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

서일영 사진展   2004_1020 ▶ 2004_1026

서일영_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_컬러인화_102×124cm_200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룩스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4_1020_수요일_06:00pm

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아파트가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주거형태가 되어버렸다. 아파트의 등장은 원래 한정된 공간에 많은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인 것이고 외국에서는 서민들의 주거공간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외국에도 도심에 최고급아파트 들이 있긴 하지만 그것을 필요로 하는 특수한 계층을 위한 공간이고 일반적으로는 교외에 아름다운 주택단지가 있고 넓은 정원과 풀장이 딸린 2층 단독주택에서 애완동물도 키워가면서 여유롭게 사는 것이 모든 이의 꿈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국이 고층아파트로 도배가 되고 있으니 이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우리나라만의 진풍경이라고도 할 것이다.

서일영_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_컬러인화_102×124cm_2004
서일영_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_컬러인화_102×124cm_2004

현대인의 획일화된 주거형태는 획일화된 생활패턴을 낳는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생활수준의 사람들이 비슷한 공간에서 살고 비슷한 생활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가구의 위치도 비슷하고 같은 위치의 거실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거의 같은 사이즈의 TV에서 똑같은 TV 프로를 시청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같은 시간, 같은 위치에 놓여 있는 식탁에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같은 침대위치에서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며 아침에는 같은 위치의 화장실에 위아래로 수십 명이 줄줄이 앉아 있는 우리들을 상상해 보자. 아마도 思考마저도 같을지 모른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너무나 따분하고 단조롭다 못해 한편의 코미디가 되고 나중에는 끔찍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서일영_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_컬러인화_102×124cm_2004
서일영_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_컬러인화_102×124cm_2004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의 일과 생활을 가지고 바삐 지내겠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혀 관찰해 본다면 그다지 큰 개인차이 없는 대동소이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고민과 불행, 실연의 슬픔을 혼자만 겪는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에게는 엄청난 사건이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늘상 일어나고 있는 일일 것이다. ● 서일영은 이러한 획일화되고 패턴화된 현대인의 생활모습을 사진에 담아보려고 했다. 그의 사진을 들여다보면 새삼스럽게 우리 모두가 참으로 개성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사진 속에는 이러한 "같음과 다름"을 주목하여 주의 깊게 다루고 있다. 제각기 다른 사람과 구성원이 문득 거의 같은 무대장치(세트) 속에서 존재하는 듯 하며 로봇처럼 프로그램된 생활패턴에 따라 살아나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미시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똑같은 패턴 속에서 사실은 어느 누구도 전혀 같지 않은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일영_大韓民國, 住居平等共和國_컬러인화_102×124cm_2004

문득 죠지 오웰의 빅 브라더가 생각난다. 빅 브라더에 의해 강제되고 통제된 생활 속에는 자유와 개성은 전혀 없으며 지옥과 다름없는 생활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현대는 유사이래 최고의 자유로운 시대임엔 틀림없지만 자유를 겁내는 많은 현대인들은 스스로 자기발로 획일화된 빅 브라더의 통제 속으로 들어가 안주하는지도 모르겠다. ■ 전흥수

Vol.20041020a | 서일영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