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4_0821_토요일_05:30pm
갤러리 인데코 서울 강남구 신사동 615-4번지 Tel. 02_511_0032
여성을 소재로 시작되어온 작업은 남자들과의 차별을 느끼면서 나에겐 작가적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본질적인 신체적 차이와 정신적 사고의 차이는 풀리지 않는 고리처럼 나의 주위를 맴돌고, 사회적으로 고정화된 남성과 여성과의 고정관념은 뿌리깊게 고착되어 이해 할 수 없는 여자들의 이중적 삶이 시작된다. 오늘날 우리들은 사회적 통념에서 가정적인 여성과 자상한 남자로 살아가게 프로그램 되어 간다. 자신의 의지보다는 보여 지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게 만들며, 타의적으로 형성된 자신의 여성성, 남성성으로 주어진 삶을 살게 된다. 개인의 개성은 무시된 체 사회적 통념에 길들어 간다. 외모 지향적인 사회적 분위기에 미(美)적인 여성의 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그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여성들은 성형미인이라도 되려고 노력한다. 언제부터인가 아름다움의 기준도 기성품처럼 일정한 기호에 맞게 맞춤 미인이 성행한다.
여성과 붉은색의 조화는 에로틱한 느낌을 준다. 빨강은 정열과 열정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남성들에게는 흥분을 일으키는 색상이다. 정열적으로 강한 붉은색은 나에게는 묘한 퇴색적인 느낌의 색상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여성과 가장 잘 매치 되는 색이기 때문이 아닐까.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르게 퇴색적인 이중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붉은색을 나는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많은 욕구 불만과 사회 풍조에 대한 혼란이 나로 하여금 붉은색을 선택하게 만든다.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는 극적으로 붉은색과 청색을 대립시킨다. 청색과 붉은색은 보색으로 서로 닮은 점도 없고 강하게 자신을 각기 주장한다. 그래서 그 강렬함은 시선을 멈추게 만든다. 극적인 대립은 서로 공존하며 대조적 조화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내 안엔 나 아닌 새롭게 보여 지는 또 다른 자아가 숨겨져 있다. 또 다른 내적 심성이 다양하게 있듯이 이중적인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이중적인 모습은 순종적이면서도 포악성을 내뿜고 있으며, 웃거나 울고 화내고 질투하고 때론 선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런 다양한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가운데 나는 여성이지만 남성의 성향을 가지게 되는 등 놀라울 정도로 인간의 내면의 극적인 대립이 대치한다. 보여 지는 외형에선 여성스럽지만 그 뒷면엔 자신도 놀랄만한 남성적인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 이번 작업의 내용에서도 다중성의 성향을 가진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성애적인 사랑이나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성격들을 표현함으로써 개인의 정체성의 혼란 속에 진정한 자아(自我)를 찾아가는 스스로에 대한 작은 몸짓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이 한 개인을 다중인격으로 인해 파멸을 야기할 위험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또 다른 성향을 그 개인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어떤 진리나 고정관념에 맞서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난 지금도 타인을 의식하며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이면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 ■ 이혜선
Vol.20040821a | 이혜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