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

올해로 4회를 맞게 된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졸업전시는 타 미술 대학 졸업전시의 방향과는 분명 다른 노선을 밟아왔다. 상업갤러리를 빌려 학생의 한두 작품만을 출품하는 기존의 졸전방식은 이미 post modern이후 예술의 다양한 공간 실험력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대학 내에서 학생 각자에게 규모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매년 치러지는 졸전은 미술학부 건물내부의 전체공간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에서 그 대안을 모색했던 것이다. 이는 작업 공간 자체가 전시, 설치 공간이 되는 방식으로 학생 스스로가 물리적인 노력을 감수해야하지만 창작 활동이 비단, 작품제작에만 할애되어 수동적인 입장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천력이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 작가 개개인이 미술학부 건물 내에 전시공간을 선택하고 스스로의 공간을 설계하여 전시 저변을 마련해내는 것부터가 창작 활동의 시작이자 마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그러한 의미에서 국민대학교 졸전의 능동적인 행동력은 학생 개개인의 작업의욕을 대변할 수 있다고 하겠다. 58명 규모의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전시형태와 방식을 취하게 된다. 개인에게 할애되는 공간을 구성하는 작업이니만큼 각 부스마다 독특한 시각을 반영하여 차별화시키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졸전이라는 타이틀아래 단체전의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전의 특징을 살리게 하며 개인 부스 내에서 각자의 매우 독자적인 공간장악력이 발휘되는 방식이다.

입체미술과 / 위_강지원_김가희 / 아래_김도연_김영길

입체미술과 / 위_김영신_김용민 / 아래_김한샘_노윤희

입체미술과 / 위_노지혜_류지현 / 아래_류효진_박기범

입체미술과 / 위_박동엽_박진희 / 아래_서주희_오세정

입체미술과 / 위_오진령_이선미 / 아래_이수정_장금희

입체미술과 / 위_정은빈_주승재 / 아래_하가영

4회에 접어드는 국민대졸전의 성격을 한마디로 단정을 짓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적합한 단어를 찾는다면 '진보와 보수'의 혼성이라는 말로 적게나마 그 맥을 짚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21세기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어떤 방식으로 전망하는지의 시각은 학생 각자의 선택이며 그들의 몫이다. 한 가지 방향의 거푸집으로 우겨넣어 주조되는 작품성향은 이미 작가 개인의 성향을 대변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국민대학교 졸전은 이런 한 가지 성격화를 과감히 거부하는 전시 형식을 선택했고 좀 전에 언급한 바 있는 개인전화 된 전시 시스템에 맞물려 각 전시의 장르 또한 개인의 성향에 맞추어 다양화한다. ● 매체의 시각적 특징을 탐구하는 미학적 측면의 진지한 접근, 전시에서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개념적인 접근, 개인의 환타지를 시각화하는 접근, 등은 미디어의 경계를 와해하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진중한 시도들이다.

회화과 / 위_강지윤_권혜진 / 아래_김상윤_김선휘

회화과 / 위_김세인_김수경 / 아래_김수진_김연세

회화과 / 위_김은영_김현정 / 아래_남학현_노장근

회화과 / 위_박정원_박진경 / 아래_방원미_서충걸

회화과 / 위_성유림_손경환 / 아래_안영태_오진영

회화과 / 위_위정희_윤호선 / 아래_이정란_이정민

회화과 / 위_장희선_정연희 / 아래_정인영_정지영

회화과 / 위_정해련_정현정 / 아래_조송희_조원장

회화과 / 위_조형섭_진형주 / 아래_황현정

이런 전시의 다양성이 한데 묶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르들은 크로스 오버되고 시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어낸다. 매년 치러지는 졸전은 방대한 양의 작업들의 상호 작용을 유도하는 볼거리 다양한 놀이와 축제의 개념이 되기도 한다. ● 이번 전시 제목인 『노리』는 각자 다른 노선을 선택하여 견고히 다져진 장르들이 한데 묶이는 형식을 대변하기도 하며 동시에 창작활동에 몸담아 나아갈 작가로써의 길을 다져나가는 젊은이들의 남다른 고집과 열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 제4회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졸업준비위원회

Vol.20041202c | 제4회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졸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