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AMENT 2

심재현 개인展   2004_0604 ▶ 2004_0630

심재현_그늘 날개_혼합매체_300×900×180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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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604_금요일_05:00pm

갤러리 세줄 서울 종로구 평창동 464-13번지 Tel. 02_391_9171

광야에서 작열하는 태양을 피할 바위와 사막의 강을 만드는 조각 ● 우리나라의 미술계에서 종교를 소재로 다루는 작가들 중에는 많은 이들이 구상적 접근을 통하여 영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심재현 선생은 믿음을 주제한 추상적 조형성을 추구하는 작가다. 그는 오랫동안의 미국생활을 접고 '96년 귀국을 하여 지금까지 조각에 전념해 온 작가다. 그의 미국에서의 조각, 회화, 오브제 작업들은 추상표현주의적인 경향이 강하였다. 귀국 후 그의 작품들은 건축적 구조와 덩어리(mass) 生命性의 本質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가 가지고 있는 신앙의 本質과도 통하고 있다. ● 최근 그의 작업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작품의 뒤를 보여주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대부분의 조각이 덩어리에 갇혀 시각의 분절을 요구하는데 그의 작품에서는 정면에서 보아도 옆과 뒤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투각적 구조는 그 작품 속에서 영적 투명성을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그러한 구조는 그의 작품을 통하여 전지자의 순명한 영성을 느끼게 하는 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억지로의 노력이 아닌 神의 능력으로 실험적 예술형태를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생각되어지며 "하늘 아래 진정한 새것은 없다, 아니 내 것은 없다." 라고 외치며 길과 사막의 강을 만드는 구도자의 자세를 보는 듯 하다. ● 이번에 전시되는 그의 작품 -「언약Ⅰ(TESTAMENT)」에서 두 개의 결합에 의한 원형 입체는 하나로는 불완전하여 세울 수가 없는 원을 다른 하나와 엇비슷하게 기대어 세우게 하는 형태다. 이는 우리 자신만으로는 완전한 直立을 할 수 없고 지존자에 의지하여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암시 인듯하다. 「언약Ⅱ」는 녹슬게 만든 사각형 3개와 다른하나가 맞물려서 세워져 있는데, 이는 삼위일체와 나를 나타내는 十字구조이면서 당당하게 굳건히 서 있는 반석이며, 요새이며 방패이며, 구원의 뿔이며, 山城이며 우리의 피할 바위를 상징하는 듯 하다. 이 두 작품에서 '우리는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전능자를 통하여 새 힘과 능력을 얻어 굳게 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읽게 된다.

심재현_그늘 날개_혼합매체_300×900×180cm_2004
심재현_그늘 날개_혼합매체_300×900×180cm_2004

세 번째 작품인 「그늘 날개」는 모터에 의하여 여섯 개의 구조가 엇갈리게 움직이며 떠 있는 듯한 날개짓을 보게된다. 이는 내일을 위하여 새 일을 행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이는 작품으로 또 구름 한점 없이 태양만이 작열하는 사막 한 가운데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40년을 헤매다 결국 자신은 가나안을 바라보고 죽는 모세의 선지자적 자세를 느끼게 한다. ● 이 작품은 「광야의 구름기둥」(1999년作)을 연상시킨다. 그러면서 관찰자인 우리들에게 사막의 물을 마시게 하는 꿈과 환상을 갖게 해 준다. ● 새 힘과 열정, 그리고 번뜩이는 영감과 함께 그는 1999년 전시 이후 5년만에 침묵을 깨며 우리곁으로 다가와 갈렙의 청년정신을 들여다보게 해 주고 있다. 사실 젊은이들이 그를 부러워하고 있다. 꼭 그가 옛 것에 안주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새 것, 또는 미지의 것에 대한 도전과 실험이 그를 젊게 하고 있는 것이다. ● 그는 우리에세 에벤에셀의 기적을 믿고 살아가는 신앙적 지혜를 보게 하며 내일을 향한 소망의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장엄한 웅변을 거기서 듣는다. ● 위를 향한 그의 전적인 신뢰와 동의(1999년 전시작품)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계속 될 것이며 「그늘 날개」로 가려주고, 덮어주고, 보호해주는 안위함이 광야에서 그가 부를 영원한 노래인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확인해 본다. / 2004년 그늘 날개 아래서. ■ 신현중

