중할 수 있는 장치로 고안된 것이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입체적인 만화경 영상, 3M크기의 톨스토이 조각상, 직선적인 동선보다는 계단을 올라가거나 다리를 건너면서 작품을 조망하는 구성은 작품을 관람한다기보다 작품 주위를 산책한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관람객은 동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다 보면 부지불식간 러시아의 대문호의 문향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톨스토이展_작품 해포 장면 및 인수 장면_2004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톨스토이展_전시 공간 구성 설치 장면_2004

철의 방에서 건져 올린 600여 점, 영혼을 되돌아보는 전시 ● 65만점을 소장한 러시아 국립톨스토이 박물관에서 추리고 추린 원작 600여 점의 전시는 19세기 러시아의 예술과 문화, 그리고 톨스토이라는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를 파헤칠 수 있다. ● 이 전시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톨스토이의 삼부작이랄 수 있는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부활』의 친필원고가 소개된다는 점이다. 이 친필원고는 여태 러시아를 떠나 본 적이 없다. 철의 방이라 불리는 수장고는 러시아 고위간부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중요한 자료방이다. 따라서 이번에 전시된 톨스토이가 직접 쓰거나 가필한 친필원고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너무나도 값지고 소중한 기회다. ● 이 전시를 꼼꼼히 본다면 족히 3시간은 걸린다. 웬만한 장편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과 견줄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럼에도 동일한 전시를 4번씩 보는 관람객도 있고, 한 공간에서 1시간을 감상하는 관객도 있다. ● 친필 원고 외에도 톨스토이와 지속적인 교류를 나누었던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의 대가 일리야 레핀의 회화와 삽화, 러시아 이동파 일원인 살타노프가 톨스토이 영지를 그린 풍경화,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두상을 제작한 긴츠부르크의 톨스토이 조각, 모파상?에밀 졸라 등 유럽 대문호들의 삽화를 주로 그린 루다코프의 삽화, 『닥터 지바고』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아버지이자 톨스토이가 가장 좋아했던 삽화가 레오니드 파스테르나크의 선묘 삽화 등 조형예술작품도 수십 점이 전시되고 있다. ● 『톨스토이전』은 전시 외에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책 만들기(Ur Art), 톨스토이와 함께하는 창의놀이 프로그램, 톨스토이 학교 교사 워크숍(경기문화재단), 연극 바보이반(극단 21) 등 교육적인 부대행사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 『톨스토이전』은 100년 전 살았던 한 위대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동행하면서 감각적이고 교과서적인 재미만을 강조한 현대전시에서 영혼의 울림이 있는, 그리하여 우리의 감각을 뛰어넘어 '그 어떤' 무한한 숭고함을 발현하는 전시로 평가받고자 한다. 톨스토이가 유년 시절에 찾아 헤맸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푸른 나뭇가지'처럼 말이다. ■ 정형탁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톨스토이展_다리처럼 건너가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 공간 구성_2004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톨스토이展_야스타야 폴랴나 자택의 파사드를 살린 공간 구성_2004
I.Y.긴츠부르크_집필 중인 톨스토이_청동_28×18×25cm_1891

조선의 민중을 대변한 위대한 예술가 ● 톨스토이가 태어나서 60여 년을 보내고 그토록 사랑했던 야스나야 폴랴나(톨스토이의 고향이자 영지)를 죽기 전 10일 동안이나 떠나 있었던 이유가 뭘까?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논쟁은 시들지 않고 있다. 해석의 실마리는 그가 작가이자 사상가로 살았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 그는 젊은 시절에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위대하며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세상 사람들이 고통 받는 동안 자신의 행복만을 찾으려 하지 않았고, 부와 명예를 버림으로써 위대한 예술가이자 "사랑의 전령사"로 기억되었다. ● 죽음을 앞둔 무렵의 일기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자신을 "평범한 묘에 안장하고 기념비를 세우지 말며, 슬퍼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 일찍 부모님을 여읜 톨스토이는 어린 시절부터 슬픔을 알고 있었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전쟁에 참전하여 "전쟁이 인간 이성과 인류의 본성에 대립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농민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한 식당을 만들면서, 2년간 폭염과 강추위를 겪으며 러시아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여행하였다. 누구도 신이 부여한 생명을 앗아갈 권리가 없다는 생각에 사형제도를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선의 오랜 문화가 붕괴되고 조선인이 박해 받던 시기에 조선의 민중을 변호하기도 하였다.

