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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1220_월요일_07:00pm
참여작가 권다님_류진희_이수정_이정환 조형은_최기순_허소정_홍진선
Opening 「Casual Party」 2004_1220_월요일_07:00~12:00pm 간단한 다과와 공연 / 정민아_25현 개량 가야금 연주
Christmas 「Wine Party」 2004_1224_토요일_07:00~12:00pm 인터넷 닉네임 명찰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간단한 표시를 한다 Siderique / 송현주_언플러그드 기타가수 / 마이클잭슨 따라하기_퍼포먼스 공연
연말 파티 2004_1231_금요일_07:00~12:00pm 인터넷 닉네임 명찰과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간단한 표시를 한다 정민아_25현 개량 가야금 연주 / Joy Pop / 마이클잭슨 따라하기_퍼포먼스 공연
에스파스 다빈치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5-23번지 카사 플로라 Tel. 02_6409_1701
싸이홀릭 영 아티스트들(Cyholic Young Artists) ● 미니홈피와 블로그, 요즘 신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문화다. 그들은 도토리로 새로 나온 스킨을 장만하고 미니홈피를 예쁘게 꾸며서 자신을 PR하고 쥬크박스에 좋아하는 음악을 모아서 듣고 파도타기를 통해 1촌들을 관리한다. 만약에 당신이 무슨 말인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면 미안하지만 당신은 요즘 말로 쉰세대가 되는 셈이다. ● 90년대 중반부터 급속하게 발달한 인터넷은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새로운 소통의 문화를 양산해 왔다. 인터넷의 국내 상용화의 역사가 이제 10여 년을 조금 넘었는데 한국은 이미 IT강국이 되었고 카페문화, 채팅문화, 개인 홈페이지 문화 등을 거쳐 이제는 블로그 시대에 접어들었다.
블로그(Blog)는 인터넷을 의미하는 웹(web)과 자료나 일지를 뜻하는 로그(log)의 합성어인 웹로그(Weblog)를 줄인 말로서 인터넷에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리는 개인 사이트를 지칭한다. 블로그라는 이 새로운 형식의 문화는 90년대 후반 미국에서 발달한 이래 2001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고 일반인들에게 상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초반쯤으로 여겨진다. 그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는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그 사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 블로그는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자 타인과의 소통의 공간이다. 자신을 마음껏 PR하기도 하고 개인의 관심사에 관련된 자료를 올리기도 하고 개인의 생각을 일기처럼 자유롭게 쓰지만 읽어주고 코멘트 해주는 이가 없으면 곧 사멸하고 만다. 그래서 블로거(Bloger-블로그 사용자)들은 타인의 블로그에도 수시로 접속하여 상호 소통의 관계를 끊임없이 만들어간다. 개인 홈페이지 형식의 사이트가 여전히 주류를 이루기는 하지만 요즘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 형식의 블로그가 많이 등장했는데 내가 만난 「파란피심장」이 그 좋은 예가 될 듯싶다.
그 이름만으로도 호기심과 섬뜩함을 유발시키는 「파란피심장」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블로그인 싸이월드에서 모인 인터넷 작가모임이다. 기성화단의 병폐와 시스템을 비판하며 대안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에 도전하려는 젊은 작가들이 싸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 모의를 시작한지 벌써 2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결과물로 이번엔 오프라인 파티를 준비했다. ●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 창작에 종사하는 젊은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이 클럽의 멤버들은 대부분 미술대학을 막 졸업했거나 작업을 접었다가 다시 시작하거나 외국에서 공부하다 이제 막 한국에서의 여정을 시작한 프레쉬(Fresh)하고 영(Young)한 작가들이다. ● 대학에서의 전공이 다르고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이 젊은 작가들은 그들 각자가 살아왔던 20여 년의 히스토리가 다르듯 생각도 다르고 작업 스타일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 다름이 주는 개성과 다양성, 그리고 그들의 젊음이 주는 에너지가 바로 그들의 무기이자 파워의 원천일 것이다. ●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들은 그들의 젊음과 개성과 다양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데 매체와 장르를 크로스오버하기도 하고 게임의 형식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관객과의 협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평면회화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권다님과 찰나적이고 기계적인 기록 매체인 사진을 수공업적인 바느질과 결부시켜 디지털을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으로 재현해내는 류진희, 전통적인 매체인 조소 작업을 스톱메이션(Stopmation) 영상작업과 결부시켜 보여주는 이정환은 매체를 크로스 오버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작업을 풀어낸다. 신문잡지, 주차장, 지하철, 꽃, 전시장 등 자신의 주변에서 찍은 일상적인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하는 최기순은 2차원의 정지된 이미지(Still Image)를 3차원의 움직이는 이미지(Moving Image)로 보여준다. ● 거대하고 캄캄한 미로를 설치하여 관객들에게 희망의 출구 찾기 게임을 제안하는 이수정과 자신의 시간을 태워 만든 양초를 박물관 형태로 벽면에 설치하고 작가가 직접 만든 시간저장 장치인 매직T(Magic T)를 관객들에게 판매하는 허소정은 관객들을 작업의 일부로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 관람자에게 타자기로 문서를 쓰게 한 후 그 문서를 다시 분쇄기에 밀어 넣도록 유도한 후 갈기갈기 찢어진 메시지가 거대한 입 속으로 소화되어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하는 조형은과 고양이를 닮은 봉재 인형을 만들고 찌푸리고 있는 고양이 머리 사이로 작가가 말하는 '검은 골칫거리 녀석'이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각자의 골칫거리를 써서 밀어 넣게 유도하는 홍진선의 작업은 전시장을 찾는 관객들을 더 이상 구경꾼(Viewer)으로서가 아니라 참여자(Participant)로 자신들의 작업에 결부시킨다.
'신나는 예술세계로 춤추듯 뛰어들어가는 아름다운 에너지들의 모체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그들에게 예술이란 놀이이자 유희고 음악이자 춤이고 어렵고 난해한 것이 아니라 쉽고 친근하고 재미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 서로의 작업에 관해 좋아하는 음악이나 공연에 관해 실컷 수다를 떨었던 이 20대의 영 아티스트들은 이제 그들의 수다를 관객들과 함께 하고자 오프라인 파티를 열었다. 이제는 파티에 가서 그들과 함께 신나게 즐기는 일만 남은 것이다. 그들이 벌이는 이 유쾌한 파티를 통해 미술이 좀 더 재밌고 유쾌해지길 기대해본다. ■ 이은화
Vol.20041220a | 파란피심장의 Off-LINE Part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