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Nㆍ이주, 노동과 정체성

민영순_알란 데수자展   2004_0813 ▶ 2004_0918

민영순_알란 데수자_Strangers to Ourselves_비디오_2004 본 전시 초청장으로 디자인된 이미지로 알란 데수자의 머리부분과 책의 이미지가 파문이 일고 있는 물의 표면에 비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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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813_금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_2004_0814_토요일_01:00pm

쌈지스페이스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3

쌈지스페이스는 올 8월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재미교포 작가이자 전시 기획자인 민영순을 초대, "XEN-이주, 노동과 정체성" 전시를 개최합니다. 민영순과 인도네시아계 영국작가인 알란 데수자와의 퍼포먼스를 포함하는 본 전시는 한국의 경제,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주 노동자 문제를 이슈화하고 한국 내 이주 노동자 그룹과 재미 한인 노동자 그룹을 비교 분석합니다.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비인간적인 환경을 고발하는 동시에 이들이 인간다운 조건아래 체류하는데 필요한 법적 문제를 멀티미디어 설치, 사운드작업과 퍼포먼스로 검증하는 본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Moving Target_비디오_2004 새이주노동자법안이 무효화된 것에 항의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명동대모현장을 촬영, 편집한 작업으로 자동회전 프로젝터를 통해 영사되는 비디오 설치다. 2003년 여름 이주노동자들을 인터뷰한 비디오와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의 인물사진을 디지털 이미지로 출력하여 함께 설치한 작품이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이주노동자 단체의 리더이자 행동대원인 네팔인 사마 타마. 그는 지난 4월 데모가담 중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불현듯) 유괴된 후 강제 추방당하였다.

전시 제목과 기획의도 ● XEN-전시제목 XEN-은 '손님,' '외국인,' '이방인,' '침입자' 라는 의미를 포함하는 그리스어의 어근이다. 젠으로 발음되는 xen-은 비논리적이고 모순적인 학습을 통해 해탈과 깨달음으로 이르는 동양 종교철학 선 사상(禪) Zen과 동음이의어이다. 이러한 언어 게임을 통해 작가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방인(xen-)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명상(zen)해 보도록 유도한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군포의 한 공장에서 플라스틱 조형작업중인 방글라데시 노동자를 찍은 비디오 이 노동자는 오후 5시에서 오전 7시까지 14시간을 일하게 된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쥴리아 우니에바는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중앙 아시아에서 이주해온 그는 처음에는 노동자로 일하다가 현재에는 한국내 러시아인들을 위한 '우리모두'라는 월간지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본 전시는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간주되는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주제화한다. 세계화의 요구와 함께 시작된 노동자그룹의 해외 이주는 서구 선진국가에서 유래된 것으로 경제성장을 위한 수단이었다. 선진국이나 개발 도상국가 역시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수의 값싸고 3D 직종을 마다 않는 외국인 노동자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각 해당 국가의 정부는 이들이 자국의 경제성장에 원천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합법적인 체류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는 불법 체류 노동자의 증가라는 각 나라의 공통의 문제로 도래하였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군포에서 일하며 살고있는 방글라데시 부부. 남편은 6년 전에 한국으로 이주하였고 부인은 결혼 후 작년부터 한국으로 이주하여 현재 부부가 함께 살고 있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안산 부근에서 6년째 거주해 오고 있는 파키스탄인 가족의 사진.

본 전시는 또한 한국인 역시 서구의 불법체류 노동자인 실태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작가의 비디오 작품에 등장하는 미국 LA의 한인타운에서는 한국인과 남미의 라틴계 노동자가 노동인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그 중 일부만이 합법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 인식에서 작가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국가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지구촌의 현실을 상기하며 이러한 조건에서 국적이나 국가를 이루는 구성요소가 과연 무엇인가를 자문한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직장에서 사고로 손가락을 잃은 파키스탄인. 그는 이 사고로 직장과 집을 잃고 현재 성남 이주민센타에서 지내고 있다. 그의 경우처럼 의료비를 회사에서 물어주지 않거나, 외국인이기 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직장사고와 관련된 예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민영순_알란 데수자_Field/Work_비디오_2004 안산에 거주하는 프로 축구선수. 브라질에서 온 그는 민영순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피부색 때문에 한국에서 겪은 인종차별에 대해 얘기한다.

전시 구성3층 메인 갤러리_본 전시장은 사운드작품, 포스터, 비디오 프로젝션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전시장 전체를 가득 채우는 사운드 작업과 함께, 중앙에는 수백 장의 포스터를 놓아 관객이 한 장씩 가져가도록 한다. 노동자, 정체성과 관련된 단어들이 붙어있는 전시장 벽면에는 비디오 이미지를 프로젝터로 투사한다. ● 2층 프로젝트 갤러리_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를 인터뷰한 영상이 6대의 비디오 카메라의 액정모니터를 통해 보여진다. 관객은 마치 자신이 그들을 인터뷰를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 1층 가라지 갤러리_두 작가는 2000년부터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반전 평화시위 퍼포먼스 『Bed-In』을 차용한 동 제목의 퍼포먼스/설치 작업을 발표해 왔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보여준다. 본 퍼포먼스에서는 본인들도 전시를 위해 고용된 이주노동자 부부라고 자처하면서 퍼포먼스 기간 내내 이주 노동자 신분으로 전시장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남편 데수자는 동남아계 영국인이고 아내 민영순은 코리안 아메리칸 이다. 두 작가는 침대 위에 기대어 앉아 손님을 맞고 관객과 함께 정체성, 노동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 쌈지스페이스

Vol.20040813a | XENㆍ이주, 노동과 정체성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