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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세계갤러리 인천시 남구 관교동 15번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1층 Tel. 032_430_1157
오! 나의 즐거운 무릉도원 ● 한 장의 그림 속에서 현재와 오랜 옛 과거가 은근슬쩍 조우(遭遇)한다. 케케묵은 먼지가 풀풀 떨어지는 오래된 그림 속 한 장면 안에서 현재의 나와 옛날 그 시절 인물들이 우연히 만나 즐겁게 한 때 어우러진다.
오늘날 내가 꿈꾸는 이상향은 옛 고인(古人)들이 꿈꾸어 왔던 이상향과 별반 다른 모습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인간이 품게 되고 또 겪게 되는 욕망과 애욕의 실체는 결국 지금까지 언제나 같은 내용이 아니었을까? 시대에 따라 외양만 바뀌었을 뿐 내면의 알맹이, 그 본질은 항상 동일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 사이에서 쉼 없이 뿜어져 올라왔던 욕망과 애욕의 실체가 동일하다면, 스스로를 생활 속에 얽어매는 복잡다단한 관계의 많은 고리를 끊어내고 한 순간이나마 온전하게 맛보고 싶어하는 이상적인 순간, 이상적인 세계 역시 고금(古今)의 시간적 구분을 뛰어넘는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옛 선비들이 꿈꾸어 왔던 낙원-무릉도원(武陵桃源). 실재(實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항상 정신적 위안과 심리적 안식을 나누어 주었던 곳. 개개의 사물들이 그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것이 충만한 기운으로 넘쳐나 더 덧붙일 것도, 더 덧씌울 것도 없는 그 자체로 완벽해지는 시공간.
나는 무릉도원을 꿈꾼다. 오늘의 현실이 내게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헛헛한 욕망의 끝자락을 훌훌 털어내고, 옛 그림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따뜻한 자연, 그 찬란한 풍광(風光)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마치 어린 소년 마냥 옛 것들과 한바탕 신나게 어우러져 본다. ● 의미있는 시간이 어디 '현재' 뿐이랴. / 아름다운 공간이 어디 '이곳' 뿐이랴. ■ 서은애
Vol.20041029a | 서은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