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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623_수요일_05:00pm
이 전시의 주제는 참여작가와 기획자가 토론을 통하여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며, 3명의 작가가 같은 주제 하에 각기 다른 시선을 옴니버스식으로 전시하게 됩니다.
박용석 / 2004_0623 ▶ 2004_0629 류현미 / 2004_0702 ▶ 2004_0712 김정은 / 2004_0715 ▶ 2004_0721 관람시간_11:00am~06:00pm
작가와의 대담 / 2004_0717_토요일_03:00pm_브레인 팩토리 참여자_박용석_류현미_김정은_유영호_김용익
브레인 팩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정말이지 인생은 60부터 일까? 인생의 완숙한 황혼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인생, 이제 일할만큼 일했고 자식들도 컸으니 하고 싶은 일하며 놀며 즐겁게 살면 될까? 만약 내가 60이 되었을 때 과연 나는 나의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을까? 인생의 숱한 경험으로 완숙함을 지니게 되고 세상을 관조하며 너그럽게 가족과 이웃을 대하며 삶의 의미를 깨닫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삶은 그리 간단치 않다. ● 여기 세 명의 젊은 작가들을 통해 우리는 60대의 건강한 남성에 관한 세 가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들이 말하고 있는 60대의 건강한 남성은 바로 그들의 아버지들이다.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소스이자 작가가 30이 넘도록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같이 살았고 또 지금도 살고 있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장으로서 그리고 가족구성원의 일인으로서 가족 내의 다양한 문제들의 제공자로서 그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는 가족 구성원과 밖과의 중간 매개자이기도 하다. 사회의 변화에 따른 많은 문제들 그들 통해 가족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들은 남성이다. 소위 남성 위주의 가치관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의 모순의 제공자로서 혹은 희생자로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 단선적인 시각이다. 세 명의 작가는 아버지의 시각으로서, 가족과 본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아버지의 희망을 통해서 세상과 만나고 우리를 만난다.
박용석은 아버지의 취향에 의해 수집된 물건들을 하나의 오브제로 제시하고 있다. 작가의 아버지는 그자신의 독특한 시각과 취향으로 세상을 만나고 물건을 수집하고 그것을 집안의 곳곳에 설치한다. 그의 설치품들은 때론 유머러스하고 기발하며 생활의 잔잔한 여운을 느끼게 한다. 집 앞 주차장의 주차방해물, 등산 다니면서 여기저기서 주워 온 돌들로 이루어진 설치물, 그 자신의 건강함의 상징인 마라톤 완주 사진, 서예학원 선생님의 글씨를 똑같이 모사하며 연습하는 결과물 등을 통해 우리는 60대 건강한 남성의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의 하나를 엿보게 된다. 그의 수집품이 작가에 의해 미술관으로 재 수집되어 오브제로 관객들에게 제시된다. 자! 여기에서 우리는 이 오브제들을 무엇으로 불러야 할까? 미술이 결국 취향의 문제라고 한다면 아버지의 취향을 통해 우리는 정직하게 다시 한번 미술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할 것이다. 미술이 단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작가에게 발굴된 그의 수집품들이 제시하고 있는 이면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생활의 발견이다.
류현미는 전시장을 하나의 카운슬링 장소로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에게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방식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 작가가 우리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는 대단히 개인적인 문제들이다. 60이 넘은 나이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직업을 새롭게 갖게 된 아버지, 아버지로 인해 발생한 빚과 이를 해결하려는 어머니 그리고 그 둘을 바라보는 작가는 어쩌면 서로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고, 옳다고 믿는 신념과 문제의 해결방식 또한 다르다. 전혀 다른 각각의 세계 속에 머물렀던, 그러나 가족이라는 특별한 관계로 연결되어져 감내해야만 했던 문제들은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하루를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작가는 지극히 내밀한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모두에게 고백하고 묻는다. 여전히 나는 좋은 방법을 모르고 있노라고, 그리고 조언이 필요하다고.... 관객은 전시장에서 작가의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작가에게 조언을 할 수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입장을 듣고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관객들은 각자의 경험에 맞게 누구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한다. 이는 다시 수집되어 다른 관객에게 오픈 되며 이로 인해 우리는 작가와 작가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대화에 참여한 익명의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된다. 이 관계 맺기야말로 중요한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작가가 던진 질문은 바로 나의 질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대화의 내용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전달될 예정이며 실제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나눌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은 무엇일까?
김정은은 아버지와 함께 몇 개의 광고를 만들고 이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작가의 아버지이며 광고 속에서 그는 그가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정수기에 관한, 그리고 자신의 세일즈 능력에 관한 광고를 한다. 작가의 아버지는 60대 건강한 남성의 또 다른 전형을 지니고 있다. 여러 차례의 사업 실패와 그를 못미더워하는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그는 가장으로서 그리고 능력 있는 한 명의 남성으로서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모든 가족의 구두를 닦아주고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한 후 돈을 많이 벌기를 희망하며 세일즈에 나선다. 그의 인생에서 은퇴란 말은 없어 보인다. 그는 일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일을 하려 한다. 이젠 좀 쉬시라는 가족의 만류에도 그는 자신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자 한다. 작가의 시선은 그의 희망에 머무른다. 단지 60대 건강한 남성의 희망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영원히 진행되는 삶에 대한 희망이자 긍정이 아닐까? ● 왜 60대의 건강한 남성인가? 60대의 건강한 남성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아버지 세대에 대한, 60-70년대의 경제발전시대에 대한, 또는 가부장적인 흘러간 시대의 복고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 험악한 명퇴시대, 아버지의 수난시대에 뜰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세 가지 이야기들을 통해서 위의 문제들이 아닌 보다 광범위한 문제들을 만나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세대를 초월하는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되는 세 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미술에 관한 젊은 작가들의 고민을 만나게 될 것이다. 미술이 담을 수 있는 그리고 이야기해야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이고 어디까지일까? 우리에게 해답은 없다. 그러나 고민하고 도전하는 정신은 있다. 그리고 실험은 계속 되어져야 한다. ■ 유영호
Vol.20040625c | 60대 건강한 남성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