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空+間)

서울시립미술관 기획展   2004_0706 ▶ 2004_0808 / 월요일 휴관

공간(空+間)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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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김순희_박성원_서정국_신옥주_이순종 이영하_정승운_지니서

담당 큐레이터_이은주

관람시간 / 10:30am~09:00pm / 주말,공휴일_10:3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중구 서소문동 37번지 본관 1층 Tel. 02_2124_8800

선적인 구성을 통해 공간과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는 작품들이 가지는 공간개념을 보여주면서, 비물질적 요소가 물질적 요소와 상호 작용하며 만들어 가는 미술작품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이 『공간(空+間)』展은 우리의 인식 속에 상투적으로 잡혀있는 공간의 의미를 동시대 미술작품을 통해 새롭게 보기를 제안하는 것으로 입체공간에서 작품을 이루는 선과 그 선 사이의 여백이 가져다주는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작품을 구성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작용하는 공간을 재인식하게 한다.

이순종_비무장지대_인조머리카락_가변크기_2004

이순종 ● 인조 머리카락 등의 재료를 이용해 사물의 모습을 형상화하거나 혹은 명쾌한 개념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깨끗한 화선지 위에 먹으로 드로잉된 흑백의 이미지를 그대로 3차원의 공간에 담아내고 있다. 제한된 재료 안에서 흔적을 남기는 기법에서 벗어나 경계없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유롭게 그어대는 선들로 작가는 흔적을 남겼다 이내 지워버린다. 그럼으로써, 선과 선이 만들어내는 사물의 이미지는 그 사이의 여백마저 사물을 형성하는 실(實)의 공간으로 전환되지만, 사물이 사라짐과 동시에 이내 허(虛)의 공간으로 변해버린다.

서정국_생명의 줄기_스테인리스 스틸_149×125×120cm_2004

서정국 ● 희고 고요한 벽면을 배경으로 죽죽 뻗은 대나무들은 마치 흰 종이위에 먹으로 그려진 이미지들을 연상시킨다. 종이위에 그어댄 먹의 이미지가 흰 여백 안에서 작용했던 평면에서의 드로잉을 3차원적 공간과 사물의 소통구조로 이끌어내고 있다. 드로잉 안에서 재료가 드러내는 금속의 성질은 공간 안에서 부드럽게 작용하며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마디마디 대나무의 생장하는 줄기와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는 갈대들은 이 3차원의 공간 안에서 자생성을 가지는 자연의 생명력을 그려내고 있다.

이영하_Adam's Garden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4

이영하 ● 철판과 철사 등으로 만든 군집 인물상을 통해 작품이 놓여지는 공간과 작품과의 상호 소통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Adam's Garden」은 인간(자아)과 인간(타자)간의, 인간의 내적 감수성과 외적 환경들 간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군집된 인간상들은 바로 현실의 우리 모습이며, 철사라는 라인만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자신의 내면까지 내보이며 서있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작품은 자신의 내면과 소통을 시도하며, 자신과 타자, 그리고 놓여진 작품과 관람객 간의 소통을 한꺼번에 담아내고 있다.

정승운_무제_나무_가변크기_2004

정승운 ● 조각된 글자와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간결하고 직설적인 개념을 전달하고 있는 정승운의 공간설치 작업은 이미지를 통해 개념을 이끌어내는 여타 작품들과는 반대적 접근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벽과 벽을 연결하여 만든 거대한 벽면 전체에 쓰여져 있는 글자들은 아주 심플한 '집', '숲', '꿈'이란 단어들이다. 평면화된 입체 조형물을 통해 보여지는 시각적 측면은 각각의 글자사이의 여백을 채우는 실(實)이 보여주는 정신적(사유적) 측면과의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지니서_Blue Crossing_벽화와 종이컷팅_가변크기_2004

지니서 ● 공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 구조와 물리적 성격에 가장 적합한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벽면에는 드로잉이 마치 벽화처럼 장식되어 있다. 벽면에 그려진 선들은 부드럽게 선과 선 사이를 넘나들며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공간에 설치된 종이 작업은 각각의 종이에 그려진 건축적 요소들이 그 너머의 또 다른 종이와 겹쳐지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부드럽게 진동하고 있는 표피적 면과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건축적 구조물은 그 사이의 유기적 관계와 색채를 통해 하나의 심리적 공간을 형성한다.

박성원_·_유리 등 혼합재료_가변크기_2004

박성원 ● 유리로서의 재료가 지닌 공예적 감성을 조형적 설치로 끌어낸 「상상 속의 파티」는 유리를 공간설치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면서도 재료가 가지는 감성을 최대한 담아내고 있다. 생명체의 본원적 움직임을 나타내는 꿈틀거리는 유리의 형상은 살아 숨쉬는 에너지와 환희에 찬 색채를 머금고 있다. 유리 라인들이 결집된 작품은 공간 안에서 서로 서로 유연하게 반응하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원초적 생명력은 3차원의 공간에서 그 의미와 열정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순희_The Wall & The Communication_철사그물 등 혼합재료_가변크기_2004

김순희 ● 기본 단위의 반복 재생산을 통해 안과 밖의 소통이 단절된 사물들에 소통을 시도하는 이 작업은 벽돌로 쌓은 벽면이나 돌무덤의 피라미드, 우주 등 기본 도형들의 집합이다. 얼기설기 얽혀진 철사 그물망으로 '보이지 않는 벽면'을 구축하고, 외부의 공기를 내적 에너지로 축적하여 그 에너지를 다시 밖으로 내뿜는 양방향의 소통을 시도한다. 이 공간들은 서로 맞닿아 있지만 소통할 수 없는 닫혀진 공간을 열려진 공간으로 재구성하며, 물질과 물질 사이의 공간이란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신옥주_지혜의 문-손을 잡다_컬러인화_150×220cm_2004

신옥주 ● 철을 구부리거나 용접해 만드는 「지혜의 문」 작품들은 감정이 죽어버린 철판에 선을 그어 잘라내고 열을 가하여 잡아 늘이면서 부드러운 긴장감과 자연의 생명력을 지닌 새로운 형태로 태어난다. 그에게 있어 공간이란 것은 자연의 생명이 자라나기 위한 영역과 같은 것으로, 안과 밖의 소통을 통해 생명력을 부여하고 그 생명체가 점차 생장해 가면서 점유해가는 열린 공간으로의 지향이다. ■ 서울시립미술관

Vol.20040711b | 공간(空+間)展 ②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