심재현_언약Ⅱ_녹슨 철_270×560×400cm_2004
심재현_언약Ⅰ_철_220×330×220cm_2004
심재현_언약Ⅱ/Ⅰ_2004

J. Shim(심재현)-숭고하게 구축된 문법 ● 몇 세기에 걸쳐 조각상과 장인적 도구의 영향으로부터 새로운 재료들의 사용과 가장 정교한 기술적 진보로 점차 넘어가면서 조각은 오랜 시간 뒤에 자신만의 자율성을 획득했다. 대상이 강요하는 규준들을 벗어남으로써 조각은 이제 몇몇 작가들에게 있어 보다 열린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건축적 접근은 조각에 활기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그것이 놓이는 장소의 통합에 대한 문제를 보다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 J. 심의 경우가 바로 그러한 예다. 그는 기념비적 미술의 조건들과 완전히 단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업을 지배하는 버림의 정신을 끊임없이 심화시키면서 보다 겸허한 조각들에 대한 탐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주제들을 작품 속에서 다루어내면서도 그는 자신의 추상적 사고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할 수 있는 잘 구축된 방법론을 선택해냈다. 작가는 관념들을 설명하거나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관념들이 그의 창작과정이 보여주는 운동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독자적으로 형식화된, 외양들과의 직접적 연관을 전반적으로 뛰어넘고 있는 그의 추상적 비전은 그럼에도 유기적 특질을 두드러지게 함축하고 있다. 그러한 측면을 우리는 정신-감화적 맥락을 항상 기저에 깔고 있는 관능적인 파동과 패임의 표면으로 이루어진 브론즈 작품들에서 발견한다. ● 매끈하고 간결한 표면에 대한 그의 선호는 골조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그만큼 더 복잡하고 바로크적인 것으로 귀결된다. 유희하듯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는 듯한 망상(網狀)의, 혹은 꼬인 형태의 구조들. 그리고 그에 이어진 탈구(脫臼)된 원형의 집적물들과 여기저기 기복을 이루는 작은 흙더미들, 잘려진 파이프 모양의 요소들과 거기에 붙어있는 악기들, 또는 자갈바닥 위에 그대로 놓인, 형식적 요소라곤 일차적 환영 외에는 드러낼 것이 없는 복합적인 색채의 휘어진 형태들이 그러한 것이다. ● J. 심은 이제는 기호가 된 자신의 조각이 더 이상 스스로의 재현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는 것을 바로 이해했다. 오늘날 그의 조각은 브랑쿠지의 계보 속에서 가장 커다란 표현적 절제를 지향하면서 그것이 지닌 최대치의 강렬함과 의미를 번역해낸다. 그의 구축된 문법은 스스로의 극단적인 엄격함에 이르러서조차도 극단화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조각은 형태들의 위계와 일상성의 변형을 다루어내며, 경험의 변질을 수반하는 대상과 계열의 중립성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때로는 예기치 못한 공상들로 채워지곤 하는 정통적인 기하학의 뒤틀림 같은 것이며 형태의 본질을 건드리는 것이기도 하다.

심재현_언약_철_2004
심재현_언약_철_2004

다음과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밀집된 또는 지연된 단위들의 일관성, 윤곽들의 분명함, 충만함의 상보성과 연관된 비어있음에 대한 의식, 선들의 통제된 유동, 단절의 논리, 연결들로부터 생겨나는 조화, 수평/수직의 정확한 배합. 이러한 것들은 우리를 종합에로 이끈다. 그것은 절실한 은유적 틈에서 일어나는, 현재와 미래를 이어붙이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말하는 독특한 방법에 대해 사유하는 종합이다. ● 간명하면서도 유연하고, 단순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밀도가 높으면서도 희박한, 엄격하면서도 유희적인, 그리고 복수적이면서 균일한 그의 작품은 분명 그것을 드러내는 입체들에 근거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그것을 지배하는 원칙들에 가장 근접해 있으면서 절대로 흩어짐에 자신을 내맡기지 않는다. 분명 우리는 여기서 사물들의 허구에 찬 차가움을 그것이 지닌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힘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벗어던짐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발명해내는, 그리고 자신이 고유한 것으로서 숨겨온 사실을 전해주는 작가의 비밀스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이제, 자신의 작품들을 고양시키기 위해, 그것들이 비례에 절도를 부여하고 빛의 간섭에 드러내놓기 위해, J. 심은 매끈한 철, 청동 또는 화강암 등을 그것들이 지닌 각각의 속성들과 저항성, 전성(展性), 강도, 유연성, 적용가능성, 탄성 또는 그것들이 지닌 입자의 성격 등에 따라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그는 주제들에 따라 부분들의 균형을 얻을 때까지 공모와 대립을 만들어내며 세부를 다듬어내고, 번쩍거림을 고발하며 추락을 가속화하고, 면의 틈새를 벌려놓으며 그것을 더욱 휘게 만드는 법을 알고 있다. ● 지혜와 직관, 명상과 생생한 힘 사이를 오가면서 J. 심의 작품은 강력한 내적 에너지로부터 출발하여 이론적 알리바이와 자의적이고 심미적인 분류를 벗어나는, 지적 참조를 훨씬 뛰어넘는 어떤 지각을 향해 전개되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그로부터 어떤 질서, 숨결, 초월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에 고유하게 속하는 현전(現前)의 영속적인 발산을 본다. ■ 제라르 쥐리게라 / 번역 유진상

Vol.20040608a | 심재현 개인展

2025/01/01-03/30