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익명으로 살아가기

김중태 사진展   2004_0830 ▶ 2004_0912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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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830_월요일_07:00pm

사진쟁이 1019 서울 종로구 공평동 18번지 Tel. 02_723_1977

Prologue지금.. 살아가고 있는 부부들에 대한 이야기... ● 쉽게 접근해서 부부가 일상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들을 진실 게임을 풀어가듯, 부부가 살아가며 느끼는 일상이란 것들이 얼마나 진실 되고, 또 얼마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인지 함께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물음들을 해보았다. 부부가 살아가며 보여지는 일상적인 삶이란 것. 누구에게나 보여지는 이 일상의 삶이란 것이 왜 내게 익명으로 살아가기로 다가왔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단지 살아가며 느끼는 일상에서 내가... 나라는 존재가 스스로 자꾸만 밀려가는 어떤 것들에 무기력해지는 나를 발견하는, 그것들이 싫어지고 이러다가 끝내는 나 我 라는 존재 자체를 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삶의 여정에서 수많은 일들이 왔다가 가겠지만 사십대 중반의 남자가 느끼는 일상이란 것에서 사랑, 그 중에서 특히 Sex 란 것으로 부부가 살아가는 어떤 단면들을 풀어보려 했다. 일상으로 보여지는 부부란 것들은 이미 보여지는 사실과 함께 그렇게 살고 있음을 누구나 인정하는 것들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은밀한 부부간의 밤의 일들은 한 이불 속 같은 사람만 느끼고 아는... 아주 비밀스런... 정말 숨기며 살아가는 익명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일상에서 감춰진 수 없는 익명에서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일까?_2004. 8.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Epilogue ● 내 나이 사십 중반... 2004년... 작년 말부터 집사람이 내게 주입하는... 주입하기보다는 입버릇처럼 "당신 이젠 사십 중반이다"... 어릴 적 기억에... 이젠 어른처럼 보였든 그 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한지 네 번째 해... 산다는 것이 무엇이엿든가? 서른 중반의 방황이 지금에 와서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나의 무던함이 무겁다. ● 1982년 4월 4일... 봄... 쌀쌀한 날에 동아리 신입생 환영체육대회에서 처음 본 후배 여학생이 지금의 내 아내 임순희다. 이후로.. 연애하다.. 87년 12월 5일에 겨울치곤 화창한 날에 우린 결혼했고 딸 둘 낳아 지금 큰아인 고등학교1학년, 작은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다. ● 낯설음으로 다가온 함께 살기 결혼 초에 퇴근하여 간간 총각 때 살던 동네로 향하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황당하게 돌아서곤 했던 발걸음이 이젠 습관처럼 가야 할 곳이 그곳 뿐 인양... 아침에 나온 집을 향할 적마다 지친 육신을 쉬게 할 마음의 안식처가 이곳뿐인가? 하는 우울한 질문을 하게 된다. 거리의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들 속에서 저들의 안식처는 어디인가? 나처럼 우문을 하고 있는가? 알 수 없는 현답을 궁금해하며 살아가는 사십대 아저씨의 휑한 눈을 실소로 숨겨보지만 습관처럼 살아가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 부부란? 사전적 의미로 부부란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는 남녀의 신분. 신분상 효과로서 부부는 동거의무와 부양, 협조, 정조의 의무라는 물질적, 정신적, 육체적 의무를 지게 된다" 사전적 의미로 주어진 부부의 삶에 난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혹 살아감의 일상이란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의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언제부터인가? 집안에서 점점 커지는 아내의 목소리와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아버지란 존재를 거부하는 듯한 두 딸의 몸짓에서 내 목소리가 공허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나는 무엇으로 이 자리에 존재하는가? 내가 살아온 삶의 단편들이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두 딸의 아버지로서, 또 내 아버지의 아들로서 존재하는 나는 무엇인가? 내 스스로의 물음에 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가훈을 "즐겁게 살자"로 정한 내 집에서 몸소 아버지로 무엇을 얼마나 보여 주었던가? 내가 살아온 남편의 모습은... 가장이란 아버지의 모습은 어떻게 보여져 왔을까? 아직은... 아빠가 없는 저녁상에는 아무거나 먹어... 그렇게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두 딸의 말에 위안을 삼아가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 주변인... 삶의 여정에서 이제부터는 살아감이란 것이 주변부로 가는... 주변인이 되어간다는 좀 서글픈 생각들 말이다. 흰 머리카락이 점차 늘어나면서 날 잡고 있는 많은 생각들... 언제부터? 알 수 없는 치밀어 오는 생각들... 삶의 중심에 서 있었던 기억도 없이 벌써 이렇게 주변인이란 생각을 하다니... 거부할 수 없는 어떤 힘이 날 밀어내고 있는 것에 또 다시 정면 대응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받아들이는 날 미워하고 싶다. ● Sex... and... "너 두 내 나이 되어봐라..." 흔한 말로 그렇게 치부하며 살아오며 들었던 말들이 왜 내게 아픔으로 다가오는가? ● 그랬나보다... 거부할 수 없는 어떤 힘과 변화란 것에 그냥 그렇게 "내 나이 되어봐라... " 하는 푸념으로 나보다 좀더 일찍 내 나이를 거친 선배님들은 모든 것들을 대변했나보다... ● 익명으로 살아가기 아줌마와 아저씨로 총칭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익명으로 살아감을 강요당하고, 익명으로 살아야 하는 당위성을 더 떳떳하게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소리치는 나의 정체성을 애써 감추며 살아가는 시간들이 늘어나며 익명으로 살아가기가 더 편안한 것임을 느끼는 나는 무엇인가?_2004. 8.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김중태_디지털 리터칭, 한지에 사진유제 리퀴드 라이트_34×23cm_2004

사족하나 사진쟁이 1019는 서울 상계동에 있던 사진가 최광호 작업실 겸 갤러리의 이름이다. 아트디렉터로 최광호님을 모시고 사진 제자인 김애경님이 인사동에 또 다른 사진쟁이 1019를 2002년 9월에 오픈을 하였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 공간이며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즐길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는 Cafe & Gallery 사진쟁이 1019 주인장 호호 아줌마의 염원이 가득 담긴 작은 공간이다. 언제나 열려 있는 집... 오다가다... 생각나면 들러 차 한잔의 여유와 배고픔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공간 Cafe & Gallery 사진쟁이 1019 이곳에 오면... 언제나 호호 아줌마의 포근함을 아주 적은 돈으로도 가득 먹고 갈 수 있습니다. ● 사족둘 창조집단 1019는 예술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찾기 위해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순수한 비영리 창조집단입니다. 후원해 주신 후원금으로 1019상과 사진집 발행, 그리고 지속적인 사진전을 열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적극적인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사족셋 갤러리에서 차를 팔고 먹거리를 판다 ?? 더구나 어둠이 내리면 알콜 꺼정 판다 ??? Cafe & Gallery 사진쟁이 1019... 팔지 않는 것이 없다 ???? 사진전 초대일 8월 30일 월요일은 저녁 7시부터 늦은 밤... 까지 계속 됩니다. 아참... 그거... 갤러리가 정말 협소한 관계로... 전시 축하로 화환을 보내는 일은 정말 없어야 합니다. 화환을 보낼 여력으로 다른 거... 있죠??? 그런 거... 그거 보내주세요... _2004년 8월에... ■ 김중태

Vol.20040830a | 김중태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