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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1006_수요일_05:00pm
작가와의 만남 2004_1009_토요일_03:00pm_진행 이기명 2004_1016_토요일_03:00pm_진행 이기명
선 아트센터ㆍ선화랑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4번지 Tel. 02_734_5839
우리시대의 예술가 ● 지난 30년 간 사진을 찍어오면서, 사진의 본질은 그 기록성에 있다고 생각했다. 보다 더 정확한 기록을 위해서는 대상의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도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긴 역사 속에서의 오늘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마치 김홍도나 신윤복이 자신의 주변인을 포함한 민중들의 문화생활 양식을 화폭에 옮겨 담았던 것처럼 나는 우선 내 주변의 예술가들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시절 내 주변의 예술학도를 시작으로, 뉴욕시절에는 뉴욕의 한인 예술가들을 거쳐 지금은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기록하고 있다. ● 내가 그들을 스튜디오가 아닌 그들이 주거하고 있는 집이나 작업실 혹은 그들이 즐겨 거닐던 거리에서 촬영하기를 고집하는 것은 오늘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사진에 함께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세기 후에는 오늘날의 기록 사진 혹은 풍속도가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록 사진 중에서도 특히 인물사진에 내가 매료된 것은 나 자신이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소박한 심정의 발로였다.
고교시절, 당시 은사이시던 김태한 선생님(2004년 작고, 경성대학교 사진학과 교수 엮임)에게 한번은 친구 졸업식에서 찍은 무등탄 까까머리 고교생 친구의 사진을 보여 드렸더니 "이것이 진짜 인물 사진이다"라고 말씀하셔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이전까지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얼굴만 크게 클로즈업된 사진만이 인물사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이후 대학 시절부터 대학가 학사주점, 하숙방 등 그 시대의 환경을 중요시하며 주변의 인물들을 촬영해왔다. ● 80년대 뉴욕 유학시절, 어떤 인연으로 예술가 포트레이트로 유명한 알렉스 카이저(독일사진가 오토 슈타이너의 제자)의 조수 생활을 통해, 크롭핑에서 1밀리미터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사진을 몸으로 체험했다. 그래서 지금도 내 사진에는 사진의 모서리, 즉 가장자리를 매우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나의 인물 사진은 내가 바라보는 그 사람에 대한 사적 해석이다. 물론 그 속에 찍히는 대상의 개성과 철학은 물론, 이미 내 몸 속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교와 불교적인 것이 함께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양의 사진가들이 찍은 인물 사진들과는 보는 방법에서 궤를 달리하고 결과물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의 작업이 국제적으로 발표될 필요도 없으며 우리 시대의 문화적 가치로서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 끝으로 밝히고 싶은 것은 여기에 수록된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나의 동료였고, 스승이었다. 그리고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년 이상씩의 교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방황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내가 실의에 차 있을 때 용기와 희망을 불러일으켜 주었던 사람들이다. 여기 미숙한 나의 사진에 모델이 되어 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임영균
Vol.20041010a | 임영균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