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up Girl Project

애희 개인展   2004_0730 ▶ 2004_0807 / 월요일 휴관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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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730_금요일_05: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진흥원

아트선재센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144-2번지 B2 Tel. 02_733_8945

A... pin-up girl 되기 / 되기 ● 나는 pin-up girl의 형태로 보여지는 self-portrait를 찍고 있다. 내가 찍고 있는 self-portrait는 내 자신이 스스로 규정하는 '자화상'이기 보다는 '분열된 자아상'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규정하려는 노력의 과거의 self-portrait와 달리 스스로 자신을 규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제각기 자율성을 갖는 이미지이다. 현 대중문화의 주체자이자 소비자이며, 광의적이고 분열된 문화 코드의 일원으로써 내가 다양한 양태로 표현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pin-up girl 되기를 하면서 주된 컨셉이었던 섹슈얼한 이미지는 섹스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맥락도 반복 재생적으로 담론화 시키려는 의도가 전연 없다. 남성의 눈에 맞추어 발전을 거듭한 복식사 내에서의 섹슈얼 코드의 전통은 이제 남성/여성, 아이/어른의 기호구별의 모호해짐과 더불어 '섹스/섹슈얼한 이미지'는 '섹슈얼한 이미지/그냥 여러 대중 이미지의 하나'로 확장되었다.. 섹스어필 하다는 것은 남/녀,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또 특별한 담론 없이 그냥 잘 팔리는 대중문화의 무기 중 하나인 것이다. ● 나의 'self-portrait'는 보여지기 위한 작업이다. 종전의 pin-up girl처럼 특정대상과 관객의 고정된 관음적 포획 대상으로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게 허상이든 실제이든, 마돈나처럼 창녀의 이미지든 성녀의 이미지든, 그 어떤 이름으로 불려지던 간에 문화의 흐름에 따라 변형되고 확산된 이미지이고, 또 어떻게 변화할지 아직 모르는 이미지이다. 규정된 자아보다는 대중문화 속의 한 개인으로써 나의 얼굴과 옷, 헤어스타일 등 우리가 차용해 낸 대중문화의 다양한 코드 (드라마, 영화, 잡지)를 통해 대중의 이미지에 치중하고 있는 타인이면서 동시에 분열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1. A... pin-up girl 되기 / pin-up (girl) ● pin-up girl 은 일반적으로 벽에 핀으로 꽂아놓는 사진 ( 사진의 모델 ). 또는 박제된 이미지 속에 가두려는 대중의 관음증 적 시선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대중이란 대체적으로 세계 대전과 함께 '군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전장에 있는 남성들을 말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pin-up girl 이라 하면 떠올리는 모습은 2차 대전 시기의 라나 터너, 베티 그레이블 등 헐리우드의 글래머 스타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0~70년대 와서 몸매를 자랑하는 모델들 사진의 달력이 유행을 일으킨 바 있다. 영화평론가 '마조리 로젠'은 초창기부터 1940년대의 pin-up 배우들 및 백치 미녀들이 Sexual Objects 「성적 대상물」로 묘사되었다고 지적한다. 또한 pin-up 현상을 할리우드가 인간의 가치와 성적 매력을 분리시키려는 흥미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시대의 대중문화 속에서도 pin-up girl 하면 그냥 남성중심의 섹스 심벌의 '몸' 이라는 생각이 통용될까... ● 2차 대전 이후 pin-up girl로 인식되었던 '섹스 심벌'의 이미지는 '플레이보이' 라는 잡지에서 노골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섹스산업으로 연결되어 좀 퇴폐적이고 음란하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현 시대의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른 연예인이나 영화 포스터를 비롯한 여러 이미지들을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주고받거나 말 그대로 pin-up하여 그 이미지 속에 살고 있다. 유독 젊은 남성들이 글래머러스한 여자의 사진만 꽂아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근래에 한창 열광했던 '이효리'가 조금은 섹시한 pin-up girl 이미지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pin-up의 관객은 현 문화소비의 주역인 10~20대 남, 여 에서부터 엘비스 프레슬리와 오드리 햅번을 잊지 못하는 장년층까지 확산, 분열화 되었다. 또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 인물, 즉 게임의 캐릭터, 아바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스타 우상에서 일반 우상으로 세속화된 핀업 (얼짱, 몸짱 등),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주인공의 범위 또한 종전의 글래머 여인으로 한계 지었던 것에 비해 다양하게 확대, 재생산된다.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2. A ... pin-up girl 되기 / popularity / popular art ● 과거에는 문화 엘리트를 위한 고급문화가 일반 대중을 위한 저급문화와 구분되어 존재해 왔지만, 현대는 대중문화가 고급과 저급의 경계를 파괴하면서 지배적인 문화로 자리 매김 하였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나름대로 시대의 문화적 가치와 변화 무쌍한 대중의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그릇이 된 것이다. 방법 면에서도 예술의 각 장르간 폐쇄성을 거부하고 다른 시대, 다른 문화로부터 양식과 이미지를 차용하거나 혼합(mix), 탈 장르화 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사람들은 현대 대중문화 속의 쾌락과 정보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이 대중문화의 힘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 매니아가 되고 그 속에서 열광하고 있다. 또한 대중문화는 특정사회의 구조와 구성원들의 삶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면서 변화해 나간다. 특별히 의도하지 않더라도 대중문화를 접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 삶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문화 평론가를 위시한 일부 사람들은 전통주의 대중론에 입각하여 저속하고 위험하며 고급문화의 전통을 위협하는 바람직하지 않는 문화로 취급한다. 속은 보지 못하고 겉만 보는, 또 허상만 쫓는다며 폄하하고, 올바른 문화로써 정화되길 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문화 이해와 교육을 요구한다. 지금의 대중문화를 이끄는 것은 10~20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질서, 성적 방종, 폭력이라는 이미지가 부여되기도 하고 정 반대에의 맥락에서 문화산업을 이끌 주체로 추켜세워지기도 한다. 어쨌든 이들의 '매니아' 적 성격은 문화적 다양성을 확산시키는데 기여하며 이제 우리 문화산업을 떠받치는 강력한 기둥으로 서 있는 것이다. 일례로 요즘 신종어로 '얼짱'이라는 하나의 코드를 만들었는데 그들이 pin-up하는 얼짱과 대중 스타 등은 지금 이 시대의 미적 기준이고, 패션 산업이며, 이미지를 통한 광고 마케팅 등 무시될 수 없는 총체적인 문화산업이자 문화코드인 것이다. ● 나는 의문을 제기한다. 허상만 쫓는 겉보기 문화와 '제대로 혹은 바람직한 것' 이라고 하는 문화는 어떻게 구별될 수 있는가... 어쩌면 그들이 꿈꾸는 '올바른' 문화형태라는 것이야말로 허상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제작 기간동안 보드리야르를 초빙하여 토론을 하며 만들었다는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이 시대에 허상이라 불려지든지 실제라 불려지든지, 또 '표피적이고 키치적이어서 올바르지 않다'라 하든지 간에 현 시대의 문화는 다름 아닌 현 시대의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한 대중 문화는 예술과 삶을 통합하고 시대에 따라 당대적 삶의 철학을 반영한다. 고급예술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전적으로 단념하지 않는 이상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지대해 질수록 대중 문화의 형식과 기법, 내용을 적극 수용하고 편승함은 물론 대중미술로의 변화를 꿈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3. A ... pin-up girl 되기 / multi~ ● 이미지 속에서 작가 자신은 익명의 변화하는 모델 역할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프로젝트 안에서의 역할도 다양하다. 모델, 촬영, 편집, 이미지 메이킹, 오브제 제작, 마케터 등 작가의 멀티플레이를 추구한다. 이런 점에서 마돈나의 '마돈나 되기'와 나의 '핀업 걸 되기' 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마돈나는 가히 혁명적이랄 만큼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다. 그녀가 그녀 스스로 '마돈나 되기'를 했을 때 그녀는 가수였고, 노래도 만들었으며 배우이고, 80년대의 음악 비즈니스에서 영상이 차지하는 힘을 간파,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여 현재의 뮤직비디오 시대를 열었으며, 그녀의 광 팬인 '워너비'가 생겨남으로써 여성 해방가가 되기도 하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역량을 과시했다. 또 끊임없이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의 의식변화에 맞추어 변화시켰다는 점. 그리고 패티시적 요소를 패션에 반영하여 기존 담론에서 벗어나 대중화, 일반화 시켰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상품화, 마케팅 하였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는 정보화 시대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한 매체의 변화와 생활양식의 변화는 예술에 있어서도 변화의 동참을 요구한다. pin-up girl 프로젝트는 변화하는 작가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것을 표현해내는 방법적 요소 또한 스틸 이미지, 영상, 각종 인쇄물, 인터넷의 활용, 오브제 설치. dvd 등의 매체 활용 등 다양한 장르의 융합, 혼합으로 멀티적 요소의 궤도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애희_Pin-up Girl Project_디지털 프린트_현수막_2004

