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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811_수요일_06:00pm
갤러리 조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B1 Tel. 02_783_1025
집은 비었고 무리는 떠났다. ● 비어있는 집. 그리고 불안정하고 견고하지 않은 집은 그야말로 안심할 수 없는 이 세상을 의미한다. 대학시절 IMF를 겪으며 안정이라 여겼던 것들이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불안정하고 가변 하는 세상에 적응하려면 빠르게 변화할 수 있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 안정이라 생각되는 터전에 머물러서 만은 안 된다. 집은 그런 과거의 안정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집을 떠난다는 것은 과거의 가치관과 관습으로부터의 탈피이다. ● 골격이 없이 늘어진 비닐의 집의 모습은 참담하다. 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초라함,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진 비닐의 투명성으로 적나라하게 노출된 집에서 인간은 보호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안정이라 생각했던 장소로서의 집은 이제 그 의미를 잃었다. 그러므로 무리는 집으로부터 떠난다.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기능이 없는 집으로부터 떠난다.
무리는 무엇을 향해 가는가? 더 나은 안정을 얻기 위해? 진정한 만족을 누리기 위해? 불안을 순식간에 잠식시킬 거대한 안정의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인가? 그러나 그런 안정이 이 세상에 어디에 존재할 것인가? 그러나 무리는 집으로부터 떠났다. 과거의 집으로부터 떠나는데 따르는 위험부담과 알 수 없는 미래, 여행의 종착지를 알 수 없는 두려움, 과거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 옛 기억의 망상들이 떠나는 무리를 자주 뒤돌아보게 만든다. ● 무리는 여행을 통해서 과거에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얻게 된다. 그리고 집을 떠났을 때 그것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진정으로 자유로워졌음을 체험한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 동행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떠나는 방향과 목적은 공통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가장 현실적인 관계를 이룬다. 무리 속에 서로 다른 개성들이 충돌하며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 에너지로 변환되어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 이 새로운 에너지가 세상에 영향을 발휘한다. 무리에 의해 전도된 집단은 또 다른 떠나는 한 무리의 행렬을 이룬다. ■ 김현진
Vol.20040812a | 김현진 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