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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스페이스 키친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0-16번지 영락빌딩 B1 Tel. 02_338_4020
언제였는지 기억도 못할 정도의-아주 오랜만에 펜을 들고 침대 위에 누워 있으니, 영롱한 빛을 내는 유리 구슬 같던 내 스무살이 생각난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보내지도 않을 편지를 쓰고, 누가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일기장을 쓰던... ● 이쁘기만 한 내 어린 스무살 시절... 어느새 20대의 막바지 길에 서 있고... 추억들을 하나 둘 천장에 그려보며, 남들처럼 20대를 살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 지으면, 어느 순간 방안 가득 희뿌연 유리창이 되고 만다.
누구에게도 들키기 싫었는데 웃던 얼굴에 그늘이 지고, 정말 아무렇지 않다고 여겼는데 불쑥 가슴이 저려오고,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요령이 생겼다고 자신 있게 말하곤 하지만 갈수록 사람이 힘겨워지고... 이젠 익숙해진 습관처럼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이며, 베개에 얼굴을 묻고 돌아누워도, 선잠 결에 스치는 실낱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내 몸을 휘감은 바람이 되고 눈물이 된다. 떠나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내 마음속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을까... ● 이번 키친의 전시테마가 '비틀기'였듯이 좀더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봐야겠다. ■ 오수연
Vol.20040815c |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04 내부공사-비틀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