일리야 레핀_장밋빛 안락의자의 톨스토이_캔버스에 유채_107×91cm_1909
L.O.파스테르나크_소설 부활의 삽화-카츄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학생 네흘류도프 종이에 연필, 백분_24.9×39cm_1898~1899
에디슨이 선물한 축음기, 사용하던 펜, 타자기가 있는 톨스토이 집필실 모습

세계적 보물을 한국에 가져 온 사연 ● 1911년 12월 28일 모스크바의 박물관이 처음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였다. 소비에트 정권은 초기에 톨스토이박물관에 국가적 지위를 부여하였다. 오늘날 모스크바 국립톨스토이박물관은 세계의 주요 문학 기념박물관 중 하나가 되었다. ● 톨스토이 박물관은 톨스토이의 하모브니키 재택 박물관과 톨스토이가 죽었던 조그만 시골 기차역인 아스타포보역의 톨스토이 아스타포보역(驛) 기념박물관, 그리고 프레치스텐카에 소재한 문학 박물관과 퍄트니츠카야에 소재한 분관을 포함한다. 박물관의 소장품은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강철로 된 금고실에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톨스토이의 친필 원고들이 보존되어있다. 회화, 선화, 및 조각상들은 4만5천 점 이상에 달한다. 박물관의 사진 자료는 2만 3천 점에 이르며, 7천 장 이상의 톨스토이 사진 및 사진 원판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모스크바 하모브니키 재택 박물관은 6천 점 이상의 진품 전시물을 소장하고 있다. ● 『살아있는 톨스토이전』은 모스크바 국립톨스토이박물관 직원들과 우리 한국 동료들이 함께 진행하였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톨스토이와의 만나게 될 관람객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이 전시물들은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을 믿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수십 년간 이 소장품들을 보존해왔다. 이 유물들이 모스크바를 떠나 서울로 가는 것은 그만큼 큰 이별이었고 우리에게 용기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 박물관 동료들은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였기에 이를 진행했던 것이다. 톨스토이 박물관에는 노무현대통령에서부터 어린 아이까지 한국인들의 관객이 가장 많다. 한국인들의 톨스토이 사랑은 국경과 시대를 뛰어넘고 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우리 국가들과 민족들 간의 수십 년의 침묵은 깨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톨스토이는 여기서 우리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적과 연령, 및 문화를 불문한 사람들의 형제애와 단결은 그의 가장 중요한 사상이었다.

김태중_반짝이는 그림(Twinkle Drawing)_야외 설치_200×200×200cm_2005
정인엽_나비와 꿈(Butterfly and Dream)_야외 설치_280×280×500cm_2005
톨스토이가 객사한 아스타포보 기차역

인간 영혼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 『톨스토이전』은 초판본을 비롯하여 톨스토이의 문학 작품들 중 희귀본들을 가져왔다. 또한 작가의 유품들, 100장 이상의 사진들, 원본 삽화들, 유명한 화가인 레핀, 네스테로프, 파스테르나크가 그린 톨스토이의 초상화들, 선화와 조각품들 등을 포함한다. ● 전시품의 핵심은 톨스토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소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의 친필원고를 관람객들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톨스토이의 친필원고를 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드문 기회이며 특별한 경우이기도 하다. ● 『톨스토이전』의 전시품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위대한 인간의 유일무이한 영적 형상을 재현하고 함께 영적 탐구의 길을 떠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톨스토이의 가정적 환경은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톨스토이 가족의 삶은 러시아 역사와 삶에서 가장 흥미 있는 페이지 중 하나다. 톨스토이의 가족사는 그의 영적 탐구의 강렬함을 반영한다. 동시에 야스나야 폴랴나(톨스토이의 고향이자 영지)를 떠나면서 발생한 비극적 드라마가 반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 톨스토이의 교류에는 환상적인 것이 있었는데, 이것은 동시대인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앞서 살았던 이들과의 교류였다. 독서는 그로 하여금 신과 세계, 그리고 수 세기에 걸친 인간의 영혼과 대화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전시회에서 동시대인과 위대한 선배들의 영적 경험에 대한 톨스토이의 깊은 관심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오늘날 우리의 문을 두드리는 톨스토이에 대해, 우리에게 논설 『자성하라!』로 호소하는 톨스토이에 대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 영혼과 세계의 진리"를 제시하는 톨스토이에 대해, 임종시에도 자신의 마지막 저서 『인생의 길』을 떠올린 톨스토이에 대해 『톨스토이전』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으며,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양심을 뒤흔든다. 그는 임종 무렵에 말했던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순응하라"는 격언으로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 비탈리 레미조프

문의_ 전시문의 Tel. 02_323_4505 / 단체문의(15인 이상) Tel. 02_322_7769

Vol.20041223c | 살아있는 톨스토이를 만난다-톨스토이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