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4_1211_토요일_05:00pm
프로젝트 스페이스 집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4-14번지, 가로수길 Tel. 02_3446_1828
공동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최승훈과 박선민은 신문의 사진과 머릿글들을 조작하지 않고 거칠게 조합하여 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을 확대하여 전시하였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한 건물의 외벽만큼 크게 확대시켰다. 머릿기사들은 가장 시각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시가 되었고, 다큐멘타적인 성향이 강한 신문사진들은 제거되어 버린 기사의 본문을 연상시키는 암호의 열쇠말과 같은 구실을 하게 된다. 동시에 이러한 사진들은 조합을 통해 경험적이고 개인적인 연상들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이미지가 된다. ● 그리고 함께 전시된 '전등 오브제'는 시각장애자들을 위한 점자의 형식으로 만들어져서 눈으로 읽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져서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전등오브제에 사용된 텍스트들은 내용적으로 다른 작품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도, 모든 시각적인 것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빛'으로 환원되어서 전시장의 조명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 프로젝트 스페이스 집
최승훈+박선민_'시' 연작 중 한편_디지털 프린트_2000 ● 과거. 친숙함. 모국어. 오래된 버릇. 규범들이라는 짐 속에서…. / 보다. 질문하다. 발견하다. 깜짝 놀라다. 숙달하다. 오해하다. 재인식하다. 관련성을 만들다. 새로운 습관을 키워나가다. 소통하는 것을 익히다. 서서히 이해하다. / 노동하다. 살아가다. 일상이 되다… / 최승훈과 박선민의 시 연작 중에서 "낯선 나라에서 잠이 깨어"('시' 연작 中 인용)는 이런 좌표계를 새롭게 만들어나간다는 뜻일 것이다.
최승훈+박선민_'Let me be vague', Lightobject_혼합재료_2001 ● 또는…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란 보고도 파악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읽을 수 없는 글자 앞에 선다는 것은 눈뜬장님이 되는 것. 최승훈과 박선민이 만든 Lightobject는 볼 수 있고 아름답게 받아들여지지만 언어적인 의미는 손으로만 읽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점자로 만들어져 시각장애자에게 열려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이 현실세계는 점자 전등들의 숨겨진 텍스트인 'Here isn't my home(여기는 나의 집이 아니다)', 'Let me be vague(나를 모호하게 내버려 두라)', 'It's my shadow(그것은 나의 그림자)', 'We dance on a rope (우리는 외줄타기를 한다)', 'The end is beginning(끝이 시작되고 있다)' 를 향해 "항상 새로운 빛을 비출 것이다"('시' 연작 中 인용).
최승훈+박선민_'시' 연작 중 한편_디지털 프린트_2000 ● 또는… 신문을 해독하고, 머리기사와 사진들을 골라서 의미를 만들어 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들에는 일상적인 정보가 작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를 보여주며 또한, 그로테스크하고 부조리하고 코믹한 머리기사와 사진들로 뒤덮여있다. 그리고 이 "알 수 없는 어떤 것"('시' 연작 中 인용)들이 만나서 새로운 의미들을 만들어 낸다. 실내나 건물의 외벽에 길게 걸려있는, 다양한 신문에서 선택된 사진과 머리기사들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포스터는 행간에 숨겨진 숨은 뜻을 찾는 '일상의 시'가 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시적 축복 없이"('시' 연작 中 인용) 시각적인 요소로 제시된다.
최승훈+박선민_'크로넨부르그' 시리즈_컬러 프린트_1999 ● 그리고... 실제의 척도에 의문을 가지고 비례를 뒤바꾼다. / 일반적인 관점이란 없다. 단지 그때그때의 시각이 있을 뿐. / 크로넨부룩(Kronenburg)이라고 하는 자연보호지역에서 촬영한 사진 시리즈는 "전혀 알지 못했던 풍경으로의 초대" ('시' 연작 中 인용)이다. / 이 평범한 자연보호구역에서 개구리의 시점(바닥에 붙어서 보는 낮은 시점)으로 장난감, 곤충, 달팽이 등을 탐색한다. 백조들은 물웅덩이로 된 호수에서 수영하고, 딱정벌레는 여우를, 거미는 양을, 달팽이는 소와 노새를, 사슴은 무당벌레를 만난다. 무성한 이끼들 속에서 사슴과 사냥꾼과 개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사냥터 장면, 그리고 한 가족이 삭아버린 나무벤치의 나뭇결 사이로 산책을 한다. 마지막으로 노새, 양, 사슴, 여우, 소, 개 등의 아주 작은 장난감 인형들의 가족사진. 역할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를 통해서 이 사진 속 세상은 "광기와 현실사이에서" ('시' 연작 中 인용) 하나의 현실 가능한 세상으로 뒤바뀐다.
최승훈+박선민_무제_혼합재료_2004 ● 그리고... / 인간은 하나의 개체. / 비둘기는 성스러운 동물. / 모두가 서로 다르고, 다 똑같은 도시속의 삶. / 수많은 집들. 수많은 자동차들. 수많은 사람들. / 수많은 비둘기들. 수많은 쓰레기들... / 거리를 유지하고, 격리를 통해서만이 내밀함을 되찾을 수 있다. / 그리고 누군가... / 천대받는 이웃인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줌으로서 비둘기의 왕이 된다. / 태고의 로맨틱한 멜로디의 음표처럼 전선위에 앉아있는 그들은 / 여전히 "모든 것은 하늘높이 향하는 오래된 영혼"('시' 연작 中 인용). / 우리의 머리위에서 불타고 있는 전선위의 촛불처럼... / 소멸해 가는 시간. 에너지로의 전환. 그리고 배설물들... / 마치 우리들의 삶처럼 그저 / "전진, 전진하라", / "앞으로 저 앞으로" ('시' 연작 中 인용) ■ Susannah Cremer-Bermbach
Vol.20041211a | '최승훈+박선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