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서 있다.

이용수 사진展   2004_1129 ▶ 2004_1221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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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1129_월요일_05:00pm

2004_1129 ▶ 2004_1211 그린포토갤러리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52-10번지 고려빌딩 B1 Tel. 02_2269_2613 www.gallerygreen.co.kr

2004_1213 ▶ 2004_1221 갤러리 뷰 대구시 중구 봉산동 220-36번지 Tel. 053_423_3520

이곳에 서 있다 ● 아마도 십여 년 전에 길이란 것을 주제로 작업을 시작하였다가 얼마 진척을 못보고 그만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 계기는 강릉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당시 상하수도가 있는 길은 막다른 길이 없다는 나만의 깨달음이라 믿었다. 그래서 어떠한 지역의 길에서도 상하수도가 지나는 길이라면 스스럼없이 믿고 돌아 다녔었다. ● 카메라를 매고 처음 가보는 도시 외곽의 골목길을 걸어 다니고 있었을 때였다. 작은 골목길이였지만 하수도가 지나는 길이라서 당연히 큰길과 연결될 것이라 믿고 어둡고 침침한 골목길을 한참을 걸었다. 골목 모서리쯤 밝게 빛이 들어오기에 이제쯤 이 골목길이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밝은 빛이 서서히 내 눈에 적응되고 사물이 상으로 맺혀지는 순간, 내 앞에는 아무 것도 없는 단지 수평선만이 보여 지는 바다가 보였던 것이다.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그 순간,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당혹감과 텅 비워져 버리는 느낌들......복잡한 감정이 교차되는 순간들이었다. 난 그곳에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멍하니 한참을 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여지껏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아주 평범한 것을 깨달았다. 얼마 되지 않는 내 자신의 앎이 정말 보잘것없는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길 작업을 포기하게 되었는 것이다. ● 중략 ● '사진은 발의 예술이다'란 나의 은사님의 말씀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진기를 매고 더 많은 길을 헤매고 다녔지 않았나 싶다.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길, 나의 나이만큼 길을 걸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 지난 만큼 더 걷게 될 것이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걸어 볼 때도 있고, 쳇바퀴처럼 매일 같은 길을 걸을 때도 있다. 길을 걸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똑같은 길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를 것이다. ● 길, 앞에 놓여진 길, 아니 앞으로 가야 되는 길보다 뒤돌아 보이는 길을 볼 때 어떨까? 사진을 하면서부터 뒤돌아보는 일이 이젠 습관이 되어버렸다. 줄곧 우리들은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무엇을 향해서 쉼 없이 뜀박질한다. 무엇 때문에...

이용수_이곳에 서 있다_흑백인화_2004

길은, 우리들의 삶을 길로써 자주 비유한다. 똑같은 길이 없으며 똑같은 우리 생김새가 없는 것처럼, 내가 보았던 길과 다른 이에게 보여 지는 이 길이 어떤 길로 보여 지는지... ● '길은 그리움을 부른다' 어느 드라마의 제목이다. 나에게서 길은 외로움이란 이름의 배낭을 매고 각기 다른 그리움을 부르지 않는가 생각한다. ■ 이용수

Vol.20041129a | 이용수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