4. A ... pin-up girl 되기까지 / Interactive ● 예술작업에 있어서 상호작용( Interactive ) 이라는 용어는 기존의 작가(작품)와 관객의 관계가 테크놀러지의 발전에 힘입어 일방적 형태에서 Interactive 형태로 바뀌어 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말한다. pin-up girl 프로젝트는 여기서 더 나아가 단순히 작가(작품)와 관객이 만나기 이전 과정에서부터 쌍 방향적 관계의 시도를 한다.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분야는 pin-up girl을 표현하는 모델이 있고, 스틸 촬영 팀, 영상 팀, 웹 홍보 팀, 의상 팀, 메이크업과 소품, 인쇄물 관련 편집디자이너 등이 있다. 이들은 서로 기생하는 관계이다. 서로 상호적 기생관계에 있는 -예를 들면 의상 디자이너는 옷을 만들어 나에게 제공하고 그들은 그 옷을 걸치고 찍은 내 이미지를 사용한다..옷은 그 혼자(물질, 물성) 있을 수 없고,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분야의 일원들이 모여 '분업화', 또 이를 '융합' 함으로써 대중성과 객관성을 취득함은 물론이고 현대 미술에서 작가의 개인적이고 주관적 관점에서 작업하는 기존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작업 활동의 가능성까지 제시해준다. ■ 애희

Vol.20040731a | 